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최초의 집단 반란…고라는 왜 반역했을까
성경 최초의 집단 반란…고라는 왜 반역했을까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1.18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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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 승계권을 둘러싸고 모세와 아론에 저항…집단 주살로 제압

 

구약성경에 이스라엘 후손들 가운데 최초로 반역자의 스토리가 나온다. 바로 민수기 16장에 나오는 고라(Korah)란 인물이다.

고라는 야훼의 선택받는 지파인 레위 지파였다. 레위 지파는 이스라엘 후손 12명 지파 중에서 야훼를 보좌하는 제사장 지파이며, 모세와 아론이 이 지파에 소속되어 있다. 지파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지파의 시조인 레위(Levi)는 게르손(Gershon)과 고핫(Kohath), 므라리(Merari)의 세 아들을 두었다. 고라는 고핫의 증손자다. 나름 지파의 정통성을 가졌다고 할수 있다. 모세와 아론은 레위의 손자이며 고핫의 아들이다. 굳이 따지면 모세와 아론은 고라의 삼촌이다.

 

반란의 이유는 왜 아론이 제사장을 맡느냐는 것이다. 지파의 혈족을 따지면 아론의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은 야훼를 거역하다 죽고, 셋째 엘르아살(Eleazar)이 제사장을 이어받게 되는데, 고라라고 제사장을 이어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민수기에 고라의 지지자가 많았다고 한다. 르우벤 지파의 다단(Dathan)과 아비람(Abiram), (On)도 고라를 지지했고, 그의 무리가 자신을 포함해 250명이나 되었다.

반역의 무리는 모세에게 당신들은 분에 넘치는 일을 하고 있소. 온 회중 각자가 다 거룩하고, 그들 가운데 주님께서 계시는데, 어찌하여 당신들은 주님의 회중 위에 군림하려 하오.”라고 대들었다.

제사장을 둘러싼 권력갈등이 있어난 것이다. 모세가 권력을 쥐락펴락하며 형 아론에게 제사장 자리를 준 것이라고 그들은 믿었다.

 

고라가 제단에 향로를 피우다가 벌을 받고 있다. (시스틴 성당, 1480–82) /위키피디아
고라가 제단에 향로를 피우다가 벌을 받고 있다. (시스틴 성당, 1480–82) /위키피디아

 

성경 해석에 따르면, 모세와 아론은 야훼가 지명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속세의 논리로 말하자면, 모세와 아론 형제가 야훼를 빙자해 종교와 부족의 지도자로 군림한 것이다. 레위파 내부에 종교 제사장 자리를 놓고 권력투쟁이 벌어진 것이다. 중세에 교회권을 둘러싸고 사제들 간에 파벌 싸움이 벌어진 양상과 비슷하다.

 

결론은 모세와 아론이 야훼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정리된다. 성경 설명에 따르면, 야훼가 각자 향로를 들고와 불을 피우게 하고, 그 자리에서 고라와 그의 지지자들을 지옥으로 떨어뜨린다. 땅아 갈라지고 반역자 250명은 산 채로 땅 속에 떨어 진다. 땅이 다시 덮히면서 그들은 생매장되었다.

 

무고한 250명이 죽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수근거렸다. 야훼는 이들의 불만도 못마땅해 했다. 성경에는 모세가 주님에게 나아가 백성들을 살려달라고 간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번에도 속세의 논리를 펼쳐보자. 모세는 그들도 죽여버린다. 무려 14,700명이 전염병에 감염되어 죽었다. 모세가 달려가 구원하고 아론이 속죄의 예식을 베풀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고라와 그의 무리들의 반역은 이렇게 대량살상으로 끝나고 만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라의 자손들은 살아 남는다.(민수기 26:11) 아버지의 죄를 아들에게 전가하지 않은 것이다.

 

고라와 다단, 아비람이 지옥에 떨어지고 있다. (Gustave Doré, 1865) /위키피디아
고라와 다단, 아비람이 지옥에 떨어지고 있다. (Gustave Doré, 1865)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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