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코란에 달리 서술된 이삭과 이스마엘
성경과 코란에 달리 서술된 이삭과 이스마엘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2.17 15: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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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시험에 희생으로 삼는 대상…성경에는 이삭, 코란에는 이스마엘

 

아브라함에 대한 하나님의 마지막 시험은 아들을 희생(sacrifice)으로 바치라고 명령하는 장면이다.

구약 창세기(22:2)에 하나님이 너의 아들,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삭(Isaac)을 데리고 모리아(Moriah)의 땅으로 가거라. 네가 너에게 일러주는 산에서 그를 번제물로 바쳐라.”고 명령했다. 하나님의 말씀인즉, 아들을 죽인후 태워서 제물로 바치라는 무시무시한 명령이었다.

 

성경에는 아브라함이 인정사정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다음날 아침 아브라함은 종들과 함께 모리아를 향한다. 근처에 다가오자 종들을 남겨두고 아브라함과 이삭만이 하나님이 지시한 곳으로 떠난다.

이때 아브라함은 아들에게 거짓말을 한다. 이삭이 희생물로 사용할 양을 왜 데려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아브라함은 번제로 바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손수 마련하여 주실 것이다며 둘러댔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곳에 도착해 아브라함과 이삭은 제단을 쌓고 제단 위에 장작을 올려 놓았다.

아버지는 갑자기 칼을 들고 아들을 잡아 죽이려 했다. 이삭이 아무런 예고없이 아버지에게 살해당하려는 순간이었다.

그때 천사가 나타났다. 하나님은 천사를 통해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아라! 너의 외아들까지도 나에게 아끼지 아니하니, 네가 하나님 두려워하는 줄을 내가 이제 알겠다.”고 말했다.

아브라함은 고개를 들어보니 수풀 속에 숫양 한 마리가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도망가지 못했다. 그 숫양을 잡아다가 아들 대신에 희생물로 바쳤다.

 

아브라함이 희생으로 바치기 위해 이삭을 죽이려 하자 천사가 말리고 있다. (Rembrandt, 1634) /위키피디아
아브라함이 희생으로 바치기 위해 이삭을 죽이려 하자 천사가 말리고 있다. (Rembrandt, 1634) /위키피디아

 

이슬람의 경전 코란에도 같은 얘기가 나오는데 희생물은 이삭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첩 하갈이 낳은 아들 이스마엘(Ishmael)이다. 코란에는 이삭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하갈과 이스마엘은 본처 사라와 그녀의 소생 이삭에게 밀려 아라비아반도 메카 근처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살았다.

아버지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을 앚지 않고 자주 찾아왔다. 어느날 꿈속에 알라가 나타나 이스마엘을 제몰로 바치라고 명했다.

아브라함에 대해 코란은 성경보다 더 인간적으로 그렸다. 아브라함은 고통을 참을수 없어 아들에게 그 사실을 말한다. 이스마엘은 순종하며 아버지, 알라의 명령대로 하세요. 알라의 뜻이라면 제가 참을수 있습니다.”고 한다.

기습적으로 아들 이삭을 죽이려 한 성경의 묘사보다는 코란의 묘사가 더 심금을 울린다. 이스마엘은 당당하게 아버지에게 요구한다. “아버지, 제가 몸부림치지 않게 저를 단단히 묶어 주십시오. 피가 묻지 않게 제 옷을 벗겨주십시오. 칼을 아주 날카롭게 갈아 제 목을 정확하게 조준해 단칼에 죽여주십시오. 그러면 저의 고통이 조금은 덜어질수 있을 겁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두팔을 묶고 무릎을 꿇게 한 다음 빗물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칼을 들어 내려치려는 순간 칼이 내려오지 않았다. 알라가 칼날을 뒤로 제쳤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다시 칼을 내리치려는 순간에 알라의 계시가 내려왔다. “아브라함아, 너는 이미 네가 꿈속에서 명령한 대로 행하였느니라. 나는 모든 걸 선()으로 보상해 주겠노라.”

