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로 끝난 박찬주 전 대장…누가 보상하나
무혐의로 끝난 박찬주 전 대장…누가 보상하나
  • 김현민기자
  • 승인 2019.04.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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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운 수사 끝에 무혐의 결정…김관진 라인의 독사파라는 평가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뇌물 수수 및 공관병 갑질 혐의에서 벗어났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는 26일 징역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박 전 대장의 수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1부도 이날 박 전 대장의 공관병 가혹행위 및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혐의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수원지검 형사1부는 지난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가혹 행위 등의 혐의로 수사해 온 박찬주 전 대장을 불기소 처분했다. 다만 부하 장교의 보직 변경 청탁을 들어줬다는 혐의(김영란법 위반)가 인정돼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육군 제2작전사령관이던 박 전 대장이 공관병을 부당하게 부려먹었다는 갑질논란은 2년전 시민단체 군인권센터가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군대 갑질 문화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했고, 군 검찰은 박 전 대장을 형사 입건했다. 그렇게 온 나라를 시끄렵게한 소동의 결과는 무죄였다.

 

29일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박찬주 전 육군대장에 대한 혐의가 무죄로 끝난데 대해 각각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국가권력의 린치"를 거론했다. 조선 사설은 박 전 대장은 "국가권력에 의해 린치를 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까지 나서 육군대장에게 가했던 명예훼손과 인격 살인을 어떻게 보상할 건가.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때려잡기식 적폐청산에 경종 울린 박찬주 뇌물죄 항소심 무죄라는 사설을 썼다. 동아 사설은 박 전 대장 사례는 현 정부 초기 적폐청산이 몰아치기식으로 진행되면서 빚은 폐해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면서 적폐청산이 표적사냥식, 때려잡기식으로 변질됐던 대목들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9월 16일 김요환(왼쪽) 육군참모총장이 박찬주 신임 2작전사령관에게 부대기를 이양하고 있다. /국방부 홈페이지(국방일보)
2015년 9월 16일 김요환(왼쪽) 육군참모총장이 박찬주 신임 2작전사령관에게 부대기를 이양하고 있다. /국방부 홈페이지(국방일보)

 

무죄로 판결났지만, 육군 대장의 명예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무도 그를 원상복귀시켜줄 생각을 않는다.

공개적으로 나온 자료로 그 사람의 인물 됨됨이, 특히 군사보안이 유지되어야 하는 군인의 자질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네이버 검색창에 검색창에 박찬주를 치면 나무위키라는 온라인 지식정보 사이트에 그에 관해 비교적 상세한 팩트를 찾을수 있다.

나무위키가 제공한 정보를 통해 박찬주 대장의 이력을 살펴보자.

 

음력 195895, 충청남도 천안시 출생으로 천안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두 형에 남동생까지 4형제가 모두 동문이다.

1977, 육군사관학교 37기로 입교하여 1981년 졸업과 함께 기갑 소위로 임관했다. 동기로는 신원식·양종수·이재수·김영식·전인범·조보근·엄기학·박지만 등이 있다.

대령 시절 독일 육군청 교환 교관으로 다녀온 이색 경력이 있다.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의 친위 사조직으로 의심되고 있는 같은 독일 육군사관학교 유학파 인맥으로 구성된 '독사파'의 일원이라고 한다.

독일에서 돌아온 후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참모장과 제9기계화보병여단장, 합동참모본부 군사전력과장, 합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행실무단장을 역임했다.

200710월에 진급한 후엔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합동참모본부 전시작전권전환추진단장을 역임했고, 20106월에 소장으로 진급하여 육군 제26기계화보병사단장과 합동참모본부 상부지휘구조개편추진단장을 역임했다. 20134월에 중장으로 진급 후 육군 제7기동군단장을 역임하고 육군참모차장을 지냈다.

소장까지는 1차로 진급했으나, 중장 진급은 육사 동기인 신원식·양종수에게 밀려 이재수·김영식과 함께 2차로 했으며, 오랜만에 나온 기갑 병과 출신 중장이다. 같은 기갑 병과 중장으로는 나상웅 장군(316·예비역)이 있으며 국군 내에서 기갑전에 능한 장군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박근혜 정부의 하반기 장성 인사에서 대장 진급자로 육사 373명이 내정됐는데 그 중 한 명이 되었다. 보직은 육군 제2작전사령관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군 역사 상 첫 기갑 병과 출신 대장이라는 헛된 영예를 얻게 되었다. 육군 제7기동군단장을 거친 중장의 대장 진급 확률이 50%가 넘긴 하지만, 그 반이 기갑이 아닌 보병 출신들이 올라갔다는 걸 생각하면 보병 일색의 인사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 자체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파격적 승진에 대해, 당시에도 김관진 라인 인사라는 뒷말이 많았다고 한다. /출처:나무위키

 

박정희 전대통령의 아들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와 육사 동기생이란 내용이 흥미롭다. 하지만 그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의 실체를 요약하자면 군인 박찬주는 훌륭한 인물이다. 보병 일색의 군 인사에서 기갑 병과 출신으로 육군 대장이 되었다는 영예를 안았다.

나무위키의 설명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박찬주 대장이 김관진 라인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걸쳐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고, 북한이 가장 무서워한다는 인물이다.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국방장관을 맡아 철저한 대북 경계 태세를 강조했고, 김관진이 있는한 북한이 도발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 인물이다. 오랫동안 국방장관과 청와대 안보실장을 맡아 왔기에 군 내부에 그를 따르는 사람이 많았을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김관진은 구 정부의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 서며 김관진과 그의 라인에 대한 경계심이 노출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언론보도를 보면 그 분위기를 다소 이해할수 있다.

