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머나먼 여정…우르~하란~가나안
아브라함의 머나먼 여정…우르~하란~가나안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2.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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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갔다가 가나안 돌아와…여러 부족과 충돌하며 정착지 찾는 과정

 

아브라함(Abraham)은 유대인과 아랍인 모두 선조라고 모시는 분이다. 원래 이름은 아브람(Abram)인데 주님의 계시를 받고 아브라함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창세기에는 아브라함이 노아(Noah)10대손으로 나와 있다. 그는 갈데아 우르(Ur of Caldees)에서 데라(Terah)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에게는 나홀(Nahor)과 하란(Haran)이라는 형제가 있었다. 하란은 아버지보다 일찍 죽었으나 롯(Lot)이란 아들과 아스가(Iscah)와 밀가(Milcah)라는 딸을 낳았다. 아스가는 나홀의 아내가 된다. 근친결혼이 고대에, 특히 유목민에게는 흔한 일이었다.

데라는 아브라함과 롯 등 가족들과 함께 우르에서 가나안으로 가기 위해 하란(Haran)으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죽었다.

주님은 아브람에게 조카 롯과 가솔들을 데리고 가나안(Canaan) 땅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창세기 12장은 아브라함이 가솔들을 데리고 가나안으로 가는 모습을 그렸다. 아브라함은 아내와 조카 롯을 모둔 부, 데리고 있던 사람(slaves)을 데리고 세겜(Shechem) 땅 모레(Moreh)에 이르렀다. 그 땅에는 가나안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아브라함은 그곳에서 산간지방으로 이동했는데, 그 서쪽이 베델(Bethel)이고 동쪽이 아이(Ai). 또 길을 떠나 네겝(Negev)에 도착했다.

 

우르에서 가나안으로 가는 아브라함 가족들 (József Molnár, 1850) /위키피디아
우르에서 가나안으로 가는 아브라함 가족들 (József Molnár, 1850) /위키피디아

 

네게브는 이스라엘의 남부의 사막이다. 주님의 부름을 받고 아브라함 일족이 도착한 곳은 사람이 살기 힘든 사막 한가운데였다. 아브라함 일족이 원주민인 가나안족에게 밀려 사막 한가운데 정착한 것이다.

당연히 살기 힘들었을 것이다. 기근이 들었다. 그들은 다시 이집트로 가서 나일강 주변에 정착했다. 이집트의 왕 바로(파라오, Pharaoh)가 아내 사례(Sarai)를 추근거리자 아브라함은 비굴하게도 아내가 아니고 누이라고 둘러댔다. 파라오는 사래를 궁전으로 데려가자 주님이 파라오에게 무서운 재앙을 내라고 사래를 다시 아브라함에게 데려온다. 아브라함은 이집트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다시 가나안 땅의 네게브 사막으로 돌아간다.

 

아브라함의 이동로 /Pinterst
아브라함의 이동로 /Pinterst

 

창세기 12장은 아브라함 족이 이라크 남부 우르에서 터키 남부 하란을 거쳐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 머물다가 다시 이집트로 갔다가 가나안으로 돌아가는 먼 여정을 그렸다. 아브라함 족은 수천마리 양을 보유하고 노예도 거느린 부족이었다.

아브라함은 부족장이자 종교적 수장이었다. 여호와는 그에게 팔레스타인의 옛 이름인 가나안으로 가라고 했다.

그들은 왜 머나먼 길을 이동했을까. 유목민은 가축이 먹을 풀밭을 찾아 이동한다. 풀밭을 찾아 이라크 남부에서 터키로, 이스라엘로, 이집트로 헤매었을까.

유목민들이 이동하는 곳에는 선주민들이 살고 있다. 유목민들은 선주민과 싸워야 한다. 싸워서 이기면 근거지를 확보하지만 지면 또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

우르가 위치한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전쟁 또는 내란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고고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BC 1900년 경에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권력 싸움이 벌여졌고, 페르시아의 엘람인들도 몰려 왔다. 창세기(11:31)는 데라가 아브라함을 데리고 비빌로니아의 우르를 떠나서 멀리 하란으로 가서 살았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아마 전란을 피해 평화로운 곳으로 이동한 것이 아닐까.

 

네게브 사막 /위키피디아
네게브 사막 /위키피디아

 

하란은 시리아 국경에 근접한 터키 영내에 있는 하란(Harran)으로 비정되는데, 쿠르드족 거주지역이다. 유프라테스강 상류로, 아브라함 일족이 아마도 이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란에서 데라가 죽고 아브라함이 족장이 된다. 성경에는 아브라함이 여호와의 부름을 받고 가나안으로 떠났다고 서술한다. 아마도 그곳에서 선주민들과의 마찰로 인해 오래 정주하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선 것이 가나안이었다.

아브라함은 가아안땅 세겜이란 곳에 도착했다. 주님은 너의 자손에게 이 땅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아브라함은 그곳에 제단을 쌓아 제물을 바쳤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세겜에서 정착하지 못했다. 성경에는 그곳에 가나안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고만 설명했다. 이방인들이 몰려오니까, 선주민들이 그들의 정착을 방해한 것이다.

아브라함은 또 밀려나 네게브 사막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혹심한 가뭄을 만나 이집트로 떠난다. 이집트에서 아브라함 족은 난민이었다. 아브라함은 아내를 아내라 말 못하고 자칫하다가 파라오에게 빼앗길 뻔했다. 주님이 구해주셨다고 성경은 설명했다. 결국 다시 모랫더미로 가득찬 네게브 사막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출애급기의 전편이 아브라함 대에서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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