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한마디에 벌벌 떠니, 또 겁주는게 아닌가
김여정 한마디에 벌벌 떠니, 또 겁주는게 아닌가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6.09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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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에서 9일 “배신자, 쓰레기” 운운

 

북한 김여정이 9일 아침에 또다시 남한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지시라면서 “6912시부터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한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폐기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끊겠다는 남북 통신선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 오던 통신연락선, 남북 군부 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 남북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남(對南) 사업을 철저히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이제 북한은 남한을 적으로 간주한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은 김여정과 김영철이 회의에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면서 "우선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완전히 차단해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김여정은 남한을 배신자, 쓰레기라 규정하고 죗값을 계산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북한은 배신자, 쓰레기라고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퍼붓고 있나.

그러면서 북한은 대북전단살포를 꺼냈다. 조선중앙통신은 "다른 문제도 아닌 그 문제에서만은 용서나 기회란 있을 수 없다.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최고존엄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목숨을 내대고 사수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마치 조선시대 고을 원님이 백성을 불러 놓고 네 죄를 알렸다고 소리치는 것과 같다. 너희들이 최고존엄 김정일을 욕하는 전단을 살포하도록 방치했으니 응당의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주장이 어불성설이라는 것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문제는 이런 주장에 이 나라 여권 지도자들이 벌벌 떨며 그들의 요구를 따라가는 시늉을 한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북은 최고 존엄에 대한 도전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전단 살포는 쓰레기 대량 투기 행위와 같다"고 거들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 의원은 "대북 전단 살포를 제한하는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김여정이 한마디 하니까 여권에 벌벌 떤다. 정부는 북한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애를 쓴다. 북한에 대해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한다.

탈북민단체는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625일에 전단 100만 장을 북한으로 날려보내겠다고 밝혔다. 당분간 대북전단살포를 놓고 남북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연일 주민들을 동원한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고 있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 듯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러니 북한이 더 떠든다. 김여정은 4일에도 자신의 명의로 담화를 냈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다." 고 했다. 그리고는 "나는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고 한마디 더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여정 /청와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여정 /청와대

 

이 나라의 문재인 지지자들, 여권 인사들은 김여정의 이말에 한마디도 못하는 상황이 서글퍼진다. 문 대통령의 열성적 지지자들은 그들의 신주처럼 모시는 존엄에 대해 쓰레기니 배신자니 하고, 이놈저놈 하는데, 오히려 북한의 말에 부화뇌동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우리 정부·여권의 저자세는 오히려 북한의 모험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정박(박정현) 한국석좌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약하다고 느낄 때 더 공격적으로 행동한다면서 북한이 올해 더 많은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과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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