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와 학, 그리고 바다…海鶴蟠桃圖의 선경
복숭아와 학, 그리고 바다…海鶴蟠桃圖의 선경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12.03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 문화재, 국내서 복원한 후 전시…국립고궁박물관, 12.4.~ 2021.1.10

 

반도(蟠桃)라는 복숭아는 중국 전설의 선녀 서왕모(西王母)가 산다는 바다 위의 곤륜산(崑崙山)에서 자라며 3천년마다 한 번씩 열매를 맺는 장수를 상징하는 열매다. 바다()와 학()도 오래도록 살고 죽지 않는 다는 열가지의 상징, 즉 십장생(十長生)에 속해 있다. 1)

이 세가지 장수의 소재를 그린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124일부터 내년 110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된다.

병풍에 그려진 이 그림은 금박을 사용한 매우 희귀한 작품으로 십장생도다. 크기는 210.0×720.5, 현재 남아있는 해학반도도 병풍 중 가장 큰 규모다.

복숭아와 학, 바다가 어우려진 신비한 선경(仙境)을 표현한 이 그림에는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영원한 삶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해학반도도는 조선 말기에 궁중에서 크게 유행해 왕세자의 혼례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위해 여러 점 제작되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동궁병풍고건기’(東宮屛風庫件記) 등을 통해 왕세자의 혼례를 비롯한 왕실의 여 러 행사와 왕세자의 천연두 완치를 기념하는 병풍으로도 여러 점 만들어졌다.

 

해학반도도 /문화재청
해학반도도 /문화재청

 

이번에 공개하는 해학반도도는 192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데이턴미술관(Dayton Art Institute)에 소장되었다. 미국으로 갈 때에 병풍은 여섯 개의 판 형태로 변형되었다.

이 그림은 문화재청과 한국조폐공사의 후원으로 약 16개월 간 보존처리 작업을 마치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국외로 돌아가기 앞서 우리 국민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해학반도도를 위한 전시공간을 만드는 한편, 영상자료를 통해 병풍의 세부와 보존처리 과정도 살펴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 전시 작품과 관련된 온라인 국제 학술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해외에 있는 우리문화재의 원형 유지와 관리를 위해 2013년부터 현재까지 총 8개국 23개 기관을 대상으로 43건의 국외문화재 보존·복원과 활용 사업을 지원해 왔다.

 


1) 십장생도: 오래도록 살고 죽지 않는다는 열 가지 상징인 해, , , ,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사슴, 학 등을 그린 그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