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본토와 시칠리아, 해저터널로 연결되나
이탈리아 본토와 시칠리아, 해저터널로 연결되나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8.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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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시절부터 숙원사업…50억 유로 소요, EU 승인 받아야

 

이탈리아 반도와 시칠리아 섬 사이에 있는 메시나 해협(Strait of Messina)에 다리를 연결하는 논의는 고대 로마제국 시절부터 있었다. 9세기초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Charles the Great) , 11세기 노르만 지배 시절에도 이 문제는 거론되었다. 이탈리아가 통일국가를 형성한 뒤 1876년에, 후에 총리가 되는 주세페 자나르델리는 메시나 해협을 다리 또는 터널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992년에 해협에 현수교를 연결하는 구체적 계획이 제시되었지만 2006년에 취소되었다. 다시 20093월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 총리가 교량 건설 계획을 추진했으나 2013년 이탈리아의 재정 위기로 인해 취소되었다.

 

메시나 해협 현수교 건설계획 /위키피디아
메시나 해협 현수교 건설계획 /위키피디아

 

이번에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로부터 재정지원 자금을 얻게 되자, 다리가 아니라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식이다.

EU가 코로나 펜데믹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탈리아에 경제회복 자금으로 지원키로 한 액수는 2,100억 유로, 한국돈으로 290조원에 달한다. 이 돈 가운데 50억 유로 정도를 뚝 잘라 메시나 해협에 터널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Giuseppe Conte) 총리는 89"메시나 해협에 교량 대신 해저 터널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은 EU에서 지원하는 경제회복기금으로 충당하겠다고도 밝혔다.

 

메시나 해협 /위키피디아
메시나 해협 /위키피디아

 

해저터널 건설 구상은 이미 2017년에 엔지니어지오반니 사카(Giovanni Sacca)에 의해 만들어졌다. 건설 장소는 시칠리아 섬과 본토 칼라브리아(Calabria) 주 사이에 가장 좁은 곳이다. 그곳의 넓이는 3.1에 이른다.

해저터널은 기차와 차량이 함께 다니는 복층 구조로, 대략 50억 유로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공기는 10년 정도로 잡고 있다.

이 터널이 건설되면 시칠리아 섬의 최대도시이자 이탈리아 내 5대 도시인 팔레르모(Palermo)가 고속교통망의 범위에 들어가 본토와 연결된다. 현재 본토에서 팔레르모로 가려면 반도 남쪽 살레모(Salerno)에서 내려 배를 타고 시칠리아 섬으로 건너가야 했다.

 

메시나 해협 /위키피디아
메시나 해협 /위키피디아

 

하지만 이 계획은 이탈리아의 결정으로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돈을 지원한 EU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탈리아 국토교통부는 이 계획의 초안을 다듬어 EU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지진이다. 시칠리아 인근은 지진 빈발 지역이다. 1908년에는 시칠리아 메시나에 규모 7.1의 강진이 덮쳐 8만여명이 사망했다.

이탈리아 국립지질화산연구소는 "해저터널이 교량보다는 안전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 구조물이 지진 활동 지역을 가로질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터널 예정지역 /위키피디
터널 예정지역 /위키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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