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국가들, 홍콩인에게 “우리나라로 오세요”
영어권 국가들, 홍콩인에게 “우리나라로 오세요”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7.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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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홍콩인에게 이민문호 개방…인력과 자본 유치

 

1975년 베트남이 공산화되었을 때 수백만명의 보트피플이 동남아 해안에 도착했지만 어느나라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홍콩인들은 오라는 곳이 많다. 물론 고향을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옛 식민모국인 영국을 비롯해 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영연방 국가들이 홍콩인들에게 우호적인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이들 영어권국가는 겉으로 중국의 홍콩보안법을 이유로 들지만, 내심 홍콩인들이 갖고 있는 자산을 유치하려는 속셈도 있어 보인다. 또 홍콩인들 가운데 영어를 하는 사람이 많아 정착이 빠르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이전하기 전후해서 많은 홍콩인들이 자본을 들고 캐나다 벤쿠버로 대거 이주한 바 있다.

 

9일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Scott Morrison)가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고향을 떠나려는 홍콩인들에게 살 곳을 마련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모리슨 총리는 우선 홍콩과 맺은 범죄인인도협정을 중단해 반중국 시위에 가담한 홍콩인들을 홍콩 또는 중국에 송환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모리슨 총리는 또 호주에 체류하는 홍콩인들에게 체류비자를 5년 연장해 직업을 가질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비자가 끊어져 홍콩으로 되돌아가는 사람들의 불안을 씻어준 것이다. 현재 호주에 체류하고 있는 홍콩 학생과 임시노동자는 1만명에 이른다.

호주는 과거에 백호주의(白濠主義, White Australia Policy)를 취해 유색인종 특히 중국인의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은 적이 있으며, 아직도 그 잔재가 남아 있는 나라다. 이 나라에서 홍콩인들에 대해서만 우대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호주 정부는 아울러 홍콩보안법의 조치로 자국인이 홍콩에서 억류될 수도 있다면서 홍콩 여행 자제명령을 내렸다.

호주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캔버라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호주 정부의 조치에 대해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며 국제관계의 기본 질서를 위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대사관 성명서는 또 호주 정부에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자기 발에 돌덩이를 맞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뉴질랜드도 중국 보안법 파동과 관련해 대응조치를 취할 것을 시사했다.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중국의 보안법이 홍콩인들에게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주거지역 /위키피디아
홍콩의 주거지역 /위키피디아

 

앞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300만명에 가까운 홍콩인들의 영국 이주를 약속한 바 있다. 존슨 총리는 6월초 타임스지 기고문에서 중국이 홍콩인들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위축되거나 피하지 않고 의무감을 갖고 홍콩인들에게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홍콩인들의 영국 이주와 일제라 제공 의사를 밝혔다.

영국은 1997년 이전 식민지 통치 기간에 홍콩인들에게 해외 여권(BNO: British National Overseas Passport)을 발행했는데, 그때 식민지 당국이 발행한 해외국민 여권소지자가 35만명이나 된다. 게다가 이 여권을 발급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250만명으로 추정된다. 존슨은 이들에게 비자 갱신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밀어붙이면서 내건 명분이 해외이민 억제였다. 그런 방침을 수정하면서도 홍콩인에 대해 이주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이다. 현재 영국 여론조사에서 존슨 내각의 방침에 대한 지지도가 높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캐나다도 홍콩과의 범죄인도협정 중단을 시사했고, 미국 의회도 홍콩인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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