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대통령, 투표부정 책임지고 사퇴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투표부정 책임지고 사퇴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0.1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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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사태 막기 위해 하야”…15년 사이에 세 번째 정치소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소론바이 제엔베코프(Sooronbay Jeenbekov) 대통령이 1015일 최근 총선투표 부정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러시아의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엡사이트에 올린 성명서에서 나는 권력에 연연하지 않는다. 나는 키르키스스탄 역사에 국민들에게 피를 흘르게 한 대통령으로 물러나길 원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나는 하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키르기스스탄의 위치 /위키피디아
키르기스스탄의 위치 /위키피디아

 

키르기스스탄은 파미르 고원에 있는 산악국가다. 중국과 카자흐사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면적은 199,951로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 크기와 비슷하고 인구는 650명쯤 된다. 1991년에 옛 소련에서 독립했다.

 

물러난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대통령(왼쪽)과 신임 사디르 좌파로프 총리 /위키피디아
물러난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대통령(왼쪽)과 신임 사디르 좌파로프 총리 /위키피디아

 

키르키스스탄 사태는 지난 105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치러진 총선 선거를 무효화한다고 발표하면서 비롯되었다. 선관위는 투표과정과 선거운동 기간에 대규모 선거법 위반이 있었다며, 11명 전원 일치로 총선 무효화를 결정했다.

104일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과 친정부 성향 정당들이 90%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했다는 잠정 개표 결과가 발표되었고, 이에 수도 비슈케크에서 대규모 저항 시위가 벌어졌다. 야당 지도자들은 현재 의회가 새 정부를 구성하고 총선을 다시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시위대는 교도소로 달려가 수감된 야권 정치인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과 사디르 좌파로프를 석방시켰다.

대혼돈이 일어난 가운데 106일 쿠바트벡 보로노프 총리가 사임했고, 의회는 임시회의를 개최해 보로노프의 총리사임을 수리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나가 행방을 감췄다. 대통령은 피신한 상태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부에 군대 투입을 명령했다.

하지만 권력은 이미 야당에게로 넘어갔다. 야당은 사디르 좌파로프(Sadyr Japarov)를 총리로 합의하고 1014일 의회에서 표결로 선출되었다. 남은 것은 퇴진밖에 없었다. 제엔베코프 대통령의 사임으로 열흘간 진행되었던 정국 혼란은 수습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키르기스스탄은 1991년 독립 이후 2005년과 2010년에 혁명이 발생해 권력이 붕괴되는 소동을 겪었다. 이번에 15년 사이에 세 번째 변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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