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선호하는 일본인들, 코로나에 비현금 결제로
현금 선호하는 일본인들, 코로나에 비현금 결제로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0.0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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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새 풍조 “현금 손으로 만지고 싶지 않다”…정부 정책도 일조

 

일본을 여행할 때 점원들이 동전 세는 접시를 앞에 두고 있는 것을 종종 본다. 일본사람들은 현금을 좋아하고, 물건을 사면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수북하게 받기 일쑤다. 2018년 한 통계에서 일본의 비현금 결제비율이 18.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0% 이상을 현금으로 결제한다는 의미다.

그러던 일본이 올림픽을 앞두고 비현금 결제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했고, 최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 결제가 늘어나면서 현금결제 비중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 일본 산업성
자료: 일본 산업성

 

코트라 도쿄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현금을 손으로 전달하고 싶지 않다는 새로운 수요가 나타나면서, 언택트를 위한 탈현금화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신용카드 회사 JCB20207월 말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편의점 점주, 택시기사 등 과거 현금거래가 많던 업종 종사자 중 60% 이상이 현금을 직접 주고받는 데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일반 소비자들도 약 65% 이상이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해 현금결제 대신 캐시리스(cashless) 결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도 일본 사회의 탈 현금화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을 타고 신용카드를 단말기에 가져다 대면 결제가 되는 비접촉식 신용카드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Visa Worldwide Japan에 따르면, 비접촉식 신용카드의 결제건수는 전년동기비 20203월 약 8, 6월 약 12배로 급격히 증가했다. 비접촉식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도 20206월 누계 2,840만 장이 보급되어 전년동기비 약 1.8배에 달했다. 터치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Suica 등 교통카드와도 유사하지만, 교통카드와 달리 미리 충전할 필요가 없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유통업계 등을 중심으로 언택트와 탈현금화를 연계해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일본우편은 우체국 직원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캐시리스 단말기를 도입했다. 접수창구에 비닐시트를 설치하고, 전국 8,500개 점포에 소형 결제단말기를 구비해 캐시리스 결제 시 결제단말기를 비닐시트 아래로 내밀어 결제를 진행하도록 했다.

규동 전문점인 마츠야는 8월부터 아예 결제단말기를 사용하지 않고, 소비자 본인의 스마트폰만으로 주문을 마칠 수 있는 모바일 오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미리 주문과 결제를 해 두고, 점포에 방문해 음식만 받아갈 수 있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온리테일은 렌탈 스마트폰 레지고를 도입했다. 카메라 기능을 활용해 상품 바코드를 읽은 후, 상품을 쇼핑바구니에 담고 계산은 전용 셀프계산대에서 단시간에 끝낼 수 있다. 렌탈 스마트폰은 다음 사람이 사용하기 전 철저히 소독하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없다. 현재 전국 12개 점포에서 레지고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올해 안에 20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도 신개념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인 파크&를 전국 250개 점포에서 개시했다. 스마트폰 앱에서 주문과 결제를 마친 다음, 자동차를 주차하면 점원이 직접 가져다 준다. 기존 드라이브 스루와 달리, 드라이브 스루 전용선에서 줄을 서거나 차에서 내려 카운터로 받으러 갈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훨씬 간편하다.

 

자료: Global Data
자료: Global Data

 

일본 정부는 비현금결제 비중을 늘리기 위해 201910월부로 소비세를 8%에서 10%2%p 인상하면서 201910월부터 20206월까지 중소·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캐시리스 포인트 환원 정책을 실시했다.

일본 캐시리스 추진 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20205월 기준 일본 소비자의 약 86%가 포인트 환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인트 환원 개시 전과 비교할 때 모든 연령대에서 캐시리스 결제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고, 연령대별로는 20~60대의 약 50% 이상, 10대와 70대의 약 40% 이상이 포인트 환원을 계기로 캐시리스 결제를 시작하거나 결제수단을 늘렸다고 답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206월 기준 캐시리스 가맹점 수는 약 115만 개소로 조사됐다. 201910월부터 20203월까지 캐시리스 결제 금액은 약 72,000억 엔으로, 포인트 환원 대상액은 약 2,980억 엔에 달한다. 포인트 환원 기간이 20206월까지인 점을 고려할 때, 포인트 환원 대상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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