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의 신화, 기독교와 이슬람에서 달리 해석
선악과의 신화, 기독교와 이슬람에서 달리 해석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2.03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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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선 인간 원죄의 시초…이슬람에선 “신이 죄를 사면했다”

 

선악과(善惡果)의 신화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경전에 공통으로 서술되는 소재다.

하나님은 사람을 지어 에덴 동산의 모든 나무열매를 먹고 싶은대로 먹어라 하면서도 단 하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먹어서는 안 된다고 엄명을 내렸다. 그걸 먹는 날에는 너가 반드시 죽는다고도 경고했다.

하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들짐승 가운데 가장 간교한 뱀이 여자를 꾀어 금단의 열매를 먹게 유혹했다. 뱀은 그걸 먹어도 너희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자가 그 열매를 먹었다. 하나님의 계율을 어긴 것이다. 여자는 그 과일을 함께 있는 남자에게 주니, 남자도 그것을 먹었다.

과일을 먹은 후 남자와 여자는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하나님에게 들키게 되었다. 하나님은 분노하며 여자에게는 임신의 고통을, 남자에게는 노동의 괴로움을 주었다. 또한 하나님은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고 했다. 인간에게 죽음을 준 것이다. 이로부터 인간은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게 된다. 남자는 아담(Adam), 여자는 하와(Eve).

 

선악과를 따는 아담과 하와 (Jan Brueghel, Pieter Paul Rubens) /위키피디아
선악과를 따는 아담과 하와 (Jan Brueghel, Pieter Paul Rubens) /위키피디아

 

선과 악을 알게 하는 과일이 뭐길래, 하나님은 인간에게 그걸 먹지 못하게 했나. 선과 악이란 무엇인가. 선과 악을 모르고 맛 없는 열매만 따먹고 동물처럼 살아가란 것인가. 그걸 먹고 인간은 지혜가 생기고 남녀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그걸 먹지 않고 자손 번식 없이 아담과 하와만 에덴동산에 살았으면 인간의 무리는 생겨날 수 있었을까.

신화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과학이 발달한 현대적 개념으로 해석하면 차라리 태초의 두 남녀가 금지된 과일을 먹은 게 잘한 일로 보인다.

 

하지만 종교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아담과 이브는 인류의 원죄를 범했다. 그 죄는 하느님의 명령을 거부한 것이다.

기독교인들이 말하는 원죄(original sin)는 한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는데서 시작한다. 신약 로마서에 바울(Paul)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또 그 죄로 말미암아 죽음이 들어온 것과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죽음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게 되었습니다고 했다. (로마서 5:12)

이후 기독교는 원죄론이란 개념을 확대재생산하며 종교개혁을 일으키는데 주요 주제로 삼았다.

 

이란 마라게에 있는 아담과 하와 그림(1294~1299) /위키피디아
이란 마라게에 있는 아담과 하와 그림(1294~1299) /위키피디아

 

이에 비해 같은 신화를 받아들이는 이슬람에서는 선악과 범죄를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결국 신이 인간을 사해주었다는 게 이슬람의 논리다.

하나님은 그 과일을 먹으면 반드시 죽는다고 경고했다. 뱀은 절대로 죽지 않으니 하와에게 먹어도 된다고 했다. 그걸 따서 먼저 먹은 하와와 하와의 권유로 먹은 아담은 죽지 않았다. 다만 임신과 노동의 고통을 받게 되었을 뿐이다. 어쩌면 뱀의 예언이 적중한 것 아닐까.

이 대목에서 이슬람은 신이 인간을 사면했다고 본다.

 

하와를 유혹한 뱀의 모습은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영생의 식물을 훔치는 뱀을 연상시킨다고 고고학자들은 설명한다. 성경에서 뱀은 사탄으로 나타난다. 사탄의 유혹에 빠진 인간, 그들은 낙원에서 쫓겨나 고통의 지상으로 내려오게 된다.

성경이 갖는 남성 위주의 편견도 인간 불순종’(Human Disobedience)에서 나타난다. 하나님은 여자에게 “:너가 남편을 지배하려 해도 남편이 너를 다스릴 것이다고 했다. 남성 중심의 유대인 퐁속이 신화에 그대로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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