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 은신하던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인기
임꺽정 은신하던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인기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1.0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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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이래 지정학적 요새지역…운계폭포에 범륜사 어우려져

 

감악산(紺岳山)은 경기도 파주시와 양주시, 연천군 사이에 있는 해발 674m의 산이다. 예부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흘러나온다 하여 감악(紺岳), 즉 감색바위라고 불렀다고 한다.

주변에 넓은 평야지대가 있고, 지리적으로 서울~평양의 길목에 있어 삼국시대 이래 전략적 요충지였다. 신라는 고구려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해 칠중성(七重城)을 쌓았고, 삼국통일 시기에 당나라 장수 설인귀(薛仁貴)가 말을 타고 도망간 곳이 감악산 자락의 설마치(雪馬峙)였다. 한국전쟁 때 밀려오는 중공군을 저지하기 위해 영국군 부대가 전투를 벌인 설마리 전적비가 이 곳에 있다.

 

감악산 전경 /박차영
감악산 전경 /박차영

 

단풍의 계절에 감악산이 북적이고 있다. 서울에서 자유로를 타고 한 시간이면 도착할수 있는 지근거리인데다 최근에 출렁다리가 만들어져 가족여행을 다녀오기에 좋은 곳이다.

휴전선에 인접해 있어 오랫동안 입산금지구역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감악산 등산로 /박차영
감악산 등산로 /박차영

 

감악산은 조선 명종기에 임꺽정이 활약하던 곳으로 유명하다. 양주(楊州)의 백정(白丁) 출신의 임꺽정(林巨正)은 신분에 대한 불만을 품고 도둑질을 일삼았다. 임꺽정은 황해도와 경기도, 강원도 일대의 관아를 습격하고 창고에서 곡식을 털어 빈민들에게 나눠주는 의적 행각을 벌였다. 성호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홍길동, 장길산과 함께 조선의 대표적 도둑으로 꼽았다. 강원도 철원의 고석정에도 임꺽정의 설화가 등장한다. 조선 조정은 임꺽정 일당을 소탕하기 위해 경기 강원 평안 함경 황해도의 5도 군졸을 동원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 기세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감악산 출렁다리 /박차영
감악산 출렁다리 /박차영

 

감악산은 임꺽정의 주무대가 될 정도로 산세가 험하다. 산 중턱에 임꺽정 일당이 관군을 피해 숨어 있었다는 임꺽정 굴이 있고, 그곳으로 가는 등산로를 임꺽정길, 산봉우리를 임꺽정봉이라고 했다. 우리는 오후에 도착해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맑은 날에는 감악산 정상에서 개성의 송악산이 보인다고 한다.

 

범륜사 대웅전 /박차영
범륜사 대웅전 /박차영

 

산 중턱에 범륜사(梵輪寺)가 있다. 감악산에는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등의 4개 사찰이 있었다는데 모두 소실되었고, 현재는 1970년 옛 운계사 터에 재창건한 범륜사만 남아 있다.

범륜사는 태고종 소속이다. 창건시기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1481(성종 12)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는 이 절의 존재가 기록되어 있으나,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현재 있는 건물은 대웅전과 강원, 요사채 등이고 요사채 옆에는 조선 후기의 기와 조각이 쌓여 있다. 조선시대의 탑재들을 조립하여 근래에 조성한 삼층석탑이 있다.

범륜사에는 백옥석 관음상이 세워져 있는대 1995년 중국 하북성 아미산에서 만들어 운송했다고 한다. 높이 7m, 좌대는 4m라고 설명서에 쓰여 있다. 12지신상이 독특하다.

 

범륜사 관음상 /박차영
범륜사 관음상 /박차영

 

범륜사로 오르는 길에 운계폭포가 나온다. 높이 20m 남짓한데, 가물어 물이 조금밖에 흐르지 않았다. 지난 여름 그 많던 홍수는 어디로 가고 폭포에는 강아지 오줌만한 물만 쫄쫄 내려왔다. 겨울에는 빙벽 훈련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운계폭포 /박차영
운계폭포 /박차영

 

파주시는 감악산 둘레길에 인공다리, 즉 출렁다리를 놓았다. 도로로 인해 잘려져 나간 설마리 골짜기를 연결한 다리인데, 길이는 150m 정도다. 주탑이 없이 만든(무주탑) 현수교다.

 

범륜사 12지신상 /박차영
범륜사 12지신상 /박차영

 

우리는 범륜사에서 조금 더가 전망대까지 갔다가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모습을 보며 내려왔다.

 

운계폭포 /파주시
운계폭포 /파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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