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계획 완성 전에 회장에 먼저 오른 정의선
승계계획 완성 전에 회장에 먼저 오른 정의선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10.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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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35%, 기아차 1.74%로 회장 취임…지배구조 확보가 최우선 과제

 

1014일부로 현대자동차그룹을 맡게 된 정의선 회장의 현대자동차 지분은 2.35%에 불과하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과 누이들 지분을 다 합쳐도 7.68%. 기아자동차에서 정의선 회장과 가족 지분은 1.74%에 그친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2019년 보고서 기준)

이런 지분율로 어떻게 한국 2대 재벌그룹의 총수가 되었을까. 그 대답은 간단하다. 계열사들이 서로 투자하며 지분을 보유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은 지주회사도 없다. 그룹의 최대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이며, 계열사 및 비영리법인의 지분이 21.43%로 내부지분 34.24%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신임 회장은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의 총수 취임은 전형적인 한국 재벌의 특성을 보여준다. 계열사의 상호출자를 통해 기업을 지배하는 구조 속에서 창업자 정주영 이래 3대째 기업을 이어온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취임을 만류했는데, 기업 경영상황을 감안해 회장직을 받아들였다는 해석도 있다. 현대자동차가 1대 주주인 한국경제신문은 정의선 회장은 그간 회장 취임을 고사했으나 코로나19 위기 속 현대차의 변화와 혁신을 진두지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결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이번 총수 교체를 두고 지난 7월 대장게실염 등으로 입원한 정 명예회장의 건강 상태도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고도 했다.

 

도하 언론들은 정의선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내용을 싣고 있다. “20년만에 총수 교체라느니, “3세 경영 막 올랐다느니 하며, 긍정기사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에게 발등의 불은 지배구조 안착이다. 2% 남짓한 지분으로 매출 300조원에 근접하는 그룹을 지켜낸다는 것은 위험하다. 부친의 지분 5.33%를 상속받는다고 해도 경영권을 방어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2년전에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를 마련해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시나리오는 정의선이 최대주주(23.29%)인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자동차 1대 주주인 현대모비스(투자부분)를 합병해 정의선의 지배구조를 완성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합병건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임시주주총회가 취소되었다.

따라서 정의선 회장의 취임은 승계시나리오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빠른 시일내에 승계 프로그램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지난해 전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세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첫째는 2018년에 시도된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안을 추진하되, 보완하는 방안이다. 모비스에서 분할되는 두 법인 모두를 상장하고, 모비스 사업부분의 분할비율을 과거보다 상향조정해 주주권 훼손을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의선이 현대모비스의 계열사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이다.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의 계열사 지분 23.7%를 취득하는데 비용은 5,5,000억 가량 소요되는데, 보유중인 상장 계열사 지분을 모두 팔면 3조원에 이른다. (20199월 기준) 따라서 모자라는 돈 25,000억원을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이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정의선 회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서림개발이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소재 토지 40만평에 대한 자산가치가 어떻게 되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것이다.

셋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나리오를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다. 두 시나리오를 적절히 믹스해 최적의 지분확대 방안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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