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말리의 이상한 쿠데타…대통령 사임
서아프리카 말리의 이상한 쿠데타…대통령 사임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8.1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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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시위대에 편승해 합법 정부 타도…프랑스, 서방진영에선 '반헌법적' 규탄

 

아프리카 말리(Mali)는 사하라 사막과 사바나 기후지역 사이에 있는 사헬(Sahel) 지대에 있는 나라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이 나라는 면적 124로 한반도의 6배쯤 되고, 인구는 2,000만명이다. 인구 가운데 이슬람 90%, 기독교 5%, 기타 토속종교 5%인 이슬람 국가다. 1인당 GDP900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말리의 위치 /위키피디아
말리의 위치 /위키피디아

 

18일 저녁에 말리에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수도 바마코(Bamako) 외곽의 카티라는 곳에 주둔하던 군 부대가 장갑차와 탱크를 이끌고 총을 쏘며 대통령 궁과 정부 관저를 장악했다. 봉기한 군인들은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Ibrahim Boubacar Keïta) 대통령과 부부 시세(Boubou Cissé) 총리를 구금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쿠데타 주모자들은 카티 군 기지 부사령관 맬릭 디아우 대령과 또다른 사령관급 인사 사디오 카마라 장군이라고 한다. 한때 대통령 경호실장을 하던 인물도 쿠데타에 가담했다.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케이타 대통령은 국영 TV에 나와 "나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유혈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의회 해산과 자신의 사임을 밝혔다.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는 시민들이 쿠데타 군을 지지하며 환호하고, 부부젤라를 불러댔다. 현재로는 시민들이 쿠데타를 지지하는 양상이다.

 

사임한 케이타 대통령과 시시 총리 /위키피디아
사임한 케이타 대통령과 시시 총리 /위키피디아

 

하지만 말리를 식민통치하고 현재 5,000명의 군대를 현지에 파견한 프랑스는 물론 미국, 유엔, EU,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가 일제히 이번 쿠데타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비난의 골자는 쿠데타가 반헌법적이라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타협을 이룰수 있는 사인을 군대가 자의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해서 정권을 전복했다는 것이 서방진영의 견해다.

 

말리는 2012년에도 군부쿠데타가 발생했다. 이후 여러 세력이 타협을 거쳐 2013년에 투표를 실시했고, 이 때 케이타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케이타는 당시 말리 국민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그는 청렴했고, 새로운 비전을 보였다.

문제는 말리라는 나라의 분열성이다. 이 나라는 다수의 종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북부 지역에는 이슬람 무장세력이 할거하고 있다. 이 나라의 혼란은 2011년 리비아 내전에 이슬람 무장파들이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지지하며 참여하면서 시작되었다. 카다피가 실각한 이후에 무장파들이 귀국해 북부 지역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이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말리의 정규군이 취약해 프랑스가 군사적으로 개입했고, 유엔 평화군이 투입되었다. 미국은 군사자문관을 보내고 비용으로 지원횄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케이타는 북부 지방의 무슬림 무장단체를 진압하는데 실패했고, 정권 내부에 부패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 3월 총선 결과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집권당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이후 시위대가 대통령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다.

 

말리의 쿠데타군 /알지자리 방송 캡쳐
말리의 쿠데타군 /알지자리 방송 캡쳐

 

문제는 케이타 정권이 합법적인 정부라는 사실이다. 시세 총리는 그동안 사회의 여러 정파세력, 종교 지도자들에게 타협과 합의를 이루자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시위대는 정권 퇴진을 끝까지 요구했다. 이에 쿠데타군이 가세한 것이다.

 

이번 말리의 쿠데타는 민주주의가 성숙되지 않은 나라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공간에서 기회주의적 정치군인들이 무기를 든 것이다.

이 나라에 대한 서방의 외교적 주도권은 프랑스가 갖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한때 프랑스군의 철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반정부 인사들은 프랑스의 철군을 요구했다. 프랑스군이 철군하면 정파간 무장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서방의 압력에 시디 탐부라(Sidy Tamboura) 경찰청장은 이 나라는 누구에 의해서도 인질이 될수 없다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은 물러났다고 말했다. 법질서가 파괴된 이 나라에서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 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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