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했다, 다시 사랑하게 됐다”…태국 후궁의 사연
“미워했다, 다시 사랑하게 됐다”…태국 후궁의 사연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9.03 2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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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낫, 쫓겨났다가 10개월만에 후궁으로 컴백…후궁제 복원

 

스토리는 심플하다.

사랑했다가 미워졌고, 다시 사랑하게 된 것이다. 태국 국왕의 후궁으로 복귀한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Sineenat Wongvajirapakdi, 35)의 스토리다.

태국 왕실 기관지는 시니낫이 마하 와찌랄롱꼰(Maha Vajiralongkorn, 68) 국왕의 후궁으로 복귀했다고 92일 발표했다. 태국 왕실에서 후궁(royal consort) 제도는 12932년 절대군주제도가 폐지된 이후 없어졌다가 이번에 복원되었으며, 시니낫은 거의 1세기만에 왕비 이외의 또다른 부인으로 공식 지위를 갖기 되었다.

태국 왕실은 발표문에서 시니낫은 오염된 인물이 아니다면서 왕실과 군대에서의 지위가 회복되었다고 밝혔다.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 /위키피디아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 /위키피디아

 

시니낫은 2008년 욍살 육군간호학교를 졸업하고 조종사 교육을 받았다. 2015년 대령으로 진급했으며, 정글전과 낙하산 훈련등을 받았고, 20195월에 소장으로 진급했다. 나이 34세에 매우 빨리 승진한 것이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네 번 결혼했다. 3명의 배우자와는 왕세자 시절에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부왕이 서거한 후 20195월 즉위식을 거행하기 3일 전에 타이항공 승무원 출신의 근위대장 수티다 와찌랄롱꼰 나 아유타야(Suthida Vajiralongkorn Na Ayudhya, 41)와 결혼식을 치렸다. 네 번째 배우자이자, 정실왕비다.

시니낫은 두달 후인 7월에 국왕 생일을 기념해 후궁이란 지위에 임명되었다. 측실로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얼마후 시니낫의 사진 수십장이 왕실이 운영하는 온라인에 올라왔다. 그 사진 중에는 스포츠 브라를 입고 찍은 것도 있고, 총을 쏘는 모습, 국왕의 개를 안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왕실로는 불경죄를 저지른 것이다.

태국은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국왕에 대한 비난은 절대 금지 사항이다. 국왕모독죄는 최대 15년 징역형을 받는다.

후궁이 된지 석달후인 그해 10월 태국 왕실은 시니낫의 행동이 국왕에 불충하고, 왕비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는 이유로 후궁에서 쫓아낸다고 발표했다. 그후 그녀의 소식과 종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녀가 죽었다는 소문, 감옥에 갇혔다는 소문이 돌았다.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 /위키피디아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 /위키피디아

 

스코틀랜드 저널리스트 앤드류 마샬(Andrew MacGregor Marshall)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8월말에 시니낫은 방콕의 한 교도소에 갇혀 있었는데, 국왕이 왕실 전용기를 보내 뮌헨으로 비밀리에 그녀를 보내 격리시켰다고 한다.

그후 왕실의 사면령이 내리고, 그녀의 지위가 회복되었다. 국왕이 그를 무죄로 선언했고, 조만간 부른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후궁에서 쫓겨난지 10개월만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와찌랄롱꼰 국왕은 태국에 거의 머물지 않고 해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주로 유럽에 머물길 좋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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