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손 들어 줬나
정부,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손 들어 줬나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11.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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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에 8천억원 투입…항공사 메가딜 추진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이 2위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추진한다. 이 메가딜의 배경에는 정부가 있다. 산업은행이 나서서 부실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떠넘겨 살려보라고 한 것이다. 산업은행이 들이는 돈은 8,000억원이다. 현대산업개발에 아시아나 인수를 맡겨놓았더니 지지부진하고, 차제에 동종업종끼리 묶어 국적항공사를 키우자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1116일자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투자계약을 대한항공 모기업인 한진칼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지원하는 돈은 총 8,000억원으로, 이중 5,000억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3,000억원은 대한항공 주식을 담보로 한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한진칼은 산업은행에서 받은 8,000억원을 대한항공에 빌려준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25,000억원을 조달한다.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데, 몫은 7,317억원으로 대한항공 지분의 29.2%를 갖게 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대금으로 아시아나 항공에 18,000억원을 투입한다. 이중 1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5,000억원을 인수해 지분 63.9%1대주주가 된다. 대한항공은 3,000억원으로 아시아나의 영구채 3,000억원을 인수한다.

이 모든 절차가 2021630일까지 마무리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와 동시에 두 회사의 자회사인 LCC(저비용항공사)의 통합도 추진된다. 진에어, 어어부산, 에어서울도 단계적으로 통합된다.

 

자료: 산업은행
자료: 산업은행

 

산업은행은 양대 항공사 통합 추진 배경으로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 심화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으로,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국적항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타업종에 아시아나를 넘기기보다는 동종업종에 넘겨 국적항공사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2019년 여객 및 화물 운송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이 19, 아시아나항공이 29위인데, 두 항공사 운송량을 단순합산할 경우 합병회사는 세계 7위권으로 상승하게 된다.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는 있다.

우선 인천공항 Slot(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공동운항을 확대하고, 신규노선을 개발하며, 해외 환승수요를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다.

규모의 경제도 예상된다. 노선 운영 합리화, 운영비용 절감, 이자비용 축소 등 통합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발표에 사모펀드 KCGI가 반대 견해를 폈다. 이 사모펀드는 한진그룹 경영권분쟁에서 조현태 회장의 반대 편인 조현이 주주를 지지했었다. KCGL조원태 회장의 사재출연이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방어하고 아시아나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KCGL은 산은이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들어가 펀드의 지분율이 낮아진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와관련, 선업은행측은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이 국내 항공산업의 구조 개편 및 경쟁력 강화라는 계약 취지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 관련 종사자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고려할 때 통합 절차대로 진행하는 데 장애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코로나 상황과 항공업계 경영난을 이유로 조원태 회장에게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한편 한진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경영진이) 제대로 경영을 안 하면 쫓겨나도록 산은이 굉장한 견제장치를 뒀다“(한진그룹) 경영진도 많은 걸 내려놨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경영진이) 그동안 잘 대처해왔고, 앞으로도 잘 대처할 것으로 믿지만 산은이 잘못 가지 않도록 견제장치도 탄탄하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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