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연일 독설 퍼붓는데, 김정은은 어디 있나
김여정 연일 독설 퍼붓는데, 김정은은 어디 있나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6.14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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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말귀 무딘 것들에게 담화 발표보다는 연속적 행동으로 보복할 것”

 

북한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직함을 가지고 있는 김정일의 동생 김여정이 이번에는 노골적인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김여정은 자신이 김정은 다음으로 서열 2위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13일밤에 낸 담화에서 나는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 대적 사업연관부서들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말했다.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김정은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 막강함을 드러낸 것이다.

또 김여정은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군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음을 확인시킨 것이다. 아니면 김정은은 뒤로 빠져 있고, 자신이 김정은을 대리해 군에게 명령을 내린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김여정이 최근 담화를 낸 것은 지난 4일이었다. 김여정은 그날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다." 고 했다. 이어 "나는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고 했다.

9일 아침에도 조선중앙통신은 김여정과 김영철의 지시라며 “6912시부터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한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폐기한다고 보도했다. 이날부터 북한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 오던 통신연락선, 남북 군부 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 남북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을 끊어버렸다.

아울러 조선중앙통신은 대남(對南) 사업을 철저히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은 김여정과 김영철이 회의에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면서 "우선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완전히 차단해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궁금한 것은 최근 열흘 사이에 김여정이 세차례나 등장해 남한을 겁박하는 과정에 김정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여정에 이어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연이어 등장하며 강경메시지를 퍼부어 대는데, 김정은은 나타나지 않았다.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과 상대하지 않고 김여정을 상대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또는 대화국면이 조성될 경우를 대비해 김여정에게 악역을 맡기고 자신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웃으며 나타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김여정의 이날 담화는 자신들의 분노가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때문이 아니라 남한이 줄 것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은연중 드러냈다. 김여정은 “2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을 당장에 해낼 능력과 배짱이 있는 것들이라면 북남관계가 여적 이 모양이겠는가라고 했다. 2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대북 사업이니 교류니, 지원이니 말만 해놓고 아직도 도와준 것이 없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여정은 이어서 언제 봐야 늘 뒤늦게 설레발을 치는 그것들의 상습적인 말에 귀를 기울이거나 형식에 불과한 상투적인 언동을 결코 믿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말로만 떠들고 실제로 도움이 주지 않는 남조선이 밉다는 말을 그들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군사행동을 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 첫단계는 북남 공동연락 사무소를 무너뜨리는 것이고, 다음 단계는 군대 총참모부에 넘겼다고도 했다. 김여정은 말귀가 무딘 것들이 혹여 '협박용'이라고 오산하거나 나름대로 우리의 의중을 평하며 횡설수설해댈 수 있는 이런 담화를 발표하기보다는 이제는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반드시 행동으로 보여주겠음을 강조했다.

겁에 질린 남쪽 사람들에게 빨리 뭔가 내놓으라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북한이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도 할수 있다.

 

2008년 평창 올림픽 행사차 방한한 김여정 /청와대
2008년 평창 올림픽 행사차 방한한 김여정 /청와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문 전문

 

나는 어제 우리 통일전선부장이 낸 담화에 전적인 공감을 표한다.

2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을 당장에 해낼 능력과 배짱이 있는 것들이라면 북남관계가 여적 이 모양이겠는가.

언제 봐야 늘 뒤늦게 설레발을 치는 그것들의 상습적인 말에 귀를 기울이거나 형식에 불과한 상투적인 언동을 결코 믿어서는 안 되며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의 죄행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 조국의 상징이시고 위대한 존엄의 대표자이신 위원장 동지의 절대적 권위를 감히 건드리고 신성한 우리측 지역에 오물들을 들이민 쓰레기들과 그런 망동 짓을 묵인한 자들에 대해서는 세상이 깨여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장을 보자고 들고 일어난 전체 인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지금 날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깨깨 받아내야 한다는 판단과 그에 따라 세운 보복계획들은 대적 부문 사업의 일환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국론으로 확고히 굳어졌다. 그것들이 어떤 짓을 했는지, 절대로 다쳐서는 안 될 무엇을 잘못 다쳐놓았는지를 뼈아프게 알게 만들어야 한다.

말귀가 무딘 것들이 혹여 '협박용'이라고 오산하거나 나름대로 우리의 의중을 평하며 횡설수설해댈 수 있는 이런 담화를 발표하기보다는 이제는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해야 한다.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

우리는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다.

나는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 대적 사업연관부서들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하였다.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 공동연락 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남조선당국이 궁금해할 그 다음의 우리의 계획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암시한다면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

우리 군대 역시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다. 쓰레기는 오물통에 가져다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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