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경전인 코란도 구약성서의 창세기와 같은 순서로 시작한다. 아담과 이브, 카인과 아벨, 노아, 아브라함이 등장한다. 최초의 인간들에 대한 신화가 성경과 코란에 동시에 나오는 것은 메소포타미아와 가나안 지역에서 천지창조의 신화를 서로 공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경전에서 나오는 대략의 줄거리는 비슷하다. 그러나 약간의 차이가 있다.

코란에서 등장하는 초기 인물들이 성경과 어떻게 달리 설명되는지를 간략하게 요약한다.

 

1. 아담과 하와

코란도 신(알라)이 천지 창조 후에 아담과 하와(이브)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코란은 최초 인간이 창조되기 이전의 세계에 천사와 사탄이 존재하는 것으로 묘사한다.

천사들은 알라가 인간을 창조하려는데 대해 걱정을 한다. 걱정의 이유는 두가지다. 인간이 자신들의 일거리를 뺏을 것이며, 인간 중에는 신을 거역하는 사람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알라는 천사들의 의심과 두려움을 듣고 천스들을 타이른 후 진흙을 빚어 아담을 만들고 육체에 영혼을 불어 넣었다.

신은 천사들에게 인간에게 무릎을 꿇어 절하게 했다. 천사들은 알라의 명령에 따라 아담에게 경배했다.

그러나 마귀들의 왕인 사탄 이블리스(Iblis)는 알라의 명령을 거역하고 아담에게 절하기를 거부했다. 사탄 이블리스는 자신이 아담보다 총명하고 어느 누구도 자신을 필적할 자가 없다고 자만했다. 사탄은 알라에게 “당신은 아담을 진흙으로 만드셨지만, 나는 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알라는 사탄에게 저주를 내리고 내쫓았다. 그러자 이블리스는 알라에게 용서룰 구했다. 알라는 관대하게 용서하며 인류가 다시 부활할 때까지만 살도록 허용했다.

 

 

일부 천사들은 자신들이 인간보다 지위가 높고 지식도 많다고 생각했다. 알라는 모든 천사를 불러모아 놓고 모든 만물의 명창을 말해보라고 했다. 천사들은 만물의 명칭을 몰라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아담은 천사들이 대답하지 못한 문제들을 대답했다.

이 시험에서 천사들은 인간 아담에 비해 우월하지 않다는 것을 자인하게 되었다고 코란은 서술한다.

 

 

알라는 아담과 함께 하와를 동산에 살도록 했다. 성경에 나오는 에덴동산이다. 코란에서도 알라는 아담과 하와에게 단 하나의 과일을 먹지 말라고 명령한다. 선악과의 스토리는 유사하다.

다만 코란에서 하와를 유혹하는 이는 알라에게 불만을 품은 사탄 이블리스다. 성경에선 하와를 유혹하는 뱀인데, 코란에선 사탄이다.

이블리스가 아담과 하와에게 말했다. “알라게서 너희에게 그 나무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한 이유는 과실을 먹는 날에 너희들이 알라처럼 되거나 영원이 이 곳에 살게 될까봐서다.”

하와가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그 과일을 먹었다. 알라가 그 사실을 알고 꾸짖었다. 하와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참회했다.

알라는 말했다. “너희들은 아래 세상으로 내려 가거라. 너희는 서로 원수처럼 미워하고 싫어할 것이다. 하지만 너희는 땅위에 거할 곳이 있을 것이다. 잠시만이나마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코란에서는 알라가 아담 부부에게 처벌을 면해주고, 그들의 실책을 용서해 주었다고 설명했다. 알라는 그들에게 동산을 떠나라고 명령하면서 경고했다. “너희와 이블리스 사이의 적대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는 그의 유혹과 선동에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하거라.”

 

 

2. 카인과 아벨

아담의 두 아들, 카인과 아벨에 대해서도 코란은 인용한다.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성경에는 카인과 아벨 두 아들만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에 비해 코란에서는 하와가 두 차례 쌍둥이를 낳았다고 설명한다. 카인과 쌍둥이 여동생, 아벨과 쌍둥이 여동생이다. 코란에는 카인이 목축업을 하고 아벨이 농사를 지었다고 하는데, 성경과는 정반대다.

코란의 설명에 따르면, 네 형제자매의 갈등은 결혼문제에서 시작된다. 알라는 아담에게 계시하기를, 카인에게는 아벨의 쌍둥이 여동생을, 아벨에게는 카인의 쌍둥이 여동생을 부인으로 삼도록 했다.

아담이 두 아들에게 신의 뜻을 일러주자 카인은 그 명령에 복종하기를 거부했다. 동생 아벨의 찍아 자신의 짝보다 예뻤기 때문이다. 형 카인은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을 아내로 삼길 원했다. 카인은 동생 아벨을 질투했다.

카인과 아벨이 신에게 제물을 바쳤는데, 신은 카인의 제물을 받지 않았다. 카인이 아버지의 뜻, 즉 자신의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카인은 실망했고 아벨에 대해 살의를 느낀다. 착한 아벨은 형에게 신의 뜻을 따르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카인은 원한을 없애지 못하고 아벨을 살해하고, 인류 최초의 범죄자가 되었다.

 

 

3. 노아

노아의 방주 스토리도 코란에 등장한다. 성경과 코란의 스토리는 대체로 유사하다.

다만 코란에서는 사람들이 우상을 숭배했기 때문에 파멸시켰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한다. 사람들은 왓드, 쑤와, 우구쓰, 아우크, 나스르 등 온갖 이름을 가진 우상들을 만들어 숭배했다.

알라신을 섬기는 노아는 우상숭배를 하는 사람들과 논쟁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이 노아의 신앙을 받아들였지만, 높은 귀족들은 여전히 사탄의 마음에 흘려 있었다.

코란에서는 노아가 알라에게 우상을 숭배하는 사람들을 멸망시키자고 건의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신은 노아의 건의를 받아들여 방주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고 각종 동물 중에서 한 쌍씩 선택해 배에 태운 후에 하늘의 수문이 열리고 지하수가 세차게 위로 올랐다.

코란에는 노아의 아들 중에 아버지의 종교를 따르지 않는 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방주에 타지 못하고 홍수에 허우적거렸다. 노아는 그 아들을 태우기 위해 소리를 쳤으나, 끝내 배에 타기를 거부하다가 익사했다. 노아의 가족이 모두 배에 타서 무사하게 목숨을 건졌다는 성경의 스토리와 조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