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에 핀 하늘의 꽃, 고 이원등 상사 동상
노들섬에 핀 하늘의 꽃, 고 이원등 상사 동상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7.2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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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2월 4일 고공낙하 훈련도중 부하를 구하고 순직한 특전사 용사

 

한강대교 노들섬이 새롭게 단장되었다. 노들섬은 1917년 한강 인도교(한강대교)를 건설하면서 다리 중앙에 있는 모래 언덕에 둑을 쌓으면서 생겨난 하중도(河中島), 중지도(中之島)라고 불렀다가 1995년 노들섬으로 개칭했다.

이곳저곳 구경하다 건너편에 동상 하나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서 설명문을 보니, 196624일 공수특전단 고공침투 낙하조장으로, 고공강하 훈련중 동료의 낙하산이 기능 고장을 일으키자 전우의 낙하산을 개방시켜 주고 자신은 한강에 추락, 순직한 이원등 상사의 동상이었다. 동상의 이원등 상사는 특전사 복장에 엄지를 하늘로 치켜들고 있다.

그를 추념하는 의미에서 관련자료를 찾아서 정리했다.

 

고 이원등 상사 동상 /위키피디아
고 이원등 상사 동상 /위키피디아

 

이원등 상사는 1935년 경상북도 경주에서 태어났다. 경북 상주군에서 잠시 유년기를 보낸 적이 있다. 1959년 육군 공수특전단에 배치되어 공수기본 6기 교육을 수료하고 1961년 미국 포트리 육군군사방위학교에서 낙하산 정비교육을 수료했다.

 

고 이원등 상사 /국방일보
고 이원등 상사 /국방일보

 

196624일 한강변 아침 바람은 찼다. 영하 10도의 혹한에 특전사 강하조장 이원등 중사는 교육생 6명의 복장 및 장비를 일일이 점검했다. 교육생 6명은 고공 기본과정 1기로 한국 최초의 고공강하 교육생이었다.

이윽고 강하요원을 태운 C-46 수송기가 요란한 굉음과 함께 K-16비행장을 이륙해 3분 후 강하지역인 제1한강교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체문에 매달려 지상에 설치된 표지를 주시하고 있던 이 중사는 힘차게 뛰어라는 구령을 내렸다.

고공강하 교육생들은 차례로 4,500피트(1370m) 상공에서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마지막으로 이 중사가 뛰어 내렸다.

강하하던 교육생을 살펴보던 중 이 중사는 마지막 강하자인 김병만 중사가 주 낙하산을 개방하지 못하고 자세마저 흐트러진 상태로 한강 얼음판을 향해 떨어지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 중사는 숙달된 사선 이동으로 추락하는 김 중사에게 가까스로 접근해 김 중사의 낙하산 개방 손잡이를 힘껏 잡아 당겼다. 순간 김 중사의 낙하산이 바람을 받고 튕기듯이 활짝 펴졌다.

그러나 동료를 구하고 이탈하려는 순간 김 중사의 주 낙하산이 산개되면서 그 낙하산 줄에 이 중사의 팔이 걸려 부상을 입고 말았다. 미처 자세를 못 잡은 이 중사는 급속히 낙하하면서 낙하산을 펼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한강 얼음판 위로 추락했다. 이 중사는 피범벅이 되었고, 그의 낙하산은 반쯤 개방된 채 한강 얼음판 위에서 주인을 잃고 바람에 펄럭였다. 196624일 오전 10시였다.

검은 베레 용사 이원등 중사는 뜨거운 전우애와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하늘의 꽃이 되었다. 정부는 그의 숭고한 뜻을 기려 일계급 특진과 보국훈장 삼일장을 추서했다. 시신은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었다.

 

고 이원등 상사 동상의 그림 /박차영
고 이원등 상사 동상의 그림 /박차영

 

육군은 이원등 상사의 거룩한 전우애와 희생정신을 길이 본받기 위해 1955216일 고이원등 기념사업회를 구성했고, 196669일 한강 중지도(노들섬)고 이원등 상사의 동상을 건립했다. 오랜 세월 속에 동상이 훼손되어 1998년에 특수전부대가 장병들의 뜻을 모아 동상을 새롭게 단장했다.

 

동상 뒤에는 박종화 시인의 추모글이 각인되어 있다.

비취옥보다도 더 푸른 아름다운 조국의 하늘, 이 하늘을 지키는 젊은 육군 용사 이원등, 바람찬 창공을 끊어, 죽음의 부하를 구하다. 오오 대한민국의 군인, 이원등의 정신이여! 높은 의기여! 당신의 갸륵한 군인 정신을 우리 모두 씩씩하게 받들어 이곳에 찬란한 구리상을 세운다.”

 

고 이원등 상사 동상 /박차영
고 이원등 상사 동상 /박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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