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에만 전해오던 울릉도 강치, 과학으로 확인
문헌에만 전해오던 울릉도 강치, 과학으로 확인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11.30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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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울릉도 발견 동물뼈 DNA 조사…“독도 강치와 99.39% 일치”

 

삼국지동이전에 예국(濊國) 바다에는 반어피(班魚皮)가 있어 한나라 환제(桓帝) 때 이를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예국은 강원도 동해안 강릉일대의 고대 부족국가이며, 반어피는 바다사자 가죽이다. 그렇다면 독도 강치로 불리는 바다사자가 고대에는 강원도 해변에서도 서식했다는 얘기다.

신라는 당()나라에 우산국의 특산품인 해표피를 조공품으로 보냈다. 우산국을 복속시킨 이후 신라는 울릉도 특산물을 구해 중국 황제에게 바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정조 때 강원도 관찰사 심진현의 장계에서 월송 만호 한창국이 울릉도의 산물인 가지어피(可支魚皮) 2, 황죽 3개 등의 토산물을 가져오고, 지도 한 장을 그려왔다고 보고했다. 가지어에 대해 조선 후기의 학자 이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동해 가운데 있는 울릉도에는 산물로 가지어가 있다고 소개하고, “바위틈에 서식하며 비늘은 없고 꼬리가 있다. 몸은 물고기와 같고 다리가 넷이 있는데, 뒷다리는 아주 짧으며, 육지에서는 빨리 달리지 못하나 물에서 나는 듯이 빠르고 소리는 어린 아이와 같으며, 그 기름은 등불에 사용한다고 기록했다.

역사 문헌 속에는 울릉도에도 바다사자(강치)가 살았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가지어는 강치라고도 하며, 흔히 물개 또는 바다사자, 바다표범(海豹)이라고 말한다.

 

강치 /해양수산부
강치 /해양수산부

 

그동안 문헌으로만 전해오는 울릉도 강치의 존재가 과학에 의해 확인되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울릉도 가재굴에서 발견된 둥굴뼈 일부를 부경대학교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국제유전자정보은행(GenBank, NCBI)에 지난 2007년 등록되어 있던 바다사자(Zalophus japonicus) 유전자(D-loop 영역) 데이터베이스와 최대 99.39%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독도에서 서식하다 멸종된 강치가 울릉도에서도 서식하였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는 독도에서 바다사자 뼈로 추정되는 동물뼈 5점을 채취하고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2019년에 독도 바다사자 강치의 뼈인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

이어 20209월 해양환경공단과 부산대학교는 환동해 기각류 서식실태조사를 수행하면서 과거 바다사자가 서식했다고 알려진 울릉도 가재굴에서 바다사자 뼈로 추정되는 동물뼈를 20점 이상 발굴했다.

이중 일부가 부경대에서 실시한 염기서열 분석에서 바다사자 D-loop 영역 데이터베이스와 97.56 ~99.39%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재굴에서 발견된 동물뼈 /해양수산부
가재굴에서 발견된 동물뼈 /해양수산부

 

독도 바다사자는 강치라고도 하는데, 학명은 ‘Zalophus japonicus’. 수컷 성체는 2.3~2.5m에 이르고, 암컷은 1.6m. 수컷의 무게는 450~560km에 이른다. 우리나라 동해안과 러시아 사할린, 일본 연안 등 북태평양 연안에 서식했다.

강치는 몸이 가늘고 긴 방추형, 원추형의 가늘고 짧은 귀와 꼬리를 가지고 있다. 몸의 피부색은 변이가 심하며, 어린개체는 암컷의 경우 회갈색으로 등 중앙이 암회색이며, 수컷은 노란색을 띈 갈색을 띠었다.

일부다처제로 5~8월에 번식하며 바다사자는 주로 모래 연안에서 번식하나 독도의 경우 암초 위에서 번식했다. 다양한 어류와 오징어류를 먹이로 삼았다.

독도의 바다사자는 항상 독도 주변 해역에 서식해 장거리 회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치는 일본에 의해 1903년부터 1941년까지 독도에서 남획되었고, 1904년 한해 동안에 약 3,200마리가 일본에 의해 남획되었다.

1976년까지도 독도에서 발견되었다고 보고되었으나, 이후에는 서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는 1996년부터 절멸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울릉도 가재굴 /해양수산부
울릉도 가재굴 /해양수산부

 

이재영 해양생태과장은 울릉도에 독도 바다사자가 서식했다는 사실은 그간 문헌상으로만 기록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앞으로 관련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바다사자 복원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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