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동산은 어디쯤 있었을까
에덴 동산은 어디쯤 있었을까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2.0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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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2개 강 위치는 확인 어려워…이라크 남부 또는 터키 지역 추정

 

창세기 2장은 에덴 동산(The Garden of Eden)이다. 하나님은 흙으로 사람을 빚고 코에 바람을 불어넣아 생명을 부여했다. 그리고 나서 에덴 동산을 만들어 그곳에 사람이 살게 했다.

구약성서에 에덴 동산에 관한 위치를 적시하고 있다.

강 하나가 에덴에서 흘러 나와서 동산을 적시고 에덴을 지나서는 네 줄기로 갈라져 네 강을 이루었다. 첫째 강이 비손(Pishon)이고 둘째 강이 기흔(Gihon)인데 구스(Cush) 땅을 돌아 흘렀다. 셋째 강은 유프라테스(uphrates)인데 앗시리아(Assyria)의 동쪽을 흘렀고, 넷째강이 티그리스(Tigris).”

 

이처럼 구약성서는 명확하게 에덴 동산의 위치를 설명했다. 이 네 개 강 가운데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은 확인된다.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은 터키에서 발원해 시리아를 거쳐 이라크 평원을 지나 걸프지역으로 흘러간다. 이 두강의 사이가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 문명이 발달한 지역이다. 그리스어로 메소포타미아는 강 사이의 땅이라는 의미로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사이의 비옥한 초승달지역을 말한다. 구약성경 저술자는 유프라테스가 앗시리아(Assyria) 동쪽을 흐른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 구절이 쓰여진 시기가 아시리아 왕국이 활동하던 BC 2500~609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비손과 기흔이라 불리는 강은 현재 없다. 홍수기에 수시로 강물이 범람하면서 물길을 바꾸고 지금은 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고대에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이 지금보다 습했다. 당시에는 강이었던 것이 지금은 말랐을수도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사이에 우기에 물이 흐르고 건기에 마르는 와디 바틴(Wadi Al-Batin)이 비손과 기흔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바빌론에서 나온 설형문자 점토판의 기록에서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주장도 명확하게 기흔강임을 설명하지 못한다.

기흔강이 돌아 흘렀다는 구스(Cush)는 고대 에티오피아(Kush). 그렇다면 나일강이 기흔강이 되어야 한다. 성경의 설명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구스를 그리스어로 카시(Kashi)로 보면,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살던 고대 종족이다.

 

유프라테스강과 메소포타미아 강 /위키피디아
유프라테스강과 메소포타미아 강 /위키피디아

 

고고학자들은 에덴 동산의 위치가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이 만나는 이라크 남부지역일 가능성 또는 두 강의 상류인 터키 지역일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다. 성경 원문대로 해석하면 에덴동산에서 나와 네 개 강이 갈라진다고 했으니, 강이 합쳐지는 이라크 남부보다 터키 지역이 에덴동산이 위치했을 가능성이 높다. 앗시리아의 위치도 메소포타미아 중부에 있었다.

일부에서는 이란 동북부 타카브(Takab) 지역에 에덴 동산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독일 작가 Lucas Cranach der Ältere가 16세기에 그린 에덴 동산 /위키피디아
독일 작가 Lucas Cranach der Ältere가 16세기에 그린 에덴 동산 /위키피디아

 

에덴 동산에는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열매를 맺는 온갖 나무를 심어 자라게 했다고 성서는 서술했다. 하나님은 에덴 동산에서 남자가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를 돕는 사람, 곧 그에게 알맞은 여자 짝을 만들어 주었다. 여자는 남자의 갈빗대를 뽑아 만들었다고 구약성서는 설명한다. 신화적 발상이다.

 

기상학자들은 메소포타미아 하류지역은 강수량이 너무 적어 비에 의존해 농사를 짓기 불가능한 곳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대 수메르(Sumer)인들은 그곳에 관개시설을 만들어 풍부한 강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었다. 메소포타미이 자역에선 BC 6000년에 대규모 관개농업이 실시되고, 이를 토대로 도시가 생겨났다. 그곳에 수메르인들은 관개사업을 통해 곡물과 견과류, 대추야자등 과실을 풍부하게 생산했고, 그 지역을 낙원으로 만들었다. 구약성서의 작가들이 이런 모습을 그려 넣었던 것 같다.

 

BC 15세기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왕국들 /위키피디아
BC 15세기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왕국들 /위키피디아

 

BC 3400년에 페르시아만 입구에 우루크(Uruk)라는 도시가 건설되었다. 이 곳이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고향 우르(Ur)로 추정된다. 우루크는 성벽 안의 도심이 5를 넘어 당시 세계 최대도시였다. 이 곳에는 방어용 해자, 운하, 항구가 있었고, 중심지엔 높이 치솟은 지구라트(ziggurat) 사원이 있었으며, 인구는 2~3만 정도였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방황하며 선주민들이 건설한 도시를 보며 부러워했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주변인으로 배척당하면서 수메르인들의 문화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에서 이상향을 그렸고, 그 상상의 산물이 에덴 동산이 아닐까.

결국 인간의 그 상상의 낙원에서 쫓겨난다.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이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먹게 된다. 유대인들이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서 겉돌다 수메르인에게 의해 쫓겨나면서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게 아닐까. 자신들의 방랑을 하느님의 계율을 어긴 탓으로 돌리고 종교를 강화하는 이유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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