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는 이집트 탈출후 왜 시나이 반도로 갔나?
모세는 이집트 탈출후 왜 시나이 반도로 갔나?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1.0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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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에는 다섯 이민족이 차지, 주인 없는 시나이 사막으로 이동

 

구약성서 출애굽기에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홍해를 건넜지만 수난은 그치지 않은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가나안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가나안은 주인이 있었다. 성경의 설명처럼 가나안에는 엣 족(Hittites), 에모리 사람(Amorites), 브리스 사람(Perizzites), 히위 사람(Hivites), 여부스 사람(Jebusites)이 살고 있었다. 이들 부족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고분고분 땅을 내놓을리 없다. 주님은 이들 땅을 주겠노라고 약속했지만, 주님의 말씀은 전쟁을 해서 빼앗으라는 뜻이다.

이집트에서 나온 이스라엘 후손들은 우선 무주공산의 땅으로 보이는 시나이반도 사막에서 살아야 했다. 그들에겐 가나안을 되찾기 위해 힘을 축적할 시간이 필요했다.

시나이반도(Sinai Peninsula)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잇는 육교에 해당하는 곳으로, 북쪽은 지중해 동남쪽은 아카바만, 서남쪽은 수에즈만으로 둘러 싸여 있는 사막지대다. 면적은 6로 대한민국의 절반 이상의 크기지만 현재 인구는 60만에 불과하다. 사는 종족은 베두인족이다.

 

1789년 나폴레옹의 마라 샘 방문 그림 /위키피디아
1789년 나폴레옹의 마라 샘 방문 그림 /위키피디아

 

모세는 혹여 있을지 모르는 이집트군의 공격을 피해 시나이반도 남쪽으로 간다.

첫 번째 고비는 물이었다. 수르 사막(desert of Shur)을 지난는데 물이 부족했다. 이스라엘 부족은 홍해를 건너 사흘동안 걸었는데 물이 없었다.

수르는 아브라함의 첩 하갈이 이스마엘을 임신한 상태에서 본부인 사라에게 쫓겨 도망간 곳이다. 그곳에 우물이 있었다. (창세기 16:7)

출애굽기에도 수르사막에 우물이 등장한다. 마라(Marah)라는 곳에 우물이 있는데, 그 물은 쓴물(bitter water)이었다. 모세가 주님이 주신 나뭇가지를 던지니 쓴물이 단물로 변했다고 한다.

마라가 어디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나폴레옹이 1798년 이집트 원정에 나섰다가 마라 샘을 방문한 그림이 남아 있다.

 

아윤 무사 /위키피디아
아윤 무사 /위키피디아

 

그 다음의 고난은 배고픔이었다. 그들은 엘림(Elim)이란 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우물이 12개나 있었고, 나무도 70그루나 있었다. 엘림도 어디인지 명확치 않다.

1968년 텔아비브 대학의 메나쉬 교수는 아윤무사(Ayun Musa)가 출애굽기의 엘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동의하지 않은 학자들도 많다.

이곳에선 물은 있었지만 먹을 게 없었다. 신은 또 기적을 내려 주었다. 밤에 메추라기가 날아와 천막을 뒤덮더니 아침이 되자 안개가 걷혔다. 광야에 싸라기 같은 것이 흰서리처럼 쌓였다. 그들은 그것을 모아 반죽해 빵울 구웠다. 그 빵을 만나(Manna)라고 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가나안으로 돌아갈 때까지 40년 동안 이 만나를 먹었다고 출애굽기에 쓰여 있다.

 

이스라엘 후손들이 만나를 줍는 그림 (James Tissot) /위키피디아
이스라엘 후손들이 만나를 줍는 그림 (James Tissot) /위키피디아

 

그들은 르비딤(Rephidim)이란 곳으로 이동했다. 그곳은 오늘날 페이란 와디(Wadi Feiran)로 추정된다.

그곳에서도 물 부족에 시달렸다. 이스라엘 후손들이 아우성을 치니까, 모세가 주님의 지시대로 지팡이로 호렙산 바위를 쳤다. 그랬더니 바위에서 물이 솟아났다.

 

아말렉 전투에서 모세가 두 팔을 아론과 훌이 잡고 있다. (John Everett, 1871). /위키피디아
아말렉 전투에서 모세가 두 팔을 아론과 훌이 잡고 있다. (John Everett, 1871). /위키피디아

 

출애굽기에선 모세가 바위를 쳤더니 물이 솟아났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곳에 사는 종족의 우물을 빼앗았다고 보는 게 옳다. 그 다음 나오는 장면이 아말렉(Amalekites) 부족과의 전투다.

아말렉은 야곱의 형에서(Es)의 후손이다. 에서의 아들 엘리바스(Eliphaz)가 그의 첩 딤나(Timna) 사이에 아들 아말렉이 태어났다고 했다. (창세기 36)12)

이집트에서 나와 이스라엘 후손은 아말렉 부족과 첫 전투를 벌인다. 성경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아말렉이 공격했다고 서술한다. 하지만 아말렉은 우물을 빼앗긴데 대한 보복으로 공격했을 것이다. 사막에서 물은 곳 생명이다. 이스라엘인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우물을 뺏으니, 아말렉이 분개했을 것이다.

 

이 전투에 처음으로 여호수아가 등장한다. 여호수아(Jehovah)40년 후에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지도자이자 장군이다.

아말렉 전투는 신화적으로 서술되었다. 전투는 여호수아가 지휘하고, 모세는 형 아론과 훌(Hur)과 함께 산 꼭대기로 올라간다. 모세가 팔을 들면 이스라엘이 우세하고, 팔을 내리면 아말렉이 우세했다. 모세가 오랫동안 손을 들고 있는 바람에 피곤해지자 아론과 훌이 양쪽에서 모세의 팔을 들어 올렸다.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팔을 들고 있었더니 여호수아가 아말렉을 무찔렀다고 한다. 신화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코믹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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