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알 신의 사제 발람의 이중적 행동
바알 신의 사제 발람의 이중적 행동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1.21 2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압 왕 발락 앞에선 이스라엘 축복…이스라엘인들에겐 바알 신 유혹

 

구약성서 민수기는 22장에서 24장에 걸쳐 발람(Balaam)과 발락(Balak)에 관한 스토리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발락은 요단강 서쪽의 모압(Moab)의 왕이다. 모세가 이끄는 이스라엘 군사들이 강력하게 버티는 에돔(Edom)을 돌아 호르마(Hormah)를 점령하고 아모리족의 왕 시혼(Sihon), 바산족의 왕 옥(Og)을 무찌르고 요단강 서부 일대를 차지했다. 요단강만 건너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다.

모압 왕 발락은 이스라엘 군이 자기 나라를 쳐들어올 것을 두려워 한다. 그래서 발락은 브올(Beor)이란 곳의 바알(Baal)신을 모시는 제사장 발람을 초대해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게 한다.

바알신은 야훼의 종교에서 보면 이방의 신이고, 유대인들은 야훼 이외의 신을 배척하므로 발람은 유대인들의 적이 된다. 따라서 모압 왕은 바알신의 제사장 발람을 통해 자기 백성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아울러 이스라엘 사람들을 저주하도록 시도한다. 모압의 종족도 바알 신을 믿었다.

종교와 종교의 싸움이 전개된다. 종교적 관점의 승리를 확인시켜 두기 위해 민수기는 발람과 발락에 관한 스토리를 장황하게 서술했다.

 

나귀를 타고 가는 발람과 그 앞에 나타난 천사(Gustav Jaeger, 1836) /위키피디아
나귀를 타고 가는 발람과 그 앞에 나타난 천사(Gustav Jaeger, 1836) /위키피디아

 

발람은 발락의 부름에 응한다. 발람은 나귀를 타고 모압으로 간다. 이때 야훼의 천사가 나타나 나귀의 앞길을 막는다. 발람은 나귀를 세 번이나 지팡이로 때린다.

이때 야훼는 나귀에게 말을 하도록 입을 열어 주었다. 나귀는 발람에게 주인이 하라는 대로 했는데, 저를 세 번이나 때립니까라고 대든다.

나귀가 말을 하는 대목은 많은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이 대목에 관한 숫한 그림이 그려졌다.

그 때 천사가 발람에게 나타난다. 바알 신의 제사장이 야훼의 대리인에게 머리를 숙인다. 야훼가 바알 신에 대해 우위에 있음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발람과 나귀, 그리고 천사(Rembrandt van Rijn, 1626) /위키피디아
발람과 나귀, 그리고 천사(Rembrandt van Rijn, 1626) /위키피디아

 

발람은 발락을 만났다. 발락은 발람에게 이스라엘족을 저주하라고 요청하며 뇌물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때 바알 신의 사제 발람은 뒤돌아 나와 야훼에게 어떤 말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야훼는 발람의 입을 통해 예언을 해주겠다고 한다. 발람은 발락에게 이스라엘 민족을 저주하지 않고, 오히려 축복을 내린다.

발락은 다시 발람에게 이스라엘을 저주하라고 요청한다. 발람은 발락을 바알신의 산당(Bamoth Baal)으로 데려간다.(민수기 22:41) 그것에서도 발람은 이스라엘 민족을 축복한다. 두 번에 이어 세 번째에도 발람은 이스라엘 민족을 축복하자, 발락은 발람을 포기하고 돌아가라고 한다.

 

발람이 발락 앞에서 이스라엘을 축복하고 있다.(1728) /위키피디아
발람이 발락 앞에서 이스라엘을 축복하고 있다.(1728) /위키피디아

 

하지만 발람은 이스라엘 민족을 타락시킨다. 이스라엘 병사들이 모압 사막에서 요단강을 건너기 위해 기다리는 중에 모압의 여인들과 놀아나게 된다. 이스라엘인들은 모압 여인들의 유혹에 따라 바알 신전의 제사에 참여하고 거기서 먹고 바알 신에게 고개를 숙였다.

성경에는 이스라엘인들이 바알 신에게 머리를 숙인 것을 발람의 유혹 탓으로 돌렸다.(민수기 31:16)

 

성경에서 발람은 이중적 인물로 묘사된다. 야훼의 지시에 따라 모압 왕 앞에서 이스라엘 민족에 축복을 내리고, 다른 한편으론 이스라엘에게 바알 신을 믿도록 유혹한다. 야훼는 결국 바알 신을 믿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내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