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드론에 아르메니아 완패
아제르바이잔 드론에 아르메니아 완패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1.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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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터키와 이스라엘에서 구입…국방비와 사기에서도 우세

 

카프카스 산맥의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1110일 한달 보름간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전쟁은 아제르바이잔의 완승으로 끝났다.

두 나라는 28년전인 1992년에 전쟁을 벌였는데 그때엔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을 제압하고 아제르바이잔 영토내에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라는 괴뢰국을 수립했다. 당시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에 비해 인구가 3배나 많고 석유자원도 보유했으나 6년간에 걸친 전쟁에서 25,000~3만명의 병력이 사망했다. 이에 비해 아르메니아측의 전사자는 4,592명에 불과했다.

그러던 전력이 30년도 되지 않아 역전되었다. 이번엔 아제르바이잔이 선제공격한 것으로 관측되는데, 한달 보름간의 전투에서 아르메니아군은 괴멸되다시피 했다.

 

전쟁 승리를 축하하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의 행렬 /위키피디아
전쟁 승리를 축하하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의 행렬 /위키피디아

 

외신들이 전하는 전황을 분석하면, 927일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아제르바이잔 군이 아르메니아군을 압도하면서 국경내로 빠르게 진입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드론, 대공화기 등에서 초현대식 무기를 갖췄고, 나고르노-카라바흐 수도만 남긴채 거의 전역을 점령했다. 아르메니아측은 서둘러 러시아에 중재를 요청해 휴전에 이르게 되었다.

아르메니아는 굴욕적인 휴전협정을 받아들였다. 협정에 따라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주요영토를 아제르바이잔에게 12월 중으로 돌려주고, 분리된 영토를 연결하는 라친 회랑(Lachin corridor)에 평화유지군으로 러시아군이 주둔하도록 했다.

 

터키군이 보유한 무인폭격기 Bayraktar TB2(위)와 IAI Harop(아래) /위키피디아
터키군이 보유한 무인폭격기 Bayraktar TB2(위)와 IAI Harop(아래) /위키피디아

 

그러면 왜 4반세기만에 두 나라의 전세가 뒤바뀌었을까. 아제르바이잔 승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드론이었다고 서양 언론들은 분석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주로 터키에서 드론을 구입했다. 아제르바이잔과 터키는 같은 투르크족이고, 이슬람 교도로 구성되어 있다. 터키는 공개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을 지지했다.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산 Bayraktar TB2 기종의 공격용 드론과 센서를 다량 구매했고, 터키에서 생산된 IAI Harop 기종의 자살폭파용 드론도 보유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또 이스라엘에서도 전투용 드론을 구매했다고 외산들은 전했다.

그동안 드론의 전쟁 활용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주장이 있었다. 드론은 전투의 보조용일뿐, 주력화기로 사용할수 없다는 게 군사전략가들의 평가였다. 하지만 이번 전쟁에서 드론이 주무대로 활용되면서 아제르바이잔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평가된다.

중앙아시아 전략을 평가하는 뉴욕의 유라시아넷(eurasianet)에 따르면, 아르메니아는 드론무기를 보유하지 않았고, 방공체계도 갖추지 못했다. 이에 비해 아제르바이잔의 드론은 아르메니아의 장갑차와 주요 시설을 정확하게 폭격해 무력화했다.

앞서의 전투에서 아제르바이잔은 드론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아제르바이잔의 드론 능력이 커진 것은 터키군의 드론 기술자들이 아제르바이잔 군에게 운용기술을 전수하면서부터였다. 아제르바이잔의 드론 운용기술은 질적으로 전환되었고 이번 전쟁에서 십분 활용되었다고 한다.

 

평화협정에 따라 아제르바이잔에게 양도할 지역 /위키피디아
평화협정에 따라 아제르바이잔에게 양도할 지역 /위키피디아

 

또다른 이유는 아제르바이잔이 과거의 패전을 설욕하기 위해 20여년간 군비를 대규모로 확충했다. 아제르바이잔의 국방예산은 아르메니아보다 많았으며, 러시아와 터키에서 최신 무기를 구입했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대공미사일과 전자장비를 수입했다. 탱크와 개인화기, 장갑차에서도 아르메니아를 앞질렀다.

외교적 측면에서도 아르제바이잔은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아제르바이잔은 종족과 종교가 같은 터키의 지원을 구하고 러시아와도 무기 구매를 통해 지지를 요청했다.

외신들의 평가에 따르면 군의 사기도 아제르바이잔 쪽이 높았다고 한다. 아제르바이잔 군은 잃었던 영토를 찾아야 한다는 의욕에 차있었고, 국민적 지지도 뜨거웠다. 전투가 시작되면서 아제르바이잔은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갔다. 공중에서 날아오는 드론은 아르메니아군을 무력화시켰다.

 

휴전협정에 서명한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쉬냔 총리는 "전투가 지속되었으면,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수도) 스테파나케르트와 마르투니·아스케란 등 도시도 함락되었고, 우리 군인 수천 명이 포위돼 붕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붕괴 직전의 아르메니아군을 구해내면서 중재자로서의 위상을 부각시킨 것이다.

승자는 아제르바이잔과 동족국가인 터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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