아브라함과 이스마엘이 뒤를 돌아보니 양 한 마리가 서 있었다. 아브라함은 아들에게 내리치려던 칼로 양을 잡아 희생물로 바쳤다.

이슬람교도들은 이날(이슬람력 1210)을 희생절로 삼아 신에게 제물을 바친다.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을 희생으로 삼는 그림 /위키피디아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을 희생으로 삼는 그림 /위키피디아

 

이삭과 이스마엘의 배필을 구하는 장면도 성경과 코란에 나온다.

아브라함은 나이가 든 종에게 자신의 고향은 메소포타미아 바빌론에 가서 이삭의 처가 될 사람을 찾아오라고 지시했다. 이삭의 아내가 될 사람은 주님이 정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성경에 종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성서 연구자들은 유대문헌을 통해 그의 이름을 엘리저(Eliezer)라고 추정해 냈다.

아브라함이 보낸 늙은 종은 바빌론에 도착해 우물에서 물을 긷는 리브가(Rebecca)라는 여인에게서 우물물을 얻어 먹고 그녀가 이삭의 아내갈 될 여인임을 직감했다. 종은 그녀의 부모를 찾아가 청혼하고 승낙을 얻었다. 종은 리브가를 데려와 이삭의 아내로 맞게 한다.

이삭의 아내 리브가는 아브라함의 동생 나흘(Nahor)의 손녀 딸이다. 아브라함은 아들을 족내혼으로 묶기 위해 메소포타미아로 사람을 보냈던 것이다.

 

아브라함의 종이 이삭의 아내가 될 리브가가 길은 물을 먹고 있다. (Bartolomé Esteban Murillo, 17세기) /위키피디아
아브라함의 종이 이삭의 아내가 될 리브가가 길은 물을 먹고 있다. (Bartolomé Esteban Murillo, 17세기) /위키피디아

 

아브라함의 또다른 아들 이스마엘의 아내에 대해 성경은 어머니 하갈이 이집트 땅에 사는 여인을 데려와 아내로 삼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코란에서는 이스마엘이 메카 근처의 주르훔 부족 여인을 아내로 맞아 그들의 언어를 배워 그들 부족의 일원이 됐다고 서술했다.

코란에 따르면, 아브라함은 아들을 종종 찾았는데, 어느날 이스마엘에 없는 시간에 들러 며느리에게 이것저것 물었더니 며느리는 시아버지인줄 모르고 생활이 궁핍한 것을 털어 놓았다. 아브라함은 이 며느리가 이스마엘의 아내가 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고 집안의 문턱을 바꾸라는 말을 남편에게 전하라고 하며 떠났다. 이스마엘이 돌아와 아내의 말을 듣고 아내를 바꾸어 버렸다. 문턱을 바꾸라는 말은 아내를 바꾸라는 의미였다.

또다시 아브라함이 찾아왔는데 이스마엘이 없고 두 번째 며느리가 집을 지켰다. 둘째 며느리는 생활의 어려움을 푸념하지 않았다. 아브라함은 집안의 문턱을 잘 보존하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 이스마엘이 아내에게서 그 말을 듣고 둘째 부인과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메카의 카바 신전 /위키피디아
메카의 카바 신전 /위키피디아

 

코란에서 이스마엘에 대한 아브라함의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뒤 아브라함이 또 이스마엘을 찾았다. 아브라함은 알라로부터 아들의 집에 신전(KABA)를 지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아버지와 아들은 그곳에 신전을 지었다. 신전이 올라가면서 아브라함은 높은 담을 쌓기 위해 이스마엘에게 큰 돌을 하나 가져오라고 했다. 이스마엘은 주변에서 검은 돌(Black Stone)을 찾아 가져왔다. 아브라함은 그 돌을 딛고 신전을 완성했다.

이 신전이 메카의 카바(Kaaba) 신전이다. 카바 신전 동쪽 구석이 아브라함이 발을 디뎠던 검은 돌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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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2023-06-22 09:40:59
좋은 글 입니다만, 오타와 비문이 많아서 외국인이 쓴글인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