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풍납토성 축조의 비밀은 나무기둥이었다
거대한 풍납토성 축조의 비밀은 나무기둥이었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12.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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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토루마다 나무기둥 박고 그 위에 성토작업…증축 증거 확인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은 폭 40~50m, 높이 11m, 둘레 4km 이상 되는 대규모 토성으로, 한성백제의 왕도였다. 이 대형토성은 3~5세기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백제인들이 어떻게 이 거대한 토성을 축성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남아 있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풍납토성 서쪽 성벽 구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해 그 비결을 찾아냈다. 그 비결은 나무기둥이었다. 나무기둥을 촘촘히 쌓고 그 위해 흙을 부어 다졌던 것이다.

 

2~3토루 사이에 확인된 부석시설 및 목재와 나뭇입층 /문화재청
2~3토루 사이에 확인된 부석시설 및 목재와 나뭇입층 /문화재청

 

이번 발굴조서에서 토루별로 성벽을 쌓아 올리기 위해 시설한 나무기둥이 발견되었다. 풍납토성 서성벽에서 확인된 나무기둥은 성벽 축조 방법과 공정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나무기둥을 토루(土壘) 하단부터 켜켜이 박아 흙을 쌓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1토루 내에서는 나무기둥을 88~162cm 간격으로 박고 그 위에 흙을 성토했다. 나무기둥은 총 6단이 확인되었다.

1토루뿐만 아니라 2토루와 3토루 내에서도 토성을 쌓아 올리기 위한 나무기둥이 시설되었다.

특히 2토루와 3토루 경계에는 성벽 경사방향과 상이한 역경사 방향의 나무기둥과 기둥을 받치기 위한 석재가 박혀 있었다. 역경사의 나무기둥은 풍납토성 성벽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성벽을 쌓아 올리기 위한 공법 혹은 성벽 시설물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2토루 내 역경사 나무기둥 /문화재청
2토루 내 역경사 나무기둥 /문화재청

 

풍납토성은 중심골조에 해당하는 1토루를 쌓아올린 후 수차례 토루를 덧대어 2토루와 3토루를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축조했다. 성벽을 쌓아 올릴 때 흙을 켜켜이 다져 쌓아 올리는 판축(版築)기법과 서로 다른 흙을 교차로 쌓아올리는 성토(盛土)기법도 동시에 나타났다.

 

또 처음 성벽을 축조한 이후 증축한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었다. 초축면(12토루)과 증축면(3토루) 사이에서 발견된 부석(敷石) 시설이 그 증거다. 초축면인 12토루 축조 이후 성 안쪽 벽을 보강하기 위한 부석시설을 하고 성벽을 일정기간 사용했다. 그 이후 바닥과 둘레에 돌을 한두겹 깔아 증축에 들어갔다. 3토루는 이러한 부석시설 위에 쌓아 올렸다. 이번에 발견된 부석시설은 그 흔적을 보여주었다.

 

발굴조사 현장(근경) /문화재청
발굴조사 현장(근경) /문화재청

 

풍납토성은 토성으로 몇 차례의 증축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2011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굴 조사한 이래 풍납토성이 수찰예 증축되었다는 가설이 있었지만, 증축에 대한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이번에 그 증거를 찾아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풍납토성 축조에 사용된 나무기둥의 발견으로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풍납토성의 축조방식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2017년부터 풍납토성 서성벽 구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당시 서남벽의 일부 구간만이 지표상에 드러나 있었고,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실시했던 삼표사옥 신축예정부지 조사를 통해 기초 흔적 정도만 확인되었던 곳이다. 2017년부터 실시한 발굴조사로 서성벽의 진행방향, 규모, 구조와 함께 서문지가 확인된 바 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2021년에 정밀조사를 실시해 풍납토성의 축조방식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전체적인 실체를 밝힐 예정이다.

사적 제11호로 지정된 풍납토성의 발굴 성과는 121일 오후 2시에 문화재청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다.

 

풍납토성 서성벽 발굴조사 현장 /문화재청
풍납토성 서성벽 발굴조사 현장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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