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업률 50년만에 최저 3.6%…트럼프 재선에 청신호
미국 실업률 50년만에 최저 3.6%…트럼프 재선에 청신호
  • 김현민기자
  • 승인 2019.05.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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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주의’ 결과…미국 경제 호조가 반드시 신흥국에 도움되지 않는다

 

연초에 미국 경제의 상승세가 꺾이고, 중국 경제가 기우뚱거리면서 세계 경제에 불황(recession)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듯했다. 뉴욕 월가를 비롯해 우리 여의도에서도 ‘R의 공포라는 말이 흘러다녔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발표되는 거시경제 수치는 이런 공포를 말끔히 지워버린다.

현지시간 2일 미국 노동부는 4월 미국의 실업률이 3.6%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969123.5% 이후 5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3.8%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지금 미국 경제가 2차 대전 이후 초유의 호황에 버금가는 호경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자리도 크게 늘었다. 4월에 농업을 제외한 일자리는 263,000개 증가했다. 월가에서 전망한 19만개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새로 늘어난 일자리도 양질의 일자리다. 일자리가 새로 생긴 분얀느 전문직과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 76,000, 건설 33,000, 헬스케어 27,000, 금융 12,000, 제조업 4,000개 등이고, 소매 부문에서 12,000개 줄었다. 제조업과 금융, 서비스 분야가 번창하고, 복지분야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낮은 실업률은 임금 상승도 수반한다. 4월 미국 노동자의 평균 급여는 1년전에 비해 3.4% 올랐다. 임금상승이 3% 유지한 것은 9개월째다. 2009년 이후 보지 못한 일이다. 인플레이션이 약해지고 구매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미국 거시통계들은 미국 경제의 자신감을 반영한다. 미국 블루칩 지수의 대명사 다우존스 지수는 사상 최고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1분기 GDP 성장률은 3.2%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넘어섰다.

 

자료: 백악관 블로그
자료: 백악관 블로그

 

이처럼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취임이래 2년 동안 해외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외국기업들에게 미국 투자를 유치했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고 으름장 놓으면서 불법 취업 외국인을 쫓아내 미국인들의 고용을 늘렸다. 유럽 국가들이 지구온난화를 이유로 배기가스 배출을 규제하자고 했을 때, 트럼프는 중국이 해야 할 일이지 미국이 왜 중국에 지원금을 줘가며 미국 석탄산업을 폐쇄하느냐고 항의했다.

트럼프를 그렇게도 싫어하던 미국 언론들도 이런 기이한 현상을 마지 못해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경제 호조가 2020년 트럼프의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 미국 노동부 홈페이지
자료: 미국 노동부 홈페이지

 

트럼프 행정부는 노골적으로 연준(Fed)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적어도 내년 재선까지는 경제 호황을 이끌어야 한다는 정치적 계산인 것 같다.

그렇다고 Fed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Fed의 발을 묶어두자는 게 트럼프의 목적이 아닐까 싶다.

미국 금리가 현재대로 간다고 해도 달러화는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는 글로벌 유동성을 움직이게 한다.

한국 경제는 미국과 정반대 현상에 처해 있다.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고, 고용시장도 정부의 인위적인 재정정책이 없다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화 가치는 상대국과의 경제력 차이에서 발생한다. 정확하게는 미국 경제와의 비교에서 결정된다. 미국 경제가 힘차게 뻣어나가는 반면에 우리경제가 죽을 쑤고 있기 때문에 원화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1997년에도 일어났다. 그때 미국 경제는 10년 장기호황이 지속되고 있었고, 달러는 강세를 지속했다. 아시아에 투자된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으로 흘러들어갔다. 약한 고리에서 위기가 발생했다. 태국에서 먼저 터졌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홍콩을 거쳐 한국으로 북상했다. 미국 경제 호조가 신흥시장에 반드시 호조건을 형성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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