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명소 여수 향일암…기암절벽과 쪽빛 바다
해돋이 명소 여수 향일암…기암절벽과 쪽빛 바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6.11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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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관음기도 도량의 하나…새해 일출 보면서 소원성취 비는 곳

 

여수 돌산도(突山島)는 우리나라에서 아홉 번째로 큰 섬이다. 섬 안에는 여덟 개의 큰 산이 있는데, 여덟 팔() 자와 클 대() 자를 합쳐 돌산도라고 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8개의 큰 산은 천왕산, 두산, 대미산, 소미산, 천마산, 수죽산, 봉황산, 금오산인데, 금오산은 가장 남쪽에 있다.

 

향일암 전경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향일암 전경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우리는 자동차를 렌트해서 돌산도 남쪽 끄트머리 향일암으로 향했다. 향일암(向日庵)은 말 그대로 태양()를 향해 세워진 암자다. 행정구역으로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산7번지이며, 금오산 중턱에 있다. 화엄사의 말사로 전라남도문화재자료 제40호로 지정되어 있다.

일요일인데 아침부터 주차장이 미어 터졌다. 간신히 한쪽 구석에 빈자리에 차를 세우고 백팩을 둘러메고 산길을 올랐다. 사찰로 올라가는 길엔 여수 특산물 돌산 갓김치를 파는 상점들이 즐비했다. 오르막은 제법 가팔랐다. 쉬엄쉬엄 올라가도 20분은 족히 걸었을까, 매표소가 나왔다.

 

향일암 입주문 /박차영
향일암 입주문 /박차영

 

매표소에서 잠시 오르면 금오산향일암(金鰲山向日庵)이라 쓰인 입주문이 나온다. 입주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길가엔 1,500간 향일암을 지켜주던 동백꽃이 피어 있다.

또 우리를 반긴 것은 귀엽게 생긴 동자상 세 개였다. 맨 아랫것은 입을 막았고, 그 위의 것은 귀를 막았고, 맨 위의 것은 눈을 막았다. 말도하지 말고 듣지도 말고 보지도 말라. 무념무상의 세상으로 들어오라는 얘기다.

코믹한 모습이다. 우리나라 사찰을 다니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불상들이 코믹하다는 사실이다. 세상살이 팍팍해도 불사를 찾는 이에게 웃음을 선사하자는 뜻일 게다.

 

향일암 입구 세 동자상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향일암 입구 세 동자상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일주문을 지나 아래를 내려다보면 쪽빛 바다가 펼쳐진다. 저 바다를 다도해, 한려수도라고 한다. 한산도에서 시작되어 여수에서 끝을 맺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바다다.

 

향일암에서 내려다본 다도해 /박차영
향일암에서 내려다본 다도해 /박차영

 

석굴이 우리를 막아섰다. 해탈문이라 쓰여 있다. 사람하나 겨우 통과할 정도의 바위 틈 사이를 지나면서 사람들은 몸을 낮추고 해탈을 하게 된다는 뜻으로 새겨 들었다.

해탈문을 지나면 계단이 나오고 마침내 향일암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탈문 /박차영
해탈문 /박차영

 

향일암은 신라 선덕여왕 12(644)에 원효대사가 원통암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원효대사(617~686)가 요석공주와 3일간의 애정행각을 벌여 설총을 잉태시키고 파계했다는 허전한 마음에 이곳저곳 주유하다가 금오산 기슭 포구에 다다랐다. 기도처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샘이 없어 되돌아 나오다가 돌아보니 샘물이 있어 암자를 짓고 열심히 수행 정진하던 중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고 암자 이름을 원통암(圓通庵)이라 했다는 것이다.

원효가 이 사찰을 지었다는 644년은 백제가 신라에 의해 멸망하기 16년 전인데, 여수 일대가 먼저 신라 땅이 되었다는 기록은 없다. 신빙성이 없고, 그냥 전설로만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이후 고려 시대인 950(광종 9)에 윤필(允弼) 거사가 이곳에 수도하면서 원통암을 금오암(金鰲庵)이라 개칭했다고 하는데, 사료로 뒷받침되지는 않는다.

 

향일암 대웅전인 원통보전(圓通寶殿)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향일암 대웅전인 원통보전(圓通寶殿)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문화재청 자료에 향일암은 지은 시기를 알수 없다고 했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숙종 때에 다시 지었다고 한다.

조선 숙종 39(1713)에 돌산주민들이 논과 밭 52두락을 헌납했고, 인묵대사(仁默大師)1715년에 이 곳으로 암자를 옮겨 향일암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향일암이란 명칭은 금오산의 기암절벽 사이에 울창한 동백이 남해의 일출과 어우러져 절경을 빚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경내는 대웅전과 관음전·용왕전·삼성각·종각·요사채·종무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건물들은 모두 1986년에 새로 지은 것인데, 20091220일 화재가 발생하여 대웅전과 종각·종무실이 전소했다.

대웅전은 정면 3,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구조에 배흘림 기둥을 세우고 그 위로는 창방(昌枋)이 얹고 헛첨차를 결구한 건물이었으며, 1983년에 조성한 소형 범종, 1987년에 조성한 청동석가모니불과 관음보살 및 지장보살, 1988년에 조성한 영산회상도와 금니(金泥)로 채색한 신중탱화 등이 봉안되어 있었다.

 

향일암의 일출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향일암의 일출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향일암은 해맞이 명소로 꼽힌다. 매년 11일에는 일출제가 열려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향일암은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 도량의 하나다. 낙산사 홍련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도 보문사, 여수 향일암이 그것이다. 관음성지란 관세음보살님이 상주하는 성스러운 곳이란 뜻이다.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부처님이 한가지 소원을 반드시 들어준다고 한다. 그래서 새해 벽두부터 일출을 보면서 소원을 비는 곳이기도 하다.

 

향일암의 일출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향일암의 일출 /대한불교 조계종 향일암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도와 왜적과 싸웠던 승려들의 근거지이기도 했다. 해안가 수직 절벽위에 건립된 향일암은 기암절벽 사이의 울창한 동백나무 등 아열대 식물들과 잘 조화되어 이 지역 최고의 경치를 자랑했다.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향일암의 이모저모 /박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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