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야훼를 처음 만난 곳, ‘불타는 나무’의 진실
모세가 야훼를 처음 만난 곳, ‘불타는 나무’의 진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1.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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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이란 식물에서 나오는 오일이라는 주장…성 캐서린 수도원 설립

 

이집트 건설현장에서 근로감독관을 살해하고 시나이반도 미디안으로 도주한 모세는 그곳에서 이드로(Jethro)의 딸 십보라(Zipporah)와 결혼해 아들을 낳고 평안하게 살고 있었다. 그 사이에 모세를 죽이려던 이집트 파라오도 죽었다.

모세는 미디안에서 야훼(YHWH)를 만난다. 어느날 모세가 양떼를 몰고 호렙 산(Mount Horeb)으로 갈 때에 불타는 숲’(burning bush)의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모세가 가까이 가서 보려는데 야훼가 나타난다. 모세가 하나님, 즉 야훼를 처음 만나는 대목이다.

 

출애굽기의 ‘불타는 숲’ (Sébastien Bourdon, 17세기) /위키피디아
출애굽기의 ‘불타는 숲’ (Sébastien Bourdon, 17세기) /위키피디아

 

과연 불타는 숲은 있을까.

출애굽기엔 떨기(bush)에 불이 붙는데도 그 떨기가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 불 속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났다.

성경에서 설명한 불타는 떨기를 찾아 수많은 종교인들이 시나이반도를 헤멨다. 처음에는 시나이반도 세르발 산(Mount Serbal)이라고 추정되어 신실한 성직자들이 그곳에서 수도를 했다. 그러닥 4세기경에는 캐서린 산(Mount Catherine)이 모세가 주님을 만난 곳이라고 수정되어 수도사들이 이 산으로 집결했다.

 

성 캐서린 수도원 /위키피디아
성 캐서린 수도원 /위키피디아

 

로마제국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Helena) 대비는 신이 모세 앞에 나타났던 떨기나무 건처에 교회를 세우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유언을 받아 동로마제국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그곳에 교회를 지었으니, 성 캐서린 수도원(Saint Catherine's Monastery)이다.

사막 한 가운데 오롯이 세워진 이 작은 교회는 수시로 도적떼들이 침입했는데,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교회 주변에 튼튼한 담장을 둘러쳐 200명의 경비원이 주둔하도록 했다.

이 수도원은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도 모두에게 성지다. 현재 그리스정교 소속 수도사 몇 명이 수도원을 지키고 있다.

이 수도원에는 숲이 조성되어 있는데, 모세가 야훼를 만난, 바로 그 불타는 숲이라고 한다.

 

성 캐서린 수도원의 ‘ 타는 떨기’ /위키피디아
성 캐서린 수도원의 ‘ 타는 떨기’ /위키피디아

 

식물학자들은 불타는 떨기를 백선(白蘚)이라는 식물로, 영어로는 Dictamnus. 이 식물은 어떤 조건에서 꽃과 꼬투리에서 휘발성 오일을 분출하는데, 한낮 뜨거운 시간에 오일이 순식간에 타버린다고 한다. 오일이 불타도 식물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다. 영국의 식물학지 콜린 험프리스(Colin Humphreys)는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나무의 불은 진짜 불이 아니라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화염이라고 말했다.

 

Dictamnus(백선) /위키피디아
Dictamnus(백선) /위키피디아

 

야훼는 불타는 떨기앞에서 모세에게 나타나 이집트로 가서 억압받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약속의 땅가나안으로 데려가라는 특명을 내렸다.

모세는 야훼에게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다. 야훼는 나는 곧 나다고 대답했다. 야훼는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기를 라고 하는 분이 너를 그들에게 보냈다고 하여라라고 지시한다.

나는 곧 나다는 히브리어로 “Ehyeh asher ehyeh". 히브리어로 야훼를 상징하는 YHWH가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존재하는 것 그 자체가 신이고, 신의 권능을 인간의 언어로 설명할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곧 나, 신은 곧 신일뿐이다. 여기에 무슨 설명이 필요하단 말인가.

모세는 이 설명으로도 내키지 않았다. 야훼에게 뚜렷한 증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야훼는 지팡이를 주며 모세에게 던지라고 했더니 뱀으로 변했고, 모세의 손을 가슴에 넣으라고 하니, 손에 악성 피부병이 돋았다.

이런 기적만으로도 모세는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 모세는 언변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랬더니 야훼는 언변이 좋은 형 아론을 앞세우라고 했다. 모세는 말재주가 없었고, 아론은 언변이 유창한 것으로 성경엔 기술되어 있다. 형제가 장점과 약점을 서로 보완해 가며 고통받는 이스라엘 후손들을 이집트에서 가나안으로 인도하라는 것이다.

 

모세를 죽이려는 야훼 /위키피디아
모세를 죽이려는 야훼 /위키피디아

 

모세는 야훼에게 설득당해 이집트로 간다. 그런데 도중에 한 숙소에 들렀는데, 갑자기 야훼가 모세를 죽이려 했다. 모세의 아내 십보라가 아들을 할례하고, 그 포피를 들고 모세의 발에 갖다 대었다. 모세가 십보라의 정성에 모세를 죽이려던 마음을 접는다.

이 대목은 많은 추측을 남겼다. 방금 전까지 그렇게 자상하던 야훼가 돌변해 모세를 죽인 까닭이 무엇일까. 여기에는 구구한 설이 있다. 다수설은 모세가 아들을 할례하지 않았는데, 야훼가 이집트로 가기 전에 아들에게 할례를 하도록 모세를 겁박했다는 것이다. 이에 아내 십보라가 아들을 할례하고 모세에게 남편을 살려달라고 빌어 구했다는 해석이다.

이어 모세는 형 아론을 만나 파라오 앞에 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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