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진행되면서 민주주의와 방역이라는 두가지 명제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방역은 인간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분명하다. 방역당국은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감염 우려자를 격리조치한다. 학교가 폐쇄되어 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권리가 제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3월에 코로나 방역을 위한 대국민 담화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제한 조치가 얼마나 극단적인지 알고 있습니다. 강의는 모두 취소되고 콘서트도 없고 학교도 더이상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학과 유치원이 문을 닫았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정부에서 취한 제한 조치들이 얼마나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있습니다. …… 제 자신이 동독에서 자라고 살았기 때문에, 여행과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민주주의적 조치들은 일시적인 것들입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무조건 해야만 하는 것들입니다.”

 

 

중국 서부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집단적으로 발생해 중국 당국이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역의 강도가 지나치게 세 위구르족 독립운동을 탄압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방역을 빙자한 탄압이라는 것이다.

 

신장의 면적은 166만㎢로, 대한민국의 16배이고, 인구는 2,500만이다. 이중 절반이 이슬람을 믿는 위구르족이다. 성도(省都)는 우루무치(烏魯木齊)다.

신장위구르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확산되면서 7월 15일에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었다. 7월 18일 지방정부느 우루무치에 전시상태를 선포하고, 봉쇄조치를 취했다. 이후 모든 집회와 이동이 제한되었다. 8월 24일 현재 확진자는 902명으로 집계되었다. 최근 9일째 우루무치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문제는 신장위구르자치구는 현지 위구르족이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고, 중국 당국이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당국의 통제가 지나치게 가혹해 현지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우루무치의 위구르들은 지난주말부터 위챗, 웨이보 등 SNS를 통해 당국의 지나치게 엄격한 통제 현실을 외부에 공개했다. 이 사실을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영국의 가디언이 보도했다.

우루무치인들이 SNS를 통해 외부에 알린 내용에 따르면, 당국은 위구르인들에 대해 자택이나 수용시설에 감금하고, 일부에게는 수갑을 채워 금속 기둥에 매달았으며, 두달째 감금당한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장기간 강제 감금을 당한 사람들은 절망감에 외부로 크게 소리를 지르는 영상도 공개되었다.

게다가 이들에게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연화청온(蓮花淸瘟, Lianhua Qingwen)이란 한방 약제를 강제로 복용하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현지인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신장 당국은 23일부터 통제를 일부 완화했는데, 환자가 나오지 않은 거주지에 한해 주민들이 단지 내에서 마스크를 쓴채 돌아다닐수 있다록 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위구르인들이 최근 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다가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세계위구르연맹의 딜사트 락시트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위구르들은 차별을 인내하는 것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중국 당국은 위구르들이 저항할 것을 두려워 코로나 기간에 금지와 억제 정책을 강화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