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에서 일어난 정치혼란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에서 일어난 정치혼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2.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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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총리, 하원 해산…친중국과 친인도 놓고 차기총리에 촉각

 

네팔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을 포함해 히말라야 산맥에 걸쳐 있는 나라다. 이 나라가 정치적 혼란에 빠져 들었다. 정치 갈등의 주인공은 샤르마 올리(K.P. Sharma Oli) 총리다.

올리 총리는 일요일인 20일 전격적으로 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총리가 하원을 해산한 권리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총선은 내년 4월로 예정되어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행 헌법 하에서 총리가 의회해산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올리 총리의 의회해산은 위헌이라고 현지 헌법학자들은 주장한다. 따라서 총리의 하원 해산은 네팔 최고법원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수도 카트만두 거리에는 의회 해산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K.P.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 /위키피디아
K.P.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 /위키피디아

 

네팔의 정정 불안은 올리 총리의 욕심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관측이 많다.

올리 총리가 이끄는 공산당은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과 마오주의 중앙 네팔공산당(CPN-MC)이 합당하면서 탄생했다. 통합전 두 당의 리더인 올리 총리와 푸슈파 카말 다할(Pushpa Kamal Dahal) 전 총리는 총리 임기 5년을 절반씩 나눠서 수행하기로 약속했고, 그 약속에 따라 합당해 2017년 총선에서 승리했다. 올리 총리는 절반의 기간을 채운 후에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오히려 당권까지 넘보자, 경쟁자인 다할 측이 반발하면서 정쟁이 격화되었다는 것이다.

공산당 내 반대자들은 총리 불신임을 추진하면서 당내 경쟁자인 다할을 총리로 인선하려고 시도했다. 이에 맞서 올리 총리가 하원 해산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25명의 각료중 7명이 총리의 의회해산에 항의하며 사임했다.

 

네팔의 지형 /위키피디아
네팔의 지형 /위키피디아

 

정정 불안의 또다른 요인은 올리 총리의 친중국 경향이다. 올리는 취임후 중국과 양국을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까지 연결되지 않고 있다.

올리의 친중국 편향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으로 절정에 달했다. 이달들어 지난 8일에는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기존의 8,848m보다 1m 가량 높은 8,848.86m라는 네팔측 주장에 중국이 호응했고, 양국은 이 산의 해발고도를 상향조정했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시진핑 주석은 에베레스트는 중국과 네팔 우정의 중요한 상징이라며, “이 산은 양국의 경계봉이지만 양국의 우호봉으로 정했다고도 했다.

네팔은 중국과 그동안 국경분쟁을 벌였는데, 올리 정부는 국경 문제를 해소하고 에베레스트 높이 상향에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

 

올리 정권의 친중국 경향은 최근 뇌물수수 의혹에 휩싸였다. 올리 총리의 반대정파는 보건장관이 중국에서 코로나 의약품을 조달하는 과정에 시장 가격보다 높게 구매했다고 주장했고, 네팔 반부패기관이 조사에 착수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도 좋지 않다. 히말라야 관광객 수가 급감하고, 해외에 파견나간 자국민들이 현지에서 일자리를 잃는 바람에 본국송환 금액도 줄어들었다. 올리 집권 이후 인도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네팔과의 교역에 규제를 가해왔기 때문에 무역도 부진하다.

 

네팔은 2006년 민주 혁명이 일어나, 2008년에 힌두교 왕정을 폐기하고 공화정을 채택했다. 이후 친인도 정부와 친중국 정부가 교대로 정권을 잡았다.

이번 네팔의 권력 갈등에 이웃 중국과 인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네팔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올리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현지 사람들은 관측하고 있다. 차기 총리가 올리보다는 더 인도에 가깝게 다가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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