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악의 시나리오…중국과 같은 신용등급으로 추락할 경우
홍콩 최악의 시나리오…중국과 같은 신용등급으로 추락할 경우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7.0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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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등급도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하향조정…페그제 유지에 촉각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630일 홍콩 보안법을 전격 통과시키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카드는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홍콩이 이제 자유로운 도시에서 벗어나 공산당 치하의 도시로 추락했다면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끝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홍콩 특별지위 박탈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관측통들은 선거 이후에 이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콩 항구 /위키피디아
홍콩 항구 /위키피디아

 

금융전문가들 사이에 미국 정부의 중국 압박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디스와 S&P, 피치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중국과 홍콩을 동일시하느냐 여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면 신용평가기관들도 홍콩에 대한 별도 평가를 포기하고 중국 일반도시와 같은 등급으로 대우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홍콩 시장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S&P는 현재 홍콩의 신용등급을 중국보다 3단계(notch) 높게 매기고, 무디스와 피치는 한단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홍콩과 중국이 동일한 등급이 되면 중국기업들이 홍콩에서 자금을 조달할 메리트가 사라지게 된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 따르면 홍콩의 주권반환이 이뤄진 1997년 이래 지금까지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조달한 금액은 3,350억 달러였다. 중국기업들이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1997년 이래 조달한 금액은 2,680억 달러로 홍콩 조달액의 80%에 그친다. 게다가 중국의 직접투자 가운데 홍콩을 거쳐 들어온 금액은 전체의 3분의2에 해당한다. 홍콩이 외국인에게 자유로운 금융거래를 형성한데다 중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았기 때문에 중국기업들은 상하이보다 홍콩에서 더 많은 자본을 조달했다.

 

주가지수의 편입 대상도 달라진다. 홍콩은 MSCI지수에서 선진국에 편입되어 있고, 중국은 신흥시장에 편입되어 있다. 평가자들이 홍콩을 상하이와 선전과 동일시하게 되면 홍콩 증권시장은 신흥시장으로 추락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글로벌 펀드들이 포트폴리오 구성을 달리하게 되고, 홍콩 투자의 폭이 줄어들게 된다.

 

홍콩 달러의 페그제도 유지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홍콩 달러는 1달러당 7.75~7.85홍콩달러로 환율로 고정되어 있는데, 홍콩 통화당국(Hong Kong Monetary Authority)이 보유외환을 풀었다 죄었다 하면서 달러에 대한 교환비율을 지탱하고 있다. 홍콩은 4,400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센터로서의 지위가 사라지게 되면 홍콩으로 유입되는 외국자본도 줄고, 홍콩의 자본가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홍콩은 현재의 환율을 유지하기 어려워질수 있다. 홍콩은 이미 지난 1년간의 시위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기 침체의 상태이고 외환 투기자들이 여러차례 홍콩 달러의 평가절하에 베팅을 걸고 공격하기도 했다.

홍콩 내에서는 달러 페그를 포기하고 위안화 페그로 옮기자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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