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식 느낀 샤이 트럼프, 어떻게 돌변할까
위기의식 느낀 샤이 트럼프, 어떻게 돌변할까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1.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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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어 이번에도 세력 표출…인종주의, 폭력화 경향에 우려

 

샤이 트럼프(shy Trump)란 말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부터 사용하던 용어다. 일반적인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리턴 후보가 앞섰으나, 막상 투표함의 두껑을 여니 숨어 있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자가 표로 나타나 트럼프가 승리했다. 조지아주의 트라팔가 그룹(Trafalgar Group)이라는 여론조사기관이 "shy, pro-Trump" 투표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샤이 트럼프란 말이 새로운 용어로 고착되었다고 한다.

이번 2020년 미국 대선에서도 샤이 트럼프의 위력은 나타났다. 그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막판 뒤집기에 나섰다. 선거 전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조 바이든 후보에 비해 10% 이상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종 선거에서 의외로 트럼프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것도 샤이 트럼프 투표의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영어로 shy수줍음을 많이 탄다는 형용사다.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지 않고 마음 속에 두었다가 투표에서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에 이 단어는 적절한 정치용어로 사용되었다. 심리학에서 샤이(shy)한 사람은 폭력적(violent)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범죄자들 가운데 평소에 의견을 제시하기를 꺼려하다가 분노를 느낄 때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샤이 트럼프 세력은 노골적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선거 직전에 그들은 자동차에 성조기를 달고 미국 주요 도시를 휘젖고 다녔다. 때로는 위협적인 표현과 언동을 과시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그것이 표로 표출되었다. 개표 초기에 트럼프가 예상 외로 선전한 것이 그들의 막판 세 과시의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Donald J. Trump for President’ 사이트 캡쳐
사진=‘Donald J. Trump for President’ 사이트 캡쳐

 

샤이 트럼프 세력의 중심은 백인인종주의라는데 이견이 없다. 미국 인구 가운데 백인 비율은 2019년 인구센서스에서 76.3%에 이른다.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민권운동이 격화되면서 백인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미국 인구 비율에 흑인의 비율은 13.43%, 히스패닉(18.5%)에 비해 밀리고 있다. 지난 대선 이후 흑백 나아가 백인과 비백인의 대결이 고착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선거 개표가 진행되면서 바이든의 우세가 굳혀지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가 폭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흘러나온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4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개표소에 진입해 투표 중단을 외쳤다. 소수인종 세력도 폭력화하고 있다.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칼부림을 당하는 일도 생겨났다.

 

개표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조 바이든의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샤이 트럼프는 샤이하게 남아 있을 것인가. 미국 주요도시에선 선거를 앞두고 상가 유리창에 합판으로 가림막을 쳐 놓은 모습이 TV 화면에 자주 등장했다.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폭력 시위를 우려해 상인들이 제 상가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다.

바이든이 승리를 굳혀 가고 있다. 관심은 샤이 트럼프 세력(shy Trumpers)이 자신들의 실망을 어떤 행동으로 나타날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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