 

2017년 6월 27일 박찬주(왼쪽) 육군2작전사령관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자매결연 업무협약을 체결한후 악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방부 홈페이지(국방일보)
2017년 6월 27일 박찬주(왼쪽) 육군2작전사령관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자매결연 업무협약을 체결한후 악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방부 홈페이지(국방일보)

 

201762일 이데일리는 사드 보고 누락 파문주목받는 김관진 사단 '독사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데일리의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 의혹이 국기문란사태로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예정된 군 수뇌부 인사에서 물갈이론이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육사 34~43기 출신 사조직인 '알자회' 뿐 아니라 '독사파'(獨士派) 인사들의 향방에 군 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독사파는 독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연수·유학한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의 친위 그룹이다.”

이데일리 기사는 김관진 라인의 독사파 명단을 나열했다. 그 주요 인물을 보면 다음과 같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 김 전 실장 보다 육사 1년 후배지만 먼저 국방장관이 됐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2008년 대장 전역했던 김 전 실장이 국방부 장관 자리를 물려받았다.

사드 배치 관련 실무를 총괄했던 류제승(육사35) 전 국방부 정책실장도 김 전 실장의 독일 육사 인맥.

박찬주(육사37) 육군 2작전사령관도 독일 육사에서 공부했다. 대표적인 '김관진 라인' 인사다. 박 사령관은 기갑병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4성 장군에 오른 것이라 그의 승진을 두고 뒷말이 많았다.

국군사이버사령부의 2012년 대선 정치 댓글 사건에 연루돼 군복을 벗은 연제욱(육사38) 예비역 소장도 독일 육사 출신의 김관진 사람이다.

육사42기 출신의 신인호 26기계화사단장도 독일 육사 출신이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재임 시절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을 지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박찬주 육군 2작전사령관은 김관진 라인 독사파의 핵심인사로 꼽힌다. 언론보도를 토대로 한다면, 김태영 전 장관은 이미 공직에서 물러나있고, 류재승 전국방부 정책실장도 보직에서 밀려 나있다. 그렇다면 박찬주 사령관은 독사파의 다음 순서가 된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201762CBS 라디오에 출연, ‘사드 보고 라인에 배치된 김 전 실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독사파인가라는 질문에 지금 일부 몇몇 확인된 분들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군대 내에 사조직 문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영삼 정부 시절 하나회해체에 버금가는 군 숙정(肅正)이 단행될 것이라는 설이 흘러 다닌다고 한다.

 

부인 갑질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더라면, 박찬주 대장은 나무랄데 없는 군인으로 평가된다.

군인으로서의 그의 행적은 무미건조하게 보도되었다.

201591641대 제2작전사령관에 취임할 당시의 기사(경북매일)육군참모차장을 비롯한 7군단장, 합참 신연합방위추진단장, 26사단장, 국방부 군사보좌관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국방정책 및 작전전문가로 정책적 식견과 역량, 기획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독일에서 육군사관학교와 지휘참모대학을 졸업했고 많은 정책부서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작전요소와 민간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2작전사령관에 필요한 최고의 역량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16623일 연합뉴스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가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연계한 민···경 통합 대테러훈련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경기장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테러가 발생할 경우, 인적 피해뿐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분석과 예측을 토대로 선제적·능동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박찬주 2작전사령관의 멘트를 소개했다.

 

2017년 여름 정치권에선 박찬주 전 대장의 갑질 논란으로 뜨거웠다.

201787일 휴가에서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박찬주 사령관 의혹과 관련해 "공관병에 대한 갑질 사건은 많은 국민에게 충격과 실망을 드렸다""군 최고통수권자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이번 기회에 군내 갑질 문화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독설을 쏟아냈다. 추 대표는 "이들이 보여준 갑질은 방산비리와 더불어 군내 사기를 꺾는 2대 적폐"라고 규정하며 "불법비리가 판치는 군대, 명예를 찾을 수 없는 군인, 정직하지 않은 국방당국에 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군대는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군과 사법당국은 이번 건을 이적행위에 준하는 사건으로 생각하고 조치해야한다"고 퍼부었다.

한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최근 군 개혁을 명분으로 좌파단체가 중심이 된 고발 사건이 난무하면서 군 장성들을 여론몰이로 내쫓고 있다"고 한마디 했다. 일부 언론은 홍준표 대표의 멘트가 박찬주 대장을 두둔하는 것이라며 감싸기 논란운운하며 조져댔다. 우리 언론들이 객관적 사실을 방기한지 오래, 대중 추수주의로 흐르는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 국군에 대장은 8명이다. 합동참모본부 의장, 육군 참모총장, 해군참모총장, 공군참모총장, 1야전군 사령관, 2작전사령관, 3야전군 사령관, 한미 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순서로 보면 박찬주 대장은 육군참모총장 후보군에 들어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국방위)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언론에는 온통 현 박찬주 대장이 공관병에게 갑질했다는 내용만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 뿐이 아니다.”면서 군 인사가 완전히 꼬였다고 지적했다.

그후 박찬주 대장은 군 검찰의 수사를 받았고, 전역한 이후 민간인 신분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군인이면 선망을 받을 사성장군이 37년간 쌓아온 명예는 바닥으로 떨어져 국방부 헌병대 지하 영창으로 끌려가 석 달을 보냈다. 박 전 대장은 언론 인터뷰에[영창에서 적군 포로로 사로잡힌 것 같은 굴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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