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대성동 마을에서 구석기시대 유물 나왔다
DMZ 대성동 마을에서 구석기시대 유물 나왔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6.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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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 실태 조사단 조사…성곽도 원형 유지, 고려~조선 유물 산재

 

경기도 파주 대성동 마을은 DMZ 남측 구역에 조성된 유일한 마을로, 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기정동 마을과 마주보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비무장지대 실태조사단을 구성해 지난 526~29일 대성동 마을을 대상으로 한 첫 실태조사에서 구석기 시대 석기를 비롯해 다양한 유물을 수습했다.

 

대성동 마을 남쪽 구릉일대에서 구석기 시대 뗀석기인 규암 석기 2점이 확인되었다. 이 두 점은 찌르개와 찍개류의 깨진 조각으로 추정된다. 그중 찌르개는 큰 몸돌에서 떼어낸 격지를 이용해 제작되었으며, 석기의 길이 축을 중심으로 양쪽 가장자리 날 부분을 잔손질해 대칭을 이룬 날로 제작되었다. 전체 둘레 형태는 마름모꼴이다. 석기가 수습된 지역은 주변 일대보다 지대가 높은 구릉 정상부로 규암 석재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구석기 시대 뗀석기 유물은 2004년 개성공업지구 문화유적 남북공동조사 당시에도 1점이 발견되어 북의 대표적인 고고학 학술지인 조선고고연구20052호에 사진이 수록된 바 있다.

대성동 마을의 서쪽에서 흐르는 사천(沙川)은 임진강 지류에 속하는데 이미 임진강 유역에서 적지 않은 수의 구석기시대 유적이 조사된 바 있다.

 

대성동 마을에서 발견한 뗀석기 /문화재청
대성동 마을에서 발견한 뗀석기 /문화재청

 

또 대성동 마을 서쪽으로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400m 정도 거리에 토축성으로 태성(台城)이 있는데,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동서방향에 문지(門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서문지와 외곽 둘레에서 고려~조선 시대의 토기와 기와 조각이 수습되었고, 주변에서는 시기가 이른 유물도 확인되었다.

북쪽에는 치()와 같이 돌출된 부분이 육안으로 확인되었으나 안전상의 문제로 접근이 어려워 지상라이다(LiDAR)를 이용해 확인했다.

이밖에 대성동 마을 주변으로 8곳의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유물 산포지)의 지표면에 고려~조선 시대의 유물들이 산재하고, 접근이 어려운 구릉에서도 봉분 등이 산발적으로 확인되었다.

마을 남쪽 구릉 일대에서는 고려 시대의 일휘문(日暉文) 막새, 상감청자조각, 전돌, 용두(龍頭) 장식 조각 등을 비롯, 통일신라~조선 시대까지의 유물이 확인되었다.

 

대성동 마을 전경(서쪽에서 촬영) /문화재청
대성동 마을 전경(서쪽에서 촬영) /문화재청

 

대성동 마을에는 국기게양대를 비롯, 공회당(자유의 집) 등 다른 농촌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시설들이 있다. 특히 공회당은 1959년 건립된 벽돌조의 건물로 재료의 특징을 조형적 요소로 활용한 디자인, 트러스 구조를 사용하여 12×16m의 공간을 구성하는 등 당시로써는 구조와 시공, 디자인 면에서 주목할 만한 모더니즘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제1차 실태조사는 대성동마을 주민들과 통일부·국방부·UN사 등 관계 기관의 협조를 얻어 진행되었다. 비무장지대 내 문화와 자연유산에 대한 종합실태조사는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 태봉 철원성, 고성 최동북단 감시초소(GP) 등과 대암산대우산 천연보호구역, 건봉산향로봉 천연보호구역 등 총 40여 개소를 대상으로 내년 5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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