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광복회장 기념사에 “편견에 동의 못해”
원희룡, 광복회장 기념사에 “편견에 동의 못해”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8.1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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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광복절 기념식 파행…“이런 기념사 또 보낸다면 원점서 검토"

 

원희룡 제주지사가 15일 제주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경축식 기념사를 통해 김원웅 광복회장의 대독 기념사를 반박하면서 기념식이 파행으로 치달았다고 제주지역 언론들이 전했다.

제주의 소리, 한라일보 등에 따르면, 이날 김률근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이 김뭔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는 이승만 대통령과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를 비난하고, 친일행위자를 국립묘지에서 파묘하자는 내용이었다.

광복회 제주지부장의 대독에 이어 원희룡 지사가 기념사를 시작했다. 원 지사는 미리 준비한 기념사를 읽지 않고,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경축 말씀에 앞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는 우리 국민의 대다수와 제주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대독하게끔 한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제주도지사로서 기념사의 내용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태어나 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거기에서 일본 식민지의 신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경로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 비록 모두가 독립운동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식민지 백성으로 살았던 것이 죄는 아니다.""75주년을 맞은 광복절 이때에,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 저편을 나눠서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받아야 하는, 그런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그런 시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원 지사는 이어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저희는 광복절 경축식에 모든 계획과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과도 있었다“75주년 광복절을 맞는 역사의 시기에 이 편 저 편으로 나눠 하나만 옳고 나머지는 단죄화 돼야 하는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일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의 발언에 광복회원과 독립유공자 유족 등이 항의했다. 이날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유족이 원 지사의 발언을 문제 삼았고, 급기야 행사장을 떠나기도 했다. 만세 삼창 행사에서 제주도의회 의장과 제주도교육감만 단상에 남아 진행해야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15일 제주 조천체육관에서 광복절 기념사를 하고 잇다. /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제주지사가 15일 제주 조천체육관에서 광복절 기념사를 하고 잇다. /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는 행사 후에 제주도 보도자료를 통해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내용이 담긴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유감을 표명하며 “75년 과거 역사의 아픔을 우리가 서로 보듬고 현재의 갈등을 통합하고, 미래를 위해서 새로운 활력을 내는 광복절이 되길를 진심으로 열망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역사 앞에서 인간은 한계가 있고, 역사 앞에서 나라를 잃은 주권 없는 백성은 한없이 연약하기 때문에 공()과 과()를 함께 봐야 한다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신 분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해방정국을 거쳐 김일성 공산군대가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고 왔을 때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 군인 중 일본군에 복무했던 분도 있었다면서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공을 보면서 역사 앞에서 공과 과를 겸허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지사는 이어 오늘의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는 많은 분의 공이 있었고, 그 공의 그늘에는 과도 있었다“75주년 광복절을 맞는 역사의 시기에 이 편 저 편으로 나눠 하나만 옳고 나머지는 단죄화 돼야 하는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일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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