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국정원장 박지원…명쾌한 판단과 처세의 달인
78세 국정원장 박지원…명쾌한 판단과 처세의 달인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7.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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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끌어낸 공로…“문재인 대통령에게 충성” 일성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은 3일 임명 발표가 나자 곧바로 개인 홈페이지와 트위터, 페이스북을 차단했다. 국가 정보를 총괄하는 직책에 오른 만큼 사적인 대화채널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의원을,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을 각각 지명했다. 또 신임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번 안보라인 교체에서 가장 눈에 띠는 인물은 단연 박지원 원장이다.

청와대는 그에 대해 "메시지가 간결하면서 명쾌하고 정보력과 상황판단이 탁월할 뿐 아니라 18~20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하여 국가 정보원업무에 정통하다"고 소개했다. 청와대는 또 "박지원 후보자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했으며 현 정부에서도 남북문제에 자문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라고 발탁사유를 밝혔다.

 

박지원 원장은 1942년 생으로 올해 78세다. 이 나이까지 공직생활을 맡게 된 것은 그만큼 자기관리가 뛰어나고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에서 태어났으며, 부친은 독립운동가 박종식씨로 1993년 건국포장이 추서되었다.

목포 문태고, 광주교육대, 단국대학교 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대학 졸업 후 LG상사, 동서양행 등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이민가 피혁과 가발 수출 사업을 운영했다. 1980년대 초 뉴욕 한인회장을 하면서 뉴욕으로 망명온 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으면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민주당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나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경기도 부천 소사에서 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 패해 낙선했다.

그는 DJ의 대변인으로 유명하다. 김대중 정부에서 공보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중용돼, DJ를 보필한 심복으로 꼽힌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되어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2008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목포 선거구에서 당선되었다. 이후 통합민주당에 복당해 2010년 원내 대표에 당선되었다. 2012년에도 민주당 소속으로 목포에서 당선되었다.

2016년에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철수의 국민의 당에 합류해 목포에서 4선의원이 되었다. 국민의당에서 원내대표로 활동했으며, 2017년에는 국민의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2017년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국민의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20182월엔 안철수와 결별하고 민주평화당을 창당했다가 2019년에는 대안신당에 합류했으며, 20204월 총선에선 민생당후보로 목포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판단력이 뛰어나며 처세술에도 밝다는 평을 받는다. 때로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도 하고 때론 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 문재인 정부의 부름을 받은후 마지막으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되었다는 통보를 청와대로부터 받았다""앞으로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 SNS 활동과 전화 소통도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로 임명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께 감사드리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이 하염없이 떠오른다"고 했다. 역시 처세술에 밝다고 할 수밖에 없다.

 

박지원 원장 페이스북 사진
박지원 원장 페이스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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