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사진으로 보던 아버지, 70년만에 찾았다
빛바랜 사진으로 보던 아버지, 70년만에 찾았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1.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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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노전평 전투서 전사한 반철환 하사 유해, 딸 반경아씨 유전자로 확인

 

반경아(70)씨는 태어난지 4일째 되던 날에 전사한 아버지의 유해를 70년만에 찾았다.

아버지 반철환씨는 19513월 임신한 아내와 딸을 고향에 남겨둔 채 국가를 위해 전쟁터에 나갔다. 반철환씨는 1951824일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에서 벌어진 노전평 전투에서 전사했다. 반씨가 전사하기 4일 전에 아내는 두 번째 딸인 반경아씨를 낳았다.

 

고 하사 반철환님 생전 사진 /국방부
고 하사 반철환님 생전 사진 /국방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의 신원을 고 하사(현 계급 상병) 반철환으로 확인했다. 이는 올해 처음 신원이 확인된 유해로, 200046·25전사자 유해 발굴을 시작한 후 158번째다.

고 반하사의 유해는 전사한지 65년째 되는 2016713일에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발굴되었다. 유해감식단은 전사자 유가족을 탐문하는 방식으로 유해의 신원을 찾았다.

다행스럽게 고인의 딸인 반경아(70)씨가 202012월에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해 유전자 비교 분석을 통해 가족관계를 확인하게 되었다.

 

고인은 1924926일 경북 상주군 이안면 일대에서 4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집안은 대대로 농사일을 이어오던 전형적인 농가였으며, 고 반씨는 지혜롭고 명석해 초등학교에 수학했고 194417살이 되던 해에 배우자를 만나 혼인한 후 슬하에 두 딸을 두었다.

가정의 기쁨도 잠시, 19513월 고인은 아내와 어린 딸들을 남겨 둔 채 국가를 위해 참전했다. 그는 국군 제8사단 16연대에 배속되어 625전쟁에 참전했으며, 1951824일 노전평 전투에서 전사했다.

고인이 전사한 날은 둘째 딸 반경아씨가 태어난 지 4일째 되던 날이다.

반하사의 유해는 65년이 지난 20167월에 허벅지 뼈 일부와 탄피, 수통 등을 포함해 유품 5점이 후배 전우들에 의해 수습되었다. 지난해 노전평 전투 전사자 유해 가운데 19구의 신원이 확인되었다.

 

고 하사 반철환님 유품사진 /국방부
고 하사 반철환님 유품사진 /국방부

 

그의 둘째딸 반경아씨는 아버지 없이 지낸 세월이 너무 힘들었지만, 이제 자랑스런 아버지가 계셨음을 떳떳히 말할 수 있게 된 것이 제일 기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1월 중 '호국의 영웅귀환 행사'를 거행하고,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고 하사 반철환님 현장식별사진 /국방부
고 하사 반철환님 현장식별사진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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