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집권 3년차의 경제성적표…3.2% vs -0.3%
한미 집권 3년차의 경제성적표…3.2% vs -0.3%
  • 김현민기자
  • 승인 2019.04.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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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감세정책과 문 정부 소득주도성장의 결과…한국은 쇼크, 미국은 서프라이즈

 

거대한 몸집의 코끼리가 한때 날렵했던 호랑이보다 빨리 뛰고 있다. 1970~80년대 아시아의 네 마리 호랑의 하나로 칭찬받으며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한국 경제는 미국 경제 성장률보다 뒤치지며 주저앉고 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뉴욕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2.5%였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은 -0.3%였다. 미국은 펄펄 뛰는데 우리는 역성장한 것이다.

미국의 GDP 산출방식과 한국의 산출방식은 다르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분기성장률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분기성장률을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GDP 증가율은 1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로 4년 만에 가장 높다. 미국의 올초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다. 연말·연초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정부 기능이 정지되었고, ·중 무역전쟁이 치열하게 전게되고 있었다. 경기둔화가 예고되고 있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4%대로 정점을 찍고 3분기 3.4%, 4분기 2.2%로 급격히 하락해 1분기 성장률이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성적표가 나오는 순간 전문가들도 깜짝 놀랐다. 성장 서프라이즈란 평가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신이 났다. 그는 늘상 꺼내는 트위터에 성장률 소식을 전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밝혔다. 뉴욕증시의 S&P 500 지수는 0.47% 상승한 2,939.88, sk스닥 지수는 0.34% 오른 8,146.40에 마감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우리 경제의 모습은 초라하다. 수출이 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1분기 성장률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여의도 증권가의 전망치는 0.3~0.4%였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5%로 보고 있지만, 노무라증권은 1.8%로 하향조정했다.

 

미국 분기별 GDP 성장률 추이 /Trading Economics
미국 분기별 GDP 성장률 추이 /Trading Economics

 

미국 경제는 선진국 최고수준에 진입해 있고 덩치도 크기 때문에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을 따라가긴 힘든게 일반적이다. GDP 규모로 우리나라 경제보다 12배나 크다. 그런 거대경제국가가 3% 이상의 성장속도를 내는 것은 대단한 에너지를 내뿜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규모를 운용하는 우리나라가 세계경제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1분기 미국 성장률의 놀라운 결과는 수출 확대에 나타난다. 수출은 이 기간에 3.7%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4분기의 1.8% 증가보다 높은 수치다. 미국 수출이 중국과의 무역갈등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우리 1분기 성장을 크게 갉아 먹은 것은 수출 부분이었다. 정부는 대외경제 악화 탓으로 돌렸다. 우리 수출산업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문재인 정부는 고려치 않은 것이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미국 경제를 강하게 밀어붙인 원동력은 트럼프의 감세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금을 대폭 깎아줘 미국인들의 소비여력이 커졌고, 미국 GDP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활성화되었다.

여기서 미국과 한국 정부의 경제운용방식에 차이점을 드러낸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을 깎아줘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기업의 투자여력을 넓혔다. 그것이 소비와 투자로 흘러들어가 경제활성화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계개편안은 지난해에 적용되어 법정 법인세율이 35%에서 21%로 인하되었다. 2018년 미국 기업의 평균 실효세율은 21%에서 9%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자본집약적인 부동산, 교통, 에너지, 의료서비스 등 업종이 이번 세제 개혁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세제 개혁이 "미국 기업에 '만루홈런'될 것이라고 반겼는데, 실제로 미국 경제가 만루홈런을 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에 비해 문재인 정부는 툭하면 세금을 올려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지원해 경제를 성장한다는 마인드를 유지하고 있다. 부자와 기업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늘려 소비로 확대하는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론을 아직도 고집한다. 그 결과는 역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확대는 고용 악화로 나타나 소비를 위축시켰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감퇴시켰다.

트럼프 정부나 문재인 정부 모두 2년여 집권 기록을 갖고 있다. 트럼프가 조금 더 길다. 하지만 그 정책의 성적표가 이제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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