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이 고종에게 선물한 도자기는?
프랑스 대통령이 고종에게 선물한 도자기는?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7.28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1886년 조선과 프랑스 수교를 기념해 프랑스 사디 카르노(Marie François Sadi Carnot) 대통령이 고종에게 보낸 살라미나 병(Salamis Vase)이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729일부터 104일까지 개항 전후 조선왕실의 도자기 변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신왕실도자,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886년 프랑스 사디 카르노 대통령이 고종에게 보낸 살라미나 병과 필리뷔트(Pillivuyt) 양식기 한 벌, ‘백자 색회 고사인물무늬 화병등 그동안 한번도 공개된 적 없는 근대 서양식 도자기 40여 점이 처음으로 전시된다. 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에서 만들어진 서양식 도자기 등 약 310400점의 소장 유물이 선보인다.

 

1조선후기 왕실의 도자 소비

용준(龍樽, 용무니 백자항아리), 모란무늬 청화백자, 정조초장지, 화협옹주묘 출토 명기 등 조선왕실 청화백자를 전시한다. 서양식 도자기 유입에 앞서 500년간 이어진 왕실의 전통 도자기를 감상할수 있다.

2신왕실도자 수용 배경

개항 이후 서양식 도자기가 왕실에 유입되었던 배경을 조선의 대내외적 변화로 살펴본다. 1887년 전기 도입 후 궁중 실내외에 설치된 <오얏꽃무늬 유리 전등갓> 150여 점의 유리 등갓이 전시된다.

3조선과 프랑스의 도자기 예물

프랑스 세브르 도자제작소(Manufacture Nationale de Sèvres)에서 만든 <백자 채색 살라미나Salamine >이 처음으로 선보인다. 예술적 자부심이 높은 프랑스는 자국을 대표하는 명품으로 세브르() 도자기를 선택해서 보냈다. 고종은 답례로 12~13세기 고려청자 두 점과 반화(盤花)’ 한 쌍을 선물하였다.

4서양식 연회와 양식기

조선왕실의 서양식 연회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창덕궁 대조전 권역에 남아 있는 서양식 주방을 그대로 옮긴 구조에 <철제 제과틀>, <사모바르(Samovar)> 등 각종 조리용 유물을 전시했다. 이화문(李花文)이 찍혀있는 프랑스 회사 필리뷔트(Pillivuyt) 양식기는 조선에서 주문 제작한 도자기다.

5궁중을 장식한 수입 화병

만국박람회에서 세계 자기 문화의 주류로 떠오른 일본 자포니즘(Japonism) 화병과 중국 페라나칸(Peranakan) 법랑 화병을 전시한다. 일본 아리타·교토·나고야 지역에서 제작해 서양에 수출한 화병들이 국내외에 처음 공개된다. 고란샤(香蘭社긴코잔(錦光山)과 같은 공장제 도자기 제작회사에서 만들어진 이 화병들은 새와 꽃, , 고사인물 등 다양한 소재와 금채金彩로 화려하게 장식되었다.

 

고궁박물관은 코로나19 등으로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729일부터 다음 갤러리(https://gallery.v.daum.net/p/premium/npmkspecial) 통해 전시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28일 오후 6시부터 접속이 가능하다.

 

주요전시품은 다음과 같다.

 

백자 채색 살라미나(Salamis)

1878년 프랑스 국립세브르도자제작소에서 제작한 대형 장식용 병이다. 1888년 프랑스의 마리 프랑수아 사디 카르노(Marie François Sadi Carnot) 대통령이 고종에게 보낸 수교예물로 추정된다.

국립세브르도자제작소의 18888월 출고 기록을 보면 클로디옹 병(Vase Clodion) 두 점과 함께 살라미나 병(Vase de Salamine) 한 점이 한국의 왕에게 보내졌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병의 내부에는 녹색 마크 “S.78”와 붉은 마크 “DECORE A SEVRES”, “RF”, “78”이 남아 있다. S는 세브르(Sèvres), 781878년에 제작되었음을 의미하며, RF‘République Française’, 즉 프랑스 공화국의 약자이다.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홍색 오얏꽃무늬 유리 등갓

1883(고종 20) 미국을 방문한 보빙사 일행이 밤거리를 환하게 밝힌 전등을 보고, 조선 내 전등 설비 도입을 제안했고, 1887(고종 24) 경복궁 후원의 건청궁(乾淸宮)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이 불을 밝히게 된다. 궁궐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전기 시설이 갖춰지면서 밤까지 활동 시간이 연장되어 왕실의 생활양식이 변화하게 되었다.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식기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수입 식기 중 만찬을 위해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 필리뷔트(Pillivuyt)의 식기 세트는 백자에 금색 선을 두르고 조선왕실을 상징하는 이화문(李花文)을 장식하였다. 현재 모든 구성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코스별로 4~6인분의 음식을 한 번에 차려 놓고 각자 음식을 덜어 먹는 프랑스식 만찬을 위한 식기 세트였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백자 색회 고사인물(故事人物) 무늬 화병

일본 규슈 아리타의 고란샤(香蘭社)에서 19~20세기에 만든 장식 화병이다. 중앙에 창을 낸 뒤 중국의 죽림칠현(竹林七賢)을 표현했다. 중앙의 문양 창을 용이 잡고있는 것처럼 독특하게 표현하였는데 이 용 역시 고란샤의 다른 항아리처럼 수묵화 풍으로 그렸다. 구름 속의 용은 일본에서 창호 등에 자주 사용되었던 주제이며 고란샤의 주요 도안 중 하나이다. 바닥에 청화로 그린 난과 후카가와가 제작했다는 深川製라는 명문이 있는데 고란샤의 마크다.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백자 공작새 꽃무늬 화병

19-20세기에 중국 징더전 민간 가마에서 페라나칸을 주소비층으로 제작한 화병이다. 페라나칸은 싱가포르, 말레이 반도 등지에 살던 중국 상인의 후손으로, 중국의 전통을 지키며 새로운 생활에 맞춘 도자기를 주문했다. 봉황과 모란, 옅은 녹색과 분홍색을 주조로 하는 색감은 페라나칸 자기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봉황과 같은 상상의 새를 시작으로 공작, 까치, 물총새 등 갖가지 새를 암수 한 쌍으로 표현하고 연꽃, 모란, 매화, 국화 등의 꽃을 화면 가득 배치했는데 이들은 자손의 번창을 상징한다.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조선왕실 도자기전에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 도자기 400점 소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