순천만 늪지의 짱둥어는 생태계 복원을 보여준다
순천만 늪지의 짱둥어는 생태계 복원을 보여준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6.0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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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더미로 변해가던 늪지를 환경 보호 노력으로 되살려…희귀조류 돌아왔다

 

전라남도 순천시는 대한민국 생태도시라고 말한다. 2011년 유럽환경기획이 지정한 살기 좋은 도시 1, 미슐랭가이드가 지정한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2006 국내최초 람사르습지 협약 체결이라는 말로 이를 대변한다.

인간의 역사는 환경 파괴의 역사였다. 하지만 순천은 환경보호의 역사를 새로 썼다. 순천(順天)이란 도시 이름처럼 하늘의 순리, 즉 자연의 이치를 따른다는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순천만 늪지는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과 상사면에서 흘러온 이사천이 만나는 지점에서부터 하구까지 약 3길이의 강을 따라 5.4(170만평)의 갈대와 22.6(690만평)의 갯벌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 갯벌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연안습지이자 세계5대 연안습지로서 340여 종의 다양한 식물과 239종의 조류가 공존하고 있다고 한다.

 

순천만늪지의 짱둥어 /순천만늪지 홈페이지
순천만늪지의 짱둥어 /순천만늪지 홈페이지

 

늪지를 가로질러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좁은 길을 따라 가다보면 키만한 갈대가 바람에 넘실 거리고, 곳곳에 생태환경을 관찰할수 있는 쉼터가 만들어졌다.

짱둥어와 칠게가 꼬물거리는 게 눈에 띤다. 짱둥어는 순천만에서 흔히 볼수 있는 한뼘쯤 되는 동물인데, 아주 개끗한 갯벌에서만 산다고 한다. 이곳 짱둥어는 갯벌의 오염도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한다.

30도를 오르내리는 한낮 더위도 순천만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으로 한결 부드럽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전망대로 가는 입구로 들어선다. 출렁다리 위에 한번 발을 크게 한번 흔들어보고 산책로를 접어든다.

바닷가 산 이름은 용산(龍山)이다. 멀리서 보면 이무기가 꿈틀 거리는 모습이다. 얕은 산을 30분쯤 산책하다보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순천 늪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볼수 있다. 갯벌에 펼쳐지는 갈대밭과 칠면초 군락, S자형 수로 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해안생태경관을 형성한다.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하는 경승지라 할만하다.

 

전망대에서 본 순천만 늪지 /박차영
전망대에서 본 순천만 늪지 /박차영

 

순천만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에 둘러싸여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안에 숨어 있는 저 넓은 갯벌이 잘 관리되고 통제되면서 깨끗하게 보존되었다는 해설이 감명을 준다.

순천만습지 홈페이지에 따르면, 순천만 정비사업은 1992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순천만은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순천만을 찾는 흑두루미는 80마리 남짓에 불과했고 자연 생태계도 점점 악화돼가고 있었다. 1997년 시민단체들은 골재 채취 반대운동을 벌였다. 그 덕분에 사라질뻔 했던 순천만을 되살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1960년대 순천만늪지 /순천만늪지 홈페이지
1960년대 순천만늪지 /순천만늪지 홈페이지

 

또 주변 농민들은 하천변을 농지로 개간하여 벼농사를 지으면서 갈대가 돋아 나는 것을 막기 위해 독성이 강한 제초제를 사용했다. 농약 성분은 갯벌과 농경지에 축적되고 사람과 생물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그래서 순천시는 하천변 농경지에 더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도록 관리를 시작했다. 농민들은 행정 당국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순천시는 갯벌을 보전하자고 농민들을 설득했다.

이런 보전 노력 덕분에 2003년 순천만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2006년에는 국내 연안습지로는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다.

2008년엔 순천만 주변 약 537를 생태계보존지구로 지정하고 주변지역 상가 건물 7동을 이전하거나 리모델링해 철새 탐조대와 쉼터로 조성했다. 흑두루미 등 철새 보호를 위해 전봇대 282개와 전깃줄 12m를 철거하고 이 지역을 친환경단지로 가꾸었다.

이런 노력으로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희귀조류들이 순천만으로 몰려들고 있다. 많은 갈대밭이 새들의 안식처가 되고, 그 갈대밭안의 갯지렁이, 게 등의 먹을거리가 풍부해 순천만으로 오는 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천연기념물 흑두루미와 먹황새,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해 흰목물떼새, 방울새, 개개비, 검은머리물떼새 등 11종의 국제 희귀조류와 200여종의 조류가 이곳을 찾는다.

순천만 늪지가 자연의 정원이라면 순천만 국가정원은 인공의 정원이다. 순천만을 지키기 위해 순천만과 도시 사이에 꽃과 나무를 심어 정원을 조성한 순천시의 노력은 대한민국 최초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졌다.

 

순천만늪지 안내판 /박차영
순천만늪지 안내판 /박차영
순천만 늪지의 갈대 숲 /박차영
순천만 늪지의 갈대 숲 /박차영
전망대로 가는 길의 출렁다리 /박차영
전망대로 가는 길의 출렁다리 /박차영
순천만늪지 생태체험선 /박차영
순천만늪지 생태체험선 /박차영
순천만늪지의 가을 /순천만늪지 홈페이지
순천만늪지의 가을 /순천만늪지 홈페이지
늪지 위치 /순천만늪지 홈페이지
늪지 위치 /순천만늪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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