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 터득하는 유럽인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 터득하는 유럽인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9.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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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에 대비, 일상 생활과 제한적 방역 병행…초기 실패에서 반성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여름에 백신이 개발된다는 전제 아래, 코로나와의 전쟁은 2022년에 가야 종식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적어도 내후년까지 인류는 코로나와 함께 투쟁해야 한다는 얘기다.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916일 매일경제신문 주최 세계지식포럼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완벽한 치료제나 백신이 있어야 끝나며 그 시기는 내년 상반기 윤곽이 보일 것이고, 완전히 종식되는 건 빠르면 내년 하반기"라고 진단했다.

연초에 중국에서 우한독감이 발생한 이래 우리나라는 두 번째 감염국이 되었다. 이후 확진자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며 코로나와의 싸움은 6개월 이상 우리의 일상을 파괴했다. 빌 게이츠나 서정진 회장의 진단대로라면 이런 상황이 앞으로 1~2년을 더 지속해야 한다.

벌써부터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온다. 마음 놓고 밖에 나가지 못하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고, 추석에 가족도 만나지 말라고 한다. 통제의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 상황이 올수도 있다. 사람들의 우울증은 분노로 변할 조짐을 보인다. 젊은이들을 커피숍에서 쫓아냈더니 한강변으로 몰렸다. 그러자, 당국은 한강 고수부지도 막았다. 불타는 청춘을 언제까지 막을 것인가. 젊은이들을 더 막으면 분노로 돌변할수 있다.

 

이탈리아 파비아에서의 마스크 착용모습 /위키피디아
이탈리아 파비아에서의 마스크 착용모습 /위키피디아

 

뉴욕타임스가 유럽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기사를 냈다. 지난 3~4월 코로나 팬데믹이 진행되면서 전국 또는 주요도시를 봉쇄했던 유럽국가들이 우왕좌왕하던 초기의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고, 국소적 차단을 통해 코로나 일상화를 맞고 있다는 스토리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팬데믹 초기에 전면전을 선포했지만, 최근에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여름 이후 코로나 2차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에 프랑스에선 확진자가 하루에 1만명씩 발생했지만, 사람들은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프랑스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전수조사를 실시하면서 일주일에 100만명씩 진단을 실시하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코로나 사망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팬데믹이 정점이었을 때 하루 100명에서 1,000명까지 사망자를 냈으나, 최근에는 하루 30명으로 격감했다. 감염자가 젊은 층에서 많이 나타나고, 방역 당국이 바이러스 대응방법을 숙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코로나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다만 코로나가 발생한 지역과 집단에 대해 국지적으로 통제하는 방법을 쓴다. 보르도 지방에서는 감염자가 늘자 1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은퇴자 시설과 유흥음식점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는 부분적 제한 조치를 내렸다.

 

벨기에의 감염병리학자 에마뉴엘 안드레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다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전쟁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올 봄에 유럽에서 가장 먼저 팬데믹의 홍역을 치른 이탈리아 보건장관 로베르토 스페란자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국면을 맞고 있다면서 감염율 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더 이상 봉쇄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바이러스가 재확산하자 일부 마을과 병원, 이민자 수용소를 차단했다. 하지만 올봄처럼 전국이나 주 단위로 봉쇄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프랑스 툴루즈의 거리두기 모습 /위키피디아
프랑스 툴루즈의 거리두기 모습 /위키피디아

 

올들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럽에서 벌써 215,000명이 사망했다. 여름 이후 코로나가 재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유럽인들은 코로나가 박멸할 것이란 기대, 백신이 조만간 개발될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하고 직장과 학교를 열고 조용히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고 있다.

다만 팬데믹이 유럽인들에게 변화시킨 일상은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다. 유럽인들은 그도안 마스크 쓰기가 익숙치 않았고, 초기 감염 확산 때에 마스크를 쓴 동양인들이 조롱하거나 사시의 눈으로 쳐다보았다. 이제는 그들도 마스크 쓰기를 일상화하고 있다.

 

독일 방역당국도 1주일에 100만명 이상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확진자수보다 중요한 것은 병원치료자와 사망자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연초엔 확진자의 22%가 병원치료를 받았지만, 9월 이후에는 확진자의 5%만 병원 치료를 하고 있다. 독일 감염병리학자 헨드릭 슈트렉은 뉴욕타임스에 감염자 수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면서 사망자와 입원자를 동시에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학교들은 이번 가을에 방역을 강화한 가운데 새학년을 시작했다. 학교당국은 축제와 성탄절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축구경기도 무관중으로 치르고 있다. 국지적 통제로 들어간 것이다.

 

마스크 쓰기에 비교적 관대한 나라에서도 국지적인 제한으로 감염 지역을 중심으로 통제가 실시되고 있다. 확진자가 집중된 영국 버밍엄에서는 가족 모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다. 벨기에에선 6명 이상의 모임이 제한되고 있다.

유럽인들은 연초 코로나 확산에 당혹해 했지만, 지금은 일상을 유지하면서 부분적 통제로 코로나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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