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씨름…이스라엘이란 이름을 얻다
야곱의 씨름…이스라엘이란 이름을 얻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12.23 2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과 신의 기묘한 씨름 장면…유명화가들의 소재가 되다

 

창세기 32장에 야곱이 밤새도록 누군가와 씨름을 하는 스토리가 나온다.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20년간 일하고, 그곳에서 아내 넷과 아들 열둘, 딸 하나를 얻은 후 형 에서가 사는 곳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브니엘(Peniel)이란 곳에 머물렀다. 갑자기 어떤 이가 나타나 야곱을 붙잡고 동이 틀 때까지 씨름을 했다. 그는 도저히 야곱을 이길 수 없어 야곱을 엉덩이 뼈를 쳤다. 그가 날이 새려고 하자 야곱에게 놓아달라고 하니, 야곱이 자기에게 축복을 주지 않으면 보내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그는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야곱은 야곱입니다고 대답했다. 그가 말하기를, “네가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겼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 네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고 했다.

 

요셉의 씨름(렘브란트, 1659) /위키피디아
요셉의 씨름(렘브란트, 1659) /위키피디아

 

이 기묘한 소재를 놓고 성경 연구자들은 야곱과 밤새도록 씨름을 한 이가 누구일까, 논란을 벌였다. 견해도 다양하다. 천사라는 설, 하나님이라는 설, 환상이라는 설 등.

성경 구절에 네가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고라고 했으니, 상대가 하나님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어찌 인간이 하나님과 싸울수 있겠느냐며, 야곱의 씨름 상대가 주님의 천사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설교 후의 환상 (폴 고갱,.1888) /위키피디아
설교 후의 환상 (폴 고갱,.1888) /위키피디아

 

명확한 것은 없다. 야곱의 씨름은 그리스 신화에 아킬레스, 미케네의 왕 메넬라우스가 신들과 씨름을 하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코란에도 야곱은 선지자로 등장하는데, 씨름하는 대목은 없다.

다만 야곱은 씨름을 통해 이스라엘(Israel)이란 이름을 얻었다. ‘이스라엘의 어미 엘(El)은 신을 뜻한다. 히브리어로 신과 싸우는 자란 뜻이다.

이로써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은 신과 대등한 초능력자로 표현된다. 이 이스라엘은 고대 이스라엘 왕국에서 현대 이스라엘에 이르기까지 유대인의 나라 이름으로 승화되었다.

 

창세기의 이 대목은 의미보다는 미술인들에게 좋은 소재를 제공했다. 렘브란트를 비롯해 많은 화가들이 요셈의 씨름을 그린 그림을 남겼다. 인간과 천사가 서로 엉켜 싸우는 모습은 그림으로 훌륭하다.

 

요셉의 씨름(Eugène Delacroix, 1861) /위키피디아
요셉의 씨름(Eugène Delacroix, 1861) /위키피디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