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아브라함의 우물…블레셋과 악연
현존하는 아브라함의 우물…블레셋과 악연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2.2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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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이 블레셋에 쫓겨 다니다 평화협정 체결후 판 우물

 

구약성서에 블레셋은 지금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남부지역 일대에 있던 나라다. 영어로는 Philistine 또는 Philistia인데, 팔레스타인(Palestine)의 어원이기도 하다.

아브라함과 이삭 시기에 블레셋의 왕 아비멜렉(Abimelech)이 등장한다. 아브라함족은 그 무렵 가데스(Kadesh)와 수르(Shur) 사이에서 유목 생활을 했는데, 그 곳은 블레셋의 영토였다.

 

블레셋(Philistine)의 위치 /위키피디아
블레셋(Philistine)의 위치 /위키피디아

 

아브라함은 아비멜렉과 두 차례 충돌한다.

그 첫 번째는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납치한 것이다. 아브라함이 사람들에게 사라를 자기 누이동생이라고 소개했으므로, 블레셋의 왕 아비멜렉이 사라를 남편이 없는 여자인줄 알고 데려갔다. 당시 중동지역에선 왕이 영토 내에서 결혼하지 않은 여자를 마음대로 데려갔던 모양이다.

아브라함은 앞서 이집트로 이주했을 때에도 아내를 누이동생이라고 부른 적이 있다. 당시에도 이집트 왕 파라오가 사라가 남편이 없는 줄 알고 데려갔다. 주님이 파라오와 그 집안에 무서운 재앙을 내리자, 파라오가 아내를 아브라함에게 돌려준 적이 있다.

이번에도 하나님이 아비멜렉의 꿈에 나타나 이 여자는 남편이 있는 여자다. 그 여인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너와 너에 속한 사람들이 다 죽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을 불러 당신은 왜 아내를 누이라고 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아브라함이 대답하기를, “나의 아내가 나의 누이라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아내는 나와 어머니는 다르지만 아버지가 같은 이복 누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아비멜렉이 사라를 보내주면서 소떼와 양떼, 남종과 여종을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이집트 파라오가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자신의 궁에 데려간 모습 /위키피디아
이집트 파라오가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자신의 궁에 데려간 모습 /위키피디아

 

또다른 충돌은 우물 싸움이다. 사막에서는 우물이 생명과도 같다.

아비멜렉의 부하들이 아브라함 족이 판 우물을 빼앗았다. 아브라함은 우물을 돌려달라고 아비멜렉에게 요구했다. 아브라함은 그 우물의 소유권을 되찾는 조건으로 새끼 암양 일곱 마리를 준다. 그렇게 해서 그 우물을 되찾았다.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의 아내를 데려간 그림 /위키피디아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의 아내를 데려간 그림 /위키피디아

 

아비멜렉과의 분쟁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 때에도 재연된다.

아비멜렉은 이삭의 아내 리브가를 보고 그 여인은 누구요라고 묻는다. 이삭은 나의 누이요라고 대답한다.

어느날 아비멜렉은 창문으로 이삭과 리브가가 사랑을 하는 것을 보고 그 여인은 틀림없이 당신의 아내인데, 어쩌려고 당신은 그를 누이라고 말했소하며 항의했다. 이삭은 저 여자 때문에 제가 혹시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아비멜렉은 당신의 말 때문에 하마터면 우리 백성달 가운데 누군가가 당신의 아내를 범했을 뻔하지 않았소라고 힐난하며 백성들에게 이삭의 아내를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를 내렸다.

 

아브라함과 이삭이 세 번이나 자신의 아내를 누이라고 말한 것은 주변 종족들이 아내를 뺏기 위해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또한 유대인 특유의 족내혼을 보여준다. 족내혼이기 때문에 아내를 누이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이삭과 아비멜렉이 평화협정을 조인하는 그림 /위키피디아
이삭과 아비멜렉이 평화협정을 조인하는 그림 /위키피디아

 

이삭의 시기에도 블레셋인들과 우물 전쟁은 이어졌다. 이삭은 아버지가 판 우물을 다시 팠는데, 블레셋인들이 우물을 막고 흙으로 메워 버렸다. 이삭은 다른 곳으로 가서 우물을 다시 팠다. 그러자 블레셋 사람들이 다시 찾아와 그 우물이 자기네 것이라 주장했다. 이삭은 우물을 내주고 다른 곳에서 또 우물을 팠다. 이번에도 또 블레셋 사람들에게 우물을 빼앗겼다.

블레셋 인들에게 쫓겨다니던 이삭은 마침내 평화조약을 맺고 새로운 우물을 팠다. 이삭은 그 우물을 브엘세바(Beersheba)라고 정한다.

현재 이스라엘 남부 브엘세바에는 아브라함의 우물’(Abraham's Well)이 있다. 구약성경과 유대경전에 아브라함과 이삭이 팠다는 그 우물이다.

성경에는 이렇게 전한다. “이삭이 그 우물을 세바라고 부르니, 사람들은 오늘날까지 그 우물이 있는 성읍을 브엘세바라고 한다.” (창세기 26:33)

 

이스라엘 브엘세바의 ‘아브라함 우물’ /위키피디아
이스라엘 브엘세바의 ‘아브라함 우물’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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