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의 모세는 실제로 존재했을까
출애굽기의 모세는 실제로 존재했을까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1.0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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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이 신화적 존재를 형상화했다는 설이 지배적

 

모세는 유대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예언가로 등장한다. 성서에서 그는 유대인을 이집트 학정에서 끌어냈고, 신과 소통하고 율법을 전해준 인물이다. 이슬람에서도 모세는 신의 율법을 전한 존재로 기억된다.

모세의 탄생일에 대해 종교마다 견해가 다르다. 유대교 랍비들은 모세의 생애가 BC 1391~1271년이라는 계산을 내놓았고, 로마시대 성서학자 제롬(Jerome)은 모세의 출생을 BC 1592년으로 보았다.

그런데, 모세는 실재한 인물일까. 적어도 유대인들의 바빌론 유수(BC 597~538) 이전까지는 유대 문서에 모세가 등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바빌론에 끌려간 성직자들이 조상들의 영웅적인 신화를 각색하면서 모세를 창조했다는 가설이 나온다.

숱한 고고학자들이 성경의 서술을 따라 모세의 흔적을 찾았지만 아직까지 모세의 출애굽기를 입장할 유물과 유적이 발굴되지 않았다. 이집트 역사자료에도 모세와 관련된 기록이 없다. 따라서 모세는 실존인물이라기보다 유대인들이 창작한 인물이라는 가설이 성서학자들의 다수 의견이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모세는 신비감으로 출발한다.

모세의 유년기는 유대인의 자손으로 태어나, 이집트 궁중에서 생활을 하고 시나이반도 미디안에서 도피생활을 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모세의 계보는 야곱과 레아의 셋째아들 레위(Levi)의 후손이다. 모세의 아버지는 아므람(Amram)이고 어머니는 요게벳(Jochbed)이다.(출애굽기 6:20)

모세에게는 누나 미리암(Miriam)과 형 아론(Aron)이 있었다. 이 무렵 이집트의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크게 불어나므로 갓 태어난 히브라 남자 아이를 모두 강물에 던지고 여자아이들만 살려두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면 파라오는 가뜩이나 유대인 노동력이 필요한 시점에 왜 유대인 아이들을 죽이라고 했을까. 후에 모세가 이집트인의 첫 자녀를 죽게 하는 재앙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일수도 있다.

이런 유형의 신화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흔하게 존재한다. 바빌로니아 신화에도 외국 공주가 사르곤 1세를 낳았는데, 아기가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자 어머니가 바구니에 역청을 발라 강물에 뛰웠다는 설화가 있다. 히타이트에도 비슷한 신화가 있다. 모세의 태생신화는 메소포타미아의 신화를 이집트에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일강에서 모세를 발견해 데려가는 이집트 왕녀 (Sir Lawrence Alma-Tadema, 1904) /위키피디아
나일강에서 모세를 발견해 데려가는 이집트 왕녀 (Sir Lawrence Alma-Tadema, 1904) /위키피디아

 

모세의 어머니는 아이를 석달 동안 숨겨서 기르다가 더 이상 숨길수가 없어서 갈대 상자를 구해 역청과 송진을 바르고 거기에 아이를 담아 강가 갈대 사이에 두었다. 아기 모세의 누이 미리암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데, 때마침 강가에 목욕 나온 파라오의 딸이 상자에 아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집트 공주는 그 아이가 히브리의 아이라는 것을 인지했다. 누나 미리암이 공주에게 유모를 붙이자고 제안하면서 어머니를 소개했다. 공주는 어머니에게 모세를 맡기고, 어느 정도 큰 다음에 데려간다는 스토리다.

 

이 스토리에 모순이 있다. 이집트 국왕이 히브리의 모든 아이를 죽이라고 했는데, 공주가 히브리의 아이인줄 알면서 히브리 여인에게 젖을 주라고 한 것은 아버지의 명령을 거부한 것이다. 신화는 본디 상식의 논리를 벗어나는 것이므로 일일이 따지기 어렵다. 하지만, 파라오와 공주는 궁궐에서 언젠가 자신들의 적이 될 아이를 스스로 키우는 꼴이 되었다.

 

모세는 성년이 될 때까지 이집트 궁궐에서 자랐다. 어른이 된 어느날, 모세는 히브리 사람이 이집트 사람에게 매 맞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 이집트 사람을 죽여 모래 속에 파묻고 궁궐로 돌아갔다.

이튿날 또 그곳에 갔더니 히브리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있었다. 모세는 왜 당신들은 동족을 때리오라고 말하자, 그 사람들은 당신이 이집트 사람을 때려 죽이더니 이제는 나도 죽일 작정이오라며 대들었다. 이때 모세는 어제한 살인이 탄로난 것을 알게 되었다.

스토리가 급반전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궁궐에 들어간 아이가 어른이 되어 히브리인에게서 동족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파라오도 그 일을 알게 되었고, 모세를 죽이려 했다. 모세는 파라오를 피해 시나이반도의 사막지대 미디안(Midian)으로 도망쳤다.

모세는 그곳에서 십보라(Zipporah)를 만나 아내로 삼고 아들 게르솜(Gershom)을 낳았다.

 

미디안의 위치 /위키피디아
미디안의 위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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