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대모산성 성곽 드러났다, 집수지도 확인
양주 대모산성 성곽 드러났다, 집수지도 확인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11.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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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매초성 비정…양주시, 종합정비계획 만들어 유적지로 전환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방성리에 있는 대모산성(大母山城)은 분지 중앙에 솟아 있는 해발 213m의 얕은 구릉에 축조된 성이다. 성벽은 정상부에서 급경사 면이 시작되는 부분을 따라 축조되었으며, 내부에는 비교적 넓은 평지가 조성되어 공간을 활용하기가 편리하다.

 

대모산성 전경 /문화재청
대모산성 전경 /문화재청

 

대모산성은 삼국사기와 세종실록의 기사를 근거로 고구려의 매초성(買肖城)으로 비정되기도 한다. 신증여지승람과 만기요람, 경기지, 경기읍지, 여도비지, 대동지지 등에서 양주 대모성산(大母城山), 대모산성(大母山城)의 기록이 확인된다.

임진강과 한강 유역을 연결하는 길목에 자리한 대모산성은 주변의 산성 중 주 교통로에 위치하여 단지 방어만을 목적으로 축조된 것이 아니라, 행정치소로서의 역할을 담당한 복합적 기능의 유적으로, 양주지역의 전술적 요충지 또는 치소로서 활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장방형으로 가공한 화성암계 변성암으로 높이 약 7.5m 내외의 외벽을 쌓아 올린 다음 그 외부에 삼각형 모양의 단면형태를 띤 45m 높이의 보축을 덧대어 축조한 우수한 축성술과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는 현문식(懸門式) 성문구조, 축조 당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는 성벽를 갖추고 있다.

현재 사적 526호로 지정되어 있다.

 

동성벽 구간 보축성벽 /문화재청
동성벽 구간 보축성벽 /문화재청

 

이번에 ()기호문화재연구원이 양주 대모산성을 발굴조사했는데, 고대산성의 성벽 축조방식과 집수지(集水池)가 확인되었다.

이번 10차 발굴조사에서 대모산성 문지 중 동문지와 서문지 주변 성벽 2개 구간(동성벽서성벽)과 집수지 시설이 확인되었다. 성벽은 석축된 내외벽과 그 사이에 채워진 뒤채움 돌이 체성벽(體城壁)을 이루며, 외벽은 장방형(직사각형)과 방형(정사각형)의 면석을 이용하여 ()’자 형태의 바른층 쌓기, 내벽은 허튼층 쌓기를 이용하여 축조되었다.

 

서성벽 구간 외벽 전경 /문화재청
서성벽 구간 외벽 전경 /문화재청

 

외벽에서는 단면형태가 직각 삼각형에 가깝게 덧붙여 쌓은 보축성벽(補築城壁)이 확인되었고, 보축성벽은 장방형의 정다듬 석재를 바른층으로 쌓아 축조했다. 동성벽 구간의 보축성벽은 보축에 사용된 면석이 서로 맞물리도록 비스듬하게 쌓아 올린 형태이나, 서성벽 구간의 보축성벽은 하단부에서부터 약 4~10정도로 퇴물림 쌓기한 양상으로 구간에 따라 축조수법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동성벽은 높이 약 9.7m, 보축성벽 최대 50단이 남아있으며, 서성벽의 경우 높이 약 7.6m, 보축성벽 최대 40단이 남아있다.

 

동성벽의 외벽에는 남-북 방향으로 약 5m, -서 방향으로 약 11m 가량 돌출된 형태의 치()가 시설된 점이 특징이며, 치와 910차 발굴조사의 보축성벽에 사용된 석재의 형태와 가공방식, 축조수법 등의 비교를 통해 성벽의 보수와 개축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집수지 전경 /문화재청
집수지 전경 /문화재청

 

집수지는 서성벽 구간과 함께 성 내부에서 가장 저지대(해발 180m)에 해당하는 서문지 주변 평탄지에 자리하고 있다. 집수지가 조성된 위치는 지하수와 빗물(雨水)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곳이며, 이와 같은 축조 위치 선택은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1차적 목적 외에 홍수 발생 시 수압과 토압이 직접적으로 성벽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결과로 보인다. 2019년에 진행된 9차 발굴조사에서는 집수지가 12~13m 규모의 보호석축(수원보호시설), 5~6m 규모의 선축 집수지, 2.7~3.3m 규모의 후축 집수지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

집수지의 북동쪽에는 지름 1.3m, 깊이 1.5m의 소형 우물이 확인되었다. 현재까지도 우물이 노출된 면까지 지하수가 차오르는 상황이며, 우물은 집수지와 관련된 시설로 추정된다.

 

집수지 내부 목재 /문화재청
집수지 내부 목재 /문화재청

 

한편, 선축 집수지와 보호석축 사이에서 확인된 석재와 20199차 발굴조사 과정 중 우물 상부에 놓인 석재에서는 홈구멍이 관찰되었다. 이는 9차 발굴조사 1호 원형수혈유구 내부에서 출토된 가면 용도의 얼굴모양 토제품, 19812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청동마, 토제마와 함께 산성 내 제의행위의 결과물로 추정된다.

출토유물은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토기 완, 토기 뚜껑, 호형(壺形) 토기 등의 토기류, 줄무늬(선문, 線紋격자문 평기와, ‘德部舍(덕부사)’, ‘富部(부부)’명이 새겨진 명문기와 등의 기와류, 화살촉(철촉), 철준(鐵鐏), 차축할(車軸轄) 등의 철기류가 확인되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례가 드문 평면형태 사각형, 단면형태 계단식의 집수지가 확인되어 특징적이며, 집수지의 보수와 개축 흔적도 발견되어 주목된다. 또한, 제한적인 범위의 조사 성과로서 고대 석축산성의 구조와 축조수법을 부분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종합정비에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주 대모산성은 대모산 정상부에 축성된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성의 규모는 둘레 726m, 내부 면적 57,742이다. 대모산성과 성의 북동쪽에 자리한 불곡산 사이에는 고대 교통로(장단도로)가 위치하며, 대모산성은 한강과 임진강유역 진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로 파악된다.

또 양주 대모산성은 연천 대전리산성과 함께 나당전쟁(羅唐戰爭)의 중요 격전지인 매소성(買肖城)으로 비정(比定)될 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이다.

1980년부터 1998년까지 7차례 이루어진 발굴조사로 635점의 금속유물이 출토되었는데, 최고 관리 계층이 소유할 수 있었던 청동 팔찌, 청동 도장 등과 각종 농구류, 공구류 등이 발굴되었다.

 

양주시는 대모산성에 대한 유적의 경관 측면과 접근성을 개선해 시민이 쉽게 탐방할 수 있는 유적지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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