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可居島)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리 가거도리의 주소지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최남서단의 섬이다. 면적은 9.18㎢이며, 22km의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사람이 살만한 섬”이다. 2013년 기준으로 인구는 359가구, 540명이다.
목포에서 서남쪽 방향으로 직선거리 145km에 위치하며, 흑산도에서 동지나해를 향해 남서쪽으로 82km 떨어져 있는 절해의 고도(孤島)이다. 쾌속선으로 4시간30분 걸린다. 너무 먼 곳에 위치한 덕분에 한국전쟁도 소식으로만 듣고 지나갔다는 일화가 있다.
8월 26일과 27일 서해안을 관통한 태풍 바비가 가거도를 지나가면서 방파제 300m가 유실되었다. 집채만한 파도가 방파제를 덮치면서 공사중인 케이슨 덩어리를 삼켜버렸다.
이 절해고도에는 해발 639m나 되는 독실산이 있고, 해안엔 해식애가 발달되어 있다. 섬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있어 절경이 많다.
문화재청은 가거도 섬등반도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7호로 지정했다.
섬등반도는 가거도 북서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섬 동쪽으로 뻗어 내린 반도형 지형이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암봉과 병풍처럼 펼쳐진 해식애(海蝕崖)가 일대 장관을 이루며, 특히, 낙조 경관이 아름다운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해식애는 파도의 침식 작용과 풍화 작용에 의해 생긴 해안의 낭떠러지다.
신안 가거도는 뛰어난 식생 분포를 가진 섬이다. 수많은 철새가 봄철과 가을철에 서해를 건너 이동하면서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 있으며, 넓게 펼쳐진 후박나무 군락과 다양한 종류의 희귀식물들이 분포하고 있다.
가거도에 관한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등 고문헌과 <여지도서>, <해동지도>, <제주삼현도> 등 고지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조선 시대의 본래 지명은 가가도(加佳島)이었으며, 다른 한자표기로 ‘加可島’(승정원일기 등)라는 기록도 보인다.
‘가거도’라는 지명은 「지도군 읍지」에서 최초로 등장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국제교역선이 지나다니던 길목에 자리해 통일신라 시대부터 중국과의 무역을 위한 중간기항지로 활용되어 왔으며, 전남기념물 제130호 가거도 패총, 전남무형문화재 제22호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 등이 남아있는 등 역사·문화자원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
「가거도 섬등반도」의 명승 지정으로 우리나라를 감싸는 4개 ‘끝섬’들이 모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국토 동쪽 끝의 독도는 천연기념물 제336호,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는 명승 제8호,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되었고, 최남단인 마라도는 천연기념물 제423호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 영해를 둘러싼 4개의 ‘끝섬’들이 모두 문화재로 지정됨으로써 우리 국토에 대해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