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비판한 기업인에 징역 18년 선고한 중국
시진핑 비판한 기업인에 징역 18년 선고한 중국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9.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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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즈창, “벌거숭이 황제”라고 시진핑 비판…부동산업계 거물

 

중국공산당기관지 차이나데일리는 2000년에 화위안(華源) 그룹의 런즈창 회장이 258개 상장기업 임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그의 연봉은 707만 위안(100만 달러)였다.

그러던 그가 올해 312일에 갑자기 사라졌다. 한달후 중국 당국은 런즈창이 심각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922일 중국 인민법원은 런즈창에 대해 횡령, 뇌물, 공금 유용, 직권남용 죄로 18년형과 420만 위안의 벌금을 선고했다.

 

중국의 거물 기업인은 왜 갑자기 무거운 징역형을 받고 감옥에 갔을까. 그 이유는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을 비판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런즈창(任志强)은 올해로 69세다. 그는 산둥(山東) 지방에서 중국 고위공산당원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문화대혁명 때 박해를 받았고, 그는 어린 나이에 옌안(延安)으로 쫓겨나(下放) 고생을 하다가 인민해방군에 입대했다.

제대후 1984년 베이징 소재 부동산 업체인 화위안 그룹에 입사했다. 그는 고속승진해 1988년 부사장, 1993년 사장, 2004년에 회장이 되었다. 그는 중국공산당에 가입했다.

 

2012년 런즈창(2012년) /위키피디아
2012년 런즈창(2012년) /위키피디아

 

그는 입바른 소리를 자주해 런 대포((任大砲)라는 별명을 가졌다. 중국의 트럼프라는 별명도 있다.

그는 공산당과 중국 정부를 비난했다. 특히 그는 언론에 비판적이었다. 2013년 중국 CCTV 방송이 화위안 그룹의 549억 위안 탈루 혐의를 보도하자 국영방송사를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CCTV지구상에 가장 말을 하지 못하는 돼지라고 비아냥거렸다. 2015년에는 중국공산당 오른팔이라고 할수 있는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을 비난했다.

2016년에는 시진핑이 CCTV를 방문했을 때 방송사 직원들이 플래카드를 내걸고 중국공산당에 충성을 맹세했다. 그러자 런즈창은 언제 인민의 정부가 당의 정부가 됐냐. 방송사가 공산당원의 세금으로 만들어졌나. 더 이상 인민의 세금을 축내지 말라.”고 웨이보에 날렸다. 즉시 그의 SNS 댓글창이 막혀버렸다. 당국은 불법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의 팔로어는 3,700만이나 되었다.

중국 공산당은 그에게 경고를 내리고 1년동안 보호 처분을 받았다. 1년후에 그 처분은 해제되었다.

올초에 그는 다시 시진핑을 겨냥했다. 우한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시진핑은 뒤에 숨어 있다가 뒤늦게 2월에 당 간부와 관료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런즈창은 "새 옷을 선보이는 황제가 서 있는 게 아니라 '벌거벗은 광대'가 계속 황제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시진핑에 직격탄을 날렀다. 이어 "중국공산당 내 통치의 위기가 드러났다"면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다 보니 바이러스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하고 상황이 악화했다"고 썼다.

그후 그는 사라졌다. 47일 중국공산당은 런즈창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고, 723일 당원 자격을 박탈했다. 그리고 그는 18년 징역형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법원은 언제 재판을 열었는지 발표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지지자들의 말을 인용해 911일 재판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재판도 공개하지 않는게 중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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