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의혹에 추락한 영웅…스페인 상왕 카를로스
뇌물의혹에 추락한 영웅…스페인 상왕 카를로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8.0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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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뇌물 사건으로 자발적 망명…아들 펠리페 국왕도 타격

 

권력과 돈, 그리고 불륜. 이 세 가지가 결합되면 뉴스는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최근 유럽을 발칵 뒤집은 사건이 이 세 가지 모두가 연결된 후안 카를로스(Juan Carlos) 스페인 상왕의 스토리다.

그는 한때 스페인 민주화의 영웅이었다. 그는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죽은후 1975년에 국왕에 올라 39년간 스페인 국왕을 역임했다. 그는 국왕에 재임하면서 군부 구데타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2014년 아들 펠리페 6(Felipe VI)세에게 왕위를 물려 준후에 현재 상왕(上王)으로 있다. 나이는 82.

 

1975년 즉위 당시의 후안 카를로스와 왕비, 자녀들 /위키피디아
1975년 즉위 당시의 후안 카를로스와 왕비, 자녀들 /위키피디아

 

이 노왕(老王)을 영웅에서 파렴치한으로 몰락케 한 사건은 뇌물수수 사건이다.

외신들을 종합하면, 2018년 중반에 코리나(Corinna zu Sayn-Wittgenstein-Sayn)라는 덴마크 여인이 언론에 카를로스 상왕이 중둥 국가에서 상업거래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 뇌물은 2000년대 후반에 670억 유로 규모의 사우디 아라비아 고속전철을 건설해 준 대가로 나온 것인데, 현재 스위스 은행계좌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카롤로스로부터 그 돈의 일부를 받아서 자신의 이름으로 모나코에 자산을 사두었다고도 밝혔다. 그녀는 카를로스가 나를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모나코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스페인 비밀경찰이 나를 찾아와 이 관계를 누설하면 자신과 자녀들이 위험에 빠질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현재 57세인 코리나는 덴마크 출신으로 독일에서 사업을 하는 여성이다. 그녀는 두 번 이혼한 경력이 있으며, 카를로스와 매우 절친한 사이로, 2012년에 아프리카 보츠와나에 코끼리여행도 함께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한다. 그녀는 현재 모나코에 살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메카~메디나 고속철도 /위키피디아
사우디 아라비아의 메카~메디나 고속철도 /위키피디아

 

20206월 스위스 경찰이 카를로스 상왕이 코리나에게 주었다는 금품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리나는 카를로스가 감사와 사랑의 표시로 6,500만 유로를 자신에게 주었다고 스위스 당국에 밝혔다고 한다. 유럽 언론들은 이 돈이 사우디 국왕 압둘라(Abdullah bin Abdulaziz)에게서 나온 것으로 보도했다.

사건의 불똥이 아들 펠리페 국왕에게 튀었다. 아버지의 불법 자금이 아들에게 유산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스페인 왕실은 3월에 국왕이 아버지의 유산 상속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전직 국왕에 대한 국가연금도 취소했다.

 

이달 3일 스페인 왕실은 카를로스 상왕이 스페인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밮표했다. 자발적인 망명길을 선택했다. 그의 망명지로 꼽히는 곳은 카리브해의 도미니카공화국, 포르투갈,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다. 최근 스페인 언론은 그가 현재 UAE의 아부다비에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다른 언론들은 아직 그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프랑코가 집권하자 1935년 로마로 망명한 알폰소 8(Alfonso XIII) 국왕의 손자로 태어났다. 1975년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죽은후 1975년 스페인 국왕에 올랐다.

그는 국왕 재직시 파시스트국가였던 스페인의 민주화에 노력했다. 1978년 입헌군주제와 양원제를 골자로 하는 헌법을 제정하고 구속된 정치범을 석방하고 프랑코가 금지한 정당활동을 허용했다.

1981년 우익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 그는 쿠데타 세력을 회유해 민주주의로 복귀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2014년엔 아들에게 양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났으며, 2019년에 모든 공식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후안 카를로스 /위키피디아
후안 카를로스 /위키피디아

 

 

 

 

 

한때 민주화의 영웅이었던 후안 카를로스 전국왕은 이번 뇌물의혹사건으로 스페인 역사에 치욕으로 기록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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