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시기에 벌어진 페르시아와 첫 교전
아브라함 시기에 벌어진 페르시아와 첫 교전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2.1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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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딤 전투 후 포로로 잡힌 조카 롯 구출…살렘 왕이 환영

 

고대에 이란 남부에 엘람(Elam)이란 나라가 있었다. 추정 연도는 BC 3300~539년의 기간이다. 엘람은 영토를 넓혀 이란 북부와 메소포타미아, 소아시아(터키), 팔레스타인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엘람이 이스라엘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할 당시의 전쟁 기록이 구약성서 창세기에 남아 있다.

엘람은 메소포타미아 일대의 나라 시날(Shinar), 엘라살(Ellasar), 고임(Goyim)을 복속시키고, 네 나라가 연합군을 형성해 팔레스타인 일대를 쳐들어 와 작은 나라들을 병합했다.

당시 사해 일대에는 소돔(Sodom)과 고모라(Gomorrah), 아드마(Admah), 스보임(Zeboiim), 소알(Zoar) 등 다섯 도시국가가 있었다. 사해 일대 5개 도시는 엘람 왕 그돌라오멜(Chedorlaomer)의 지배를 받으며 엘람을 상국(上國)으로 섬겼다.

13년째 되던 해 사해 5개국은 엘람에 반란을 일으켰다. 이듬해에 엘람왕 그돌라오멜은 메소포타미아에서 4개국 군대를 이끌고 사해 5개 도시의 반란을 진압하러 왔다.

고고학자들은 엘람 왕 그돌라오멜과 함께 온 시날의 왕 아므라벨(Amraphel)을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Hammurabi) 왕으로 비정하고 있다. 사건의 발생 시기는 BC 2000년 경으로 추정된다.

 

엘람의 위치 /위키피디아
엘람의 위치 /위키피디아

 

전쟁터는 싯딤(Siddim)이다. 메소포타미아 연합군과 싯딤 전투(Battle of Siddim)에서 사해 연합군이 패배했다. 엘람왕의 군대는 점령지의 모든 사람과 재물과 먹거리를 약탈했다.

그러면 싯딤은 어디일까. 성경에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역청(tar)이다.

싯딤 벌판은 온통 역청 수렁으로 가득 찼는데, 소돔 왕과 고모라 왕이 달아날 때 그들의 군인 일부는 역청 수렁에 빠지고 나머지는 산간지방으로 달아났다고 성경은 서술했다.

역청은 원유를 추출할 때 나오는 최종 찌꺼기다. 원유가 지상에 스며나올 때 검은 액체 상태가 타르 또는 아스팔트이며, 성경은 그 역청이 많이 흘러나와 수렁을 이룰 정도였다고 했다.

사해 남쪽끝 지역에는 아스팔트(asphalt) 찌꺼기가 채취된다. 로마 시대에 '유다 전쟁기‘(77~78)를 쓴 요세푸스(Josephus)는 사해를 아스팔티투스 호수(Lake Asphaltitus)라고 표현했다. 싯딤이란 곳은 사해 남쪽 일대로 추정된다.

 

아브라함이 엘람 왕의 군대를 쳐부수고 조카 롯을 구출하는 그림 /위키피디아
아브라함이 엘람 왕의 군대를 쳐부수고 조카 롯을 구출하는 그림 /위키피디아

 

이 전투에서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포로로 잡히고 재산도 약탈되었다. 아브라함은 그 소식을 듣고 318명의 부족 사람을 이끌고 단(Dan)으로 쫓아갔다. 단은 현재 이스라엘 동북쪽 국경지대의 도시로, 골란고원 기슭에 있다. 아브라함은 현재 시리아 영토인 다마스쿠스(Damascus)까지 쳐들어가 롯을 구출하고 함께 끌려간 사람들과 재물도 찾아왔다고 성경은 설명했다.

 

살렘 왕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에게 포도주와 빵을 주고 있다. /위키피디아
살렘 왕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에게 포도주와 빵을 주고 있다. /위키피디아

 

이때 같이 잡혀 갔던 살렘(Salem)이란 도시국가의 사람들도 구출되었다. 살렘은 예루살렘(Jerusalem)의 고대 지명으로 파악된다.

당시 살렘 왕은 멜기세덱(Melchizedek)이었는데, ‘가장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El Elyon, priest of God Most High)이었다.

이 대목이 애매하다. 아브라함의 부족이 하나님을 모시는 으뜸 부족이자 종교적 수장인데, 또다른 제사장이 있었다는 얘기다. 성경에는 아브라함과 조카 롯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했는데, 멜기세덱이란 최고의 제사장이 불쑥 나타난다.

멜기세덱은 살렘의 왕으로 자기 부족원을 구출해 준데 대한 감사로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아브라함을 환영했다. 아브라함은 가지고 있던 열의 하나를 멜기세덱에게 주었다. 십일조의 유대 풍습이 성경에서 처음 나오는 대목이다.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 되찾은 물건은 모두 갖고 자기네 부족 사람들만 돌려달라고 한다. 이에 아브라함은 살렘 사람은 물론 재산도 모두 돌려주었다. 아브라함은 이렇게 말했다. “그대 덕분에 아브라함이 부자가 되었다고는 절대로 말할수 없습니다. 아무 것도 가지지 않겠습니다. 다만 젊은이들이 먹은 것과 나와 함께 싸우러 나간 사람들에게 돌아갈 몫만은 따로 내놓아서 그들이 저마다 제 몫을 가질수 있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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