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 펀드, 시장 왜곡 우려…기존 펀드 위협
뉴딜 펀드, 시장 왜곡 우려…기존 펀드 위협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9.0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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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종목에 돈 쏠려 버블 가능성…차기 정부와 미래세대에 부담

 

손해를 보지 않는 펀드, 이른바 원금보장 펀드만큼 이상적인 금융상품은 없다. 수익이 나면 대박이요, 최소한 원금은 건질수 있으니, 어느 펀드가 이런 펀드와 경쟁할 수 있겠는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펀드가 바로 이런 종류의 펀드로 지목되고 있다. 하나씩 실체가 드러나면서 뉴딜펀드는 실질적으로 원금 보장형 펀드로 인식되고 있다. 자본시장법 규정상 펀드에 원금을 보장한다는 표현은 할수 없다지만, 정부가 밝힌 여러 조건들을 보면 투자자들에게 적어도 손해를 보지 않게 하는 펀드임을 입증시키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뉴딜 펀드는 정부가 공공자금 7조원을 투입하고, 민간에서 13조원을 끌어들여 만드는데, 손해가 나면 정부가 후순위로 밀려나는 구조로 되어 있다. 20조원을 투자해 13조원의 매출이 나면 민간 자본은 고스란히 13조원의 원금을 돌려받게 된다. 결국 손실은 정부가 보게 된다. 뉴딜 펀드는 사실상 -35%까지 보장해주는 정책형 펀드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93일 열린 첫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손실 위험 분담과 세제 혜택으로 보다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편드를 홍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3일 제1차 한국판 뉴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월 3일 제1차 한국판 뉴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하지만 정부의 한국형 뉴딜 펀드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것이 홍콩계 CLSA 서울 지점의 폴 최(Paul Choi) 리서치센터장이 낸 ‘'문 대통령의 펀드매니저 데뷔’(Moon's debut as a fund manager)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다.

그의 초점은 시장 왜곡이다. 뉴딜 펀드가 세금을 동원해 손실을 보전하기 때문에 뉴딜 정책이 추구하는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에 투자가 줄어드는 구축효과를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의 뉴딜 정책 펀드는 이미 크게 오른 업종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며 정부가 버블 조장에 앞장서고, 우리 모두는 버블이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이어 한국 펀드매니저들이여, 조심하라. 당신의 대통령이 당신의 경쟁자”(Local fund managers beware: your president in your competitor)라며 세금으로 손실을 메울수 있는 펀드매니저와 어떻게 경쟁할수 있나고 했다.

 

좌파적 시각의 인사들도 뉴딜 펀드에 부정적이다.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이사는 95일자 경향신문에 낸 기고문에서 뉴딜 펀드에 대해 정부 출자와 국책금융 등의 방법으로 이 펀드의 35퍼센트를 후순위로 투자해 밑돈을 깔아서 원금 손실이 민간 투자자들에게 돌아가지 않게 한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여기에 두둑한 세제 지원이 더해진다. 목표 수익률은 그 전에 이야기 나오던 대로 대략 연 3퍼센트 이상을 말했다.”, “뭘 하든 연 3퍼센트 이익을 내는 일에만 돈을 쓰겠다면, 이는 산업구조 재조정을 통한 새로운 경제성장 정책에 불과하다고 했다. 홍 이사는 유동성이 넘쳐나는 저금리 시대에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이 할 일을 굳이 뉴딜 펀드로 하겠다면, 차라리 박정희 펀드라고 부르는 게 좋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정책형 뉴딜펀드 운영시, 투자대상과 펀드구조에 따라 위험이 달라지나 재정의 우선 부담 비율을 10% 수준을 기본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딜 펀드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와 정책자금의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대기업에 투자되는 수소충전소 사업이나 바이오펀드, 스마트 스쿨 사업등이다.

뉴딜 사업은 5년 단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책 마감 년도가 다음 정부다. 그 손실은 다음정부가 맡게 되고, 결국 미래세대가 갚아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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