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에 모세와 미디안(Midian)과의 스토리가 많이 나온다. 모세는 처음에 미디안 제사장의 딸과 결혼하며 좋은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나중에 그들이 이스라엘인들을 이교도로 이끌었다며 쳐죽인다. 미디안 부족에 대해 모세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러면 미디안 부족은 누구일까. 그들은 바알(Baal) 신을 믿은 부족으로 파악된다.

성경에서 설명하는 미디안의 거주지 위치는 이스라엘 남쪽, 아라비아반도 북쪽의 아카바만 연안으로 추정된다. 창세기(25:1~2) 설명에 따르면 아브라함이 후처 그두라(Keturah)에게서 얻은 넷째 아들이 미디안(Midian)이다.

 

 

미디안은 모세의 일대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존재한다.

첫 번째는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히는 이집트 근로감독관을 죽이고 탈출해 간 곳이 미디안이다. 모세는 미디안에서 제사장인 이드로(Jethro)의 딸 십보라(Zipporah)와 결혼해 두 아들을 낳는다.

성경에서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미디안의 제사장이라고만 했을뿐, 이드로의 종교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요셉이 이집트 여인과 결혼한 점을 감안하면 모세도 이방의 신자와 결혼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후에 모세가 미디안과 결별하고 적이 되는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모세는 미디안에서 장인의 양떼를 치면서 생활하다가 야훼를 만나 계시를 받고 다시 이집트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해 다시 미디안으로 간다. 미디안에서 그는 장인과 아내, 두 아들을 만난다. 이때 장인 이드로는 모세에게 재판관을 임명하라며 이스라엘 백성을 다스릴 규율을 전수하게 된다.

 

모세가 미디안과 결별하는 것은 두 군데서 파악된다.

첫째는 모세가 구스 여인과 결혼한 것이다.(민수기 12:1) 구스 여인은 에티오피아 여성으로 이해되는데, 그전에 아내 십보라가 죽었다는 기록이 성서에 없다. 십보라가 죽었거나 모세가 십보라와 헤어졌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어떤 경우든 모세와 미디안과의 관계가 멀어진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둘째는 모세가 이스라엘족을 이끌고 가나안으로 가려 할 제, 장인 호밥(Hobab)에게 함께 가자고 하는데 호밥이 거절한다.(민수기 10:29~31) 여기서 장인의 이름이 바뀐다. 장인의 이름은 앞서 이드로였는데, 여기서 호밥이라고 나온다. 아마 성경 작가들이 여러 전승 스토리를 합치는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졌을 것이다. 장인은 “나는 가지 못하네. 나는 내 고향, 내 친척에게고 가야 하네”라고 말하며 따라가지 않았다.

이 두 대목에서 모세와 미디안은 완전결별하게 된다.

 

 

마침내 모세는 군대를 지휘해 미디안을 학살한다. 이 대학살극을 짓도록 한 이유는 미디안 부족장의 딸 고스비(Cozbi)가 시므온 지파 지도자의 아들 시므리(Zimri)를 유혹했다는 것이다. 이 죄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전염병에 걸려 4천명이 죽는다. 아론의 아들이자 제사장을 이어받은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Phinehas)가 미디안의 여자와 이스라엘 남자를 창으로 찔러 그 자리에서 죽인다.

 

 

모세는 요단강 서편 모압과 전투를 벌이기 직전에 미디안 부족을 대량학살한다. 성경은 그 장면을 생생하게 서술했다. 이스라엘 군대는 미디안을 쳐서 남자를 모두 죽였다. 미디안의 다섯 왕도 죽였고, 바알 신의 제사장 발람(Baalam)도 죽였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미디안 여인들과 그 아이들을 사로잡고 짐승과 가축 재산을 모두 약탈했다. 그리고 미디안들이 살던 성읍과 촌락을 다 불질렀다. 그것도 모자라 남자 아이는 다 죽이고 , 붙잡아온 여인 중에서 이스라엘 자손을 유혹한 여인들은 골라내 따로 죽였다.

 

모세는 어려웠을 때 도와준 미디안 부족에 완전히 등을 돌린다. 앞서도 모세는 자신을 키워준 이집트 파라오에 등을 돌렸다. 이집트는 모세의 배신을 보복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횄지만, 미디안은 그렇지 못했